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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형인 Dec 08. 2023

취미는 곧 동기부여다, 단순한 놀잇감으로 여기지 말라.

삶의 지혜 - 10

이번에는 동기부여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전이 인간관계에 대한 고찰이었다면 동기부여가 내가 먹고 살아가는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 시간에 한번 말해보고 싶었습니다.


내가 첫 회사에 입사해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 당시 내 월급은 적당히 검소하게 살면 월세를 내면서 먹고살 수 있을 정도의 나쁘지 않은 액수였습니다. 돈은 막 100만 원 이런 식으로 못 모으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금액. 20만 원만 적금을 매달 들어도 1억을 저축할 수 있는 시간만 더 늦춰질 뿐 그럭저럭 놀러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고 먹고 싶은 것을 먹으면서 현생을 즐길 수 있었어요.


하지만 잘못됨을 느끼기 시작한 시점이 있었습니다. 내가 일을 끝내고 퇴근하면 정시 퇴근할 경우 집에 7시에 도착, 야근을 하면 밤 10시에 도착하기도 합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내가 하는 것은 뭐일까? 직장 초창기에는 퇴근 후 집에 들어오면 먹는 것, 핸드폰을 보면서 노는 것(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랬나 싶다), 바로 이불 깔고 누워서 진탕 잠자는 것 3가지가 다였습니다. 


상사에게 시달리고 회사 일에 시달리면 아무리 부지런한 사람도 풀이 시들듯 시들기 쉬운 법.

나는 그렇게 집에 돌아오면 바로 눕고 등 따습게 먹고 자면서 시들어가고 있었죠.


여기에서 생기는 문제점은 따로 있습니다. 이런 생활이 지속되면 현실에 안주하기 쉽다는 점도 있고 배 따습고 등도 누우니 엄청 따스운데 마음만은 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돌아와서 내가 고생한 만큼 쉬는데 왜 마음이 불편하다는 거야?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진짜 일어납니다.


그 불안감은 본인이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마주하기 싫고 그냥 일이 힘들어서 그런 것뿐이다라고 치부를 하고 싶었죠. 나는 이렇게 엻심히 살았는데, 상사한테도 잘 버티고 그냥 막 울고 불고 화내고 그러고 싶을 때도 다 잘 참고 살았는데.. 이제 와서 왜? 왜 불안하다는 거지? 이 멍청한 놈아! 화가 탁 치밀 수 있고 그냥 내가 여기까지인 건가 싶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람은 사회적인 존재이고, 경쟁을 하는 경쟁심이 풍부하며 동기부여가 매우 필요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 본인은 만족한다고 말을 해도 이미 본인은 만족을 못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보면 내가 살아오면서 아무도 나에게 경쟁을 하고 싸우는 법은 가르쳐줬지만, 쉬어야 할 때 잘 쉬는 방법, 조금은 더 즐겁고 나은 길로 나아가는 방법은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저에게 공부를 해서 지식을 많이 쌓고, 암기를 잘해서 조금 더 똑똑한 머리를 갖도록 했지 내가 뭘 좋아하고 무슨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나 자신에게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내버려 둔 거죠. 

의외로 살아가면서 사람은 머리로만 살 수 없다는 사실을 많이 느낍니다.

저보다 더 똑똑한 사람이 천지에 널려있고 제가 못 하는 분야는 다른 사람이 이미 잘하고 있는 경우가 있죠. 그런데 무작정 이기려고 들다 보면 금세 자신만 녹초가 되어 떨어져 나가는 걸 보게 됩니다.

여기서 나는 나중에 어떻게 되는 걸까? 내가 늙어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면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 건가?라는 불안감이 엄습해 오면 진짜 미치쵸. 이도 저도 안되고.


노력하는 사람은 재능 있는 사람을 이긴다. 재능 있는 사람이 노력을 하게 되면 이기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노력하고 재능도 있는 사람들은 즐기는 사람들을 절대 못 이긴다.


재능 있는 사람이 즐길 줄 알면 세상이 난리가 난다.

나는 위와 같이 생각합니다. 실제로 즐기는 사람들은 그저 좋아서 즐기고 있고 진짜 롱런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단순함도 있기에 더 큰일을 하는것 같습니다. 살면서 많은 변수가 있고 좌절도 많이 겪기 때문에 첫출발 보단 헤쳐나가는 과정이 많이 두드러집니다. 즐기는 사람은 아무리 많은 시련이 있어도 좋아하는 것을 놓지 않을 경우가 더 큽니다.


그래서 취미는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존재이고 원동력이 됩니다. 심심하니까 심심함을 해결하는 활동도 취미가 될 수 있겠지만, 어쩌면 취미는 그것보다 조금 더 깊은 영역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일본에 여행을 가고 싶은데 일본에 가서 일본어로 한번 말을 해보고 싶고 물건도 주문하고 싶어!라고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면 일본어를 공부를 시작할 경우가 거의 70%입니다.

그렇게 되면 일본어를 한번 여행 갈 때마다 써먹어보고 그게 재미있고 나에게 성장하는 느낌을 준다면 그게 취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해외에 가서 외국어를 써먹어 보는 쾌감은 말로 설명 못합니다.

나중에 다른 친구들 앞에서도 조금은 나 괜찮은 사람이랴라고 말할 수 있겠죠!


저는 첫 직장에 입사 후 1년 되는 날에 한번 제가 그동안 못 키워본 동물들을 키우고 싶었습니다. 사실 부모님 댁에서 얹혀살다 보면 제가 하는 일과 취미도 결국 부모님의 뜻대로 반영되기 쉬우니까요. 한국은 유독 같은 지붕 아래에서 살면 부모님이 자녀에게 개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정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동물을 키워도 가족이 동물을 그렇게 애정 있게 바라보는 가정이 아니어서 1년을 넘기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첫 독립 후 반려동물을 한번 키워보자 결심을 하고 제가 책임질 수 있는 능력 안에서 반려동물 종류를 알아봤습니다.


그러다 찾게 된 게 콘 스네이크라는 뱀이었습니다. 사실 저도 어떻게 뱀을 키울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2달간의 긴 조사와 사전 공부를 마치고 뱀을 키워보기로 결정을 했었습니다. 처음으로 뱀이 우리 집으로 왔을 때 조그만 푸딩컵에 담겨 왔는데 그걸 열어보고 너무 무서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지금은 그냥 덥석 덥석 만지고 몸에 더러운 게 묻으면 세면대에 따뜻한 물을 받아놓고 살살 목욕시키면서 빨래하듯 슥슥 문질러서 오물을 지웁니다 ^^ 파충류 식구들이 좀 많아지면서 오히려 분양을 하고 소소히 즐기게 되었습니다.


디자인도 제 전공이 아니었지만 한번 해보겠다는 마음과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의지가 저를 디자인 프리랜서로 이끌었고 이렇게 취미가 동기부여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취미를 가져보고 싶으시면 한번 동기부여를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뭐든 "이걸 한번 해보고싶다!" 라는 작은 동기도 부여가 되면 취미로 이어집니다.

취미도 성과를 이루면서 자신이 뿌듯해하기도 하고, 실패를 해도 좋아하는 취미기에 덜 아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취미는 곧 동기부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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