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 11
팩트 체크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나요? 정보가 올바른 정보인지 가짜 뉴스에 불과한지 분간하기 위한 수단을 보통 팩트 체크라고 말합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시대에는 팩트 체크가 중요하다는 글이나 유튜브 영상이 많이 보이지요.
내가 나 자신에게 물어보는 질문 들 중 하나입니다.
제가 20대에 대학교를 들어가면서 대학생활 하는 동안 팩트 체크하는 법을 많이 배웠습니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녔고, 미국은 팩트 체크가 중요한 국가입니다. 교육 쪽에서는 팩트가 생명입니다. 이건 어느 나라나 교육 및 학술 쪽으로는 팩트 체크가 중요합니다.
다만 다른 분야에서는 팩트 체크보다 흘리고 날리는 글이 더 열광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대학교에서 회사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스킬들은 배우지 못했지만, 팩트 체크 하나 만은 인공지능이 반복 작업 하는 것보다 더 잘할 자신이 있습니다.
대학교에서 얻을 수 있는 쓸모 있는 배움이 있다면, 수업 시간에 따박 따박 시간 맞춰 약속을 지키는 근면성, 안 좋은 말이 나오는 과제도 수행해내는 인내심, 마지막으로 논문을 통과하고 졸업을 따낼 수 있는 사실확인과 검증의 단계인 팩트 체크입니다. 졸업 논문을 다른 사람의 글을 가져와 베껴서 졸업한다면 그건 가장 큰 문제일 것 같습니다.
이런 팩트 체크가 제가 30대에 접어들면서 단순히 교육 분야에서 신빙성을 체크하는 것 그 이상이 될 줄 몰랐습니다.
아 하면 어 하고, 어 하면 아하라고 알아듣는 세상
사회생활은 의외로 복잡했습니다. 30대가 되니 쉬운 일 하나도 없고 인간관계는 더 복잡해져만 갑니다. 사람들도 참 다양한 사람들이 많구나를 느끼게 됨으로 좀 무뎌지는 시기가 오기도 합니다.
여기서 제가 배운 팩트 체크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꼭 어떤 사람이 이렇다 카드라 말이 나오기도 하고, 듣기 원치 않아도 붙잡혀서 제삼자에 대한 이야기나 질문을 듣기도 합니다. 어떤 친구들은 꼭 저를 붙잡고 이렇게 물어봅니다.
전 이런 친구들을 아브라카다브라라고 부릅니다. 쉼 없이 마법주문을 외려고 인간힘을 쓰는 친구니까요.
무언가를 꼭 벌이는데 야망이 크네요. 저는 굳이 만들고 싶지 않은데 말입니다.
너 그거 알아? ㅇㅇ이가 어디 어디 갔데, 그래서 이렇게 살고 있다는데!! ㅋㅋ
내가 누구랑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헷갈리기 시작하는 순간입니다. 나는 분명히 B 씨랑 대화하고 있는데 마치 이 자리에 없는 C 씨랑 대화하듯이 C 씨에 대한 정보를 듣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어 그래? ㅇㅇ이가 그렇게 살고 있네!"라고 대답하는 순간 당신은 팩트 체크의 아주 큰 함정에 빠지는 겁니다. 이 말을 다른 사람이 듣는 순간 제가 동의했다고 어디로 퍼 나를지 모르는 쫄깃한 순간입니다.
하이에나 같은 사람이 많은 세상 속에서 당신은 미어캣처럼 주변을 살피는 셈입니다.
이런 스릴은 순수한 재미가 있는 스릴이 아닌, 불쾌함이 가득한 긴장감으로 팽배합니다.
이게 소문이 와전되면 일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더 커지는데, 소화기 역할을 하는 게 팩트 체크입니다.
눈덩이는 산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빨리 깨부숴야죠!
제가 하도 듣기 싫고 원치 않아 자리를 피해도, B 씨랑 마주칠 수밖에 없는 자리에서 듣게 되는 C 씨의 이야기, 이건 팩트를 모르기에 뇌피셜에 가깝겠지요. 일단, 그 뇌피셜을 자꾸 듣다 보니 제가 한 가지를 행동에 옮겼습니다.
C 씨에게 연락해서 약속을 잡았습니다. 양해를 구하고, C 씨를 만나서 커피를 마시며 만남을 가졌습니다. 상황을 정중히 설명을 하고 내가 이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윈치 않음에도 자꾸 들으니 팩트 체크가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를 했습니다. 그렇게 C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소문이 와전되고 와전되어 소설이 한 권 써졌더라고요.
제가 들은 이야기는 1권의 현실 막장 판타지 장르의 소설이었습니다.
그리고 C 씨는 알려줘서 고맙다고 본인은 전혀 몰랐던 상황이라고 저에게 재차 감사를 표했습니다.
저도 누군가가 나에 대해 이런 소설을 판매하고 다닌다면 달갑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C 씨는 덕분에 한 사람을 걸러내는 이점을 얻었고, 저는 더 이상 귀찮은 일에 말리지 않을 카드 1장을 얻었습니다. 다음날 B 씨는 씩씩대면서도 저에게 화를 못 내고 입 꾹 다물며 더 이상 엮이지 않았습니다.
빌런 탐지기, 팩트 체크가 비단 인간관계에서만 중요할까요?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올바르게 알고, 이해하는 데에도 팩트 체크가 중요합니다. 인공지능의 시대가 시작되면서 우리 인간들은 어느 정도 아는 척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는 척은 나쁘지 않습니다. 진짜 모르는데 잘못된 정보를 아는 척해서 잘못된 정보를 퍼트린 후 그걸로 인해 본인이 망신을 당하게 되면 그게 제일 최악입니다.
팩트 체크는 본인이 필터링을 할 때 사용되기도 하지만, 저는 그건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암만 본인이 완벽해봤자 완벽할 수 없어요. 그건 너무 본인을 힘들게 하는 팩트 체크입니다.
저는 스스로가 배움을 얻고, 잘못은 되돌아보는 자아 성찰의 팩트 체크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잘못된 정보는 본인에게 유익하지 않습니다. 어떠한 방식으로 꼭 혼란을 야기합니다.
내가 어떤 것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습득하고 배움을 얻는 게 정보인데, 질적인 정보를 얻는 게 도움이 더 되겠죠. 이런 질적과 정성의 정보를 선별하는 것도 팩트 체크입니다. AI가 잘하는 게 많은 세상 속에서 우리가 팩트 체크는 인공지능보다 더 잘해야 합니다. 저는 이걸 메타 인지라고 부릅니다. 메타인지라는 단어를 설명한다면 바로 이 상황이 아닐까 싶어요.
단순히 잘하는 것을 넘어 인류가 생존하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 사실 관계를 잘 파악하는 능력, 팩트 체크입니다. 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몸은 편하지만, 머리는 참 쉼 없이 복잡하고 행복감을 느끼기 어려운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