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 13
이번에는 억압에 대한 주제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한국 부모님들이 감정은 억압해야 선인처럼 고상하게 살 수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부모님은 감정을 안 드러내는 사람이었죠. 그런데 요즘 모순을 많이 발견합니다. 사소한 것에 펑펑 터지고 조금만 수틀리면 얘 이상하다 험담을 하며,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걸 보고 의아했습니다.
이건 단지 기성시대 부모뿐의
문제가 아닙니다.
30대 제 또래들도 겉으론
선비 같은 사람이 오히려 악동인 경우
꽤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제가 20대 때 감정에 대한 고찰을 했었습니다. 나이에 비해 이른 고민이었지만, 저에겐 감정을 숨기는 건 제 목숨이 끊어질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미국에서 살면서 미국인 어머니 아버지를 만났습니다. 제 정서적인 부모님들이에요.
그분이 저를 보고 말하기를,
감정은 숨기지 않아도 된다. 단, 무례하게 행동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끼치지만 본인에게 미안할 행동을 하는 거다. 너 자신을 아끼거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은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감정은 기체와 같아서 억압하면 터지고 뒤틀린다는 것을요. 감정은 승화시키는 기체이며 우리가 숨 쉬게 하는 산소입니다.
감정을 숨기는 사람들을 살면서 더 많이 만났습니다. 직장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존재합니다. 그 뒤틀리은 처음에는 알기 어렵지만 쌓이다 터집니다.
저도 처음에는 터지는 감정을 다루기 어려웠어요.
싫으면 싫다고 표현하고, 좋으면 왜 좋은지 세밀하게 표현해야 한다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싫다고 표현하면 사람이 떠날 거라 두려움이 많았지만, 제가 표현을 안 해도 알아서 사람들이 떠납니다. 떠날 사람들이라 떠나는 겁니다.
오히려 제가 싫을 때에는 NO! 이건 하지 말아 줘. 다만 네가 하고 싶으면 강요 안 할게. 네가 하는 걸 나는 구경할게! 이렇게 존중과 함께 거절을 하면 나에게 찰떡인 사람들만 주위에 모입니다.
감정은 에너지입니다.
감정을 컨트롤하고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선 감정을 표현해야 합니다. 단, 상대방을 무례하게 창피 주거나 침 뱉지 않으면 됩니다.
그래서 30대의 저는 감정을 지혜롭게 표현하기 위해 언어를 공부합니다. 그리고 전 제 감정을 사랑합니다.
두려울 땐 본인의 감정을 소중히 하라고 꼭 안아주고 싶습니다. 제 미국 부모님이 절 안아준 것처럼요.
이게 제가 배운 사실입니다. 감정을 억압하는 선비들이 오히려 노비보다 못하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