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으로 연명하다 약발 떨어지면 죽는 사람들
세상이 원래 좀 그렇다. 다 편하고 그러면 그게 사는 거가. 뭐 힘들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고 그런 거지 뭐. 그렇잖아 원래가.
고기는 질기고 소주는 쓰지만, 인생은 그마저도 달달하게 느껴질 만큼 쓰디쓰다.(110쪽)
인생의 종착역은.... 밤새 고통스러운 기침을 하고, 맛이 고약한 소다를 한 숟가락씩 퍼먹으며 배에 구멍을 뚫어 고무호스로 오줌을 빼내는? 그래서 녹용이 빠져버린 한약처럼 쓰디쓰기만 한?(195쪽)
얘야, 잊지 마라. 사는 건 누구나 다 매한가지란다. 그러니 딱히 억울해할 일도 없고 유난 떨 일도 없단다.
우리가 서 있는 발밑엔 언제나 슬픔의 강이 흐르고,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든 결국 우리가 도착할 곳이 어디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182쪽)
고귀하게 태어난 자여. 이제 죽음의 시간이구나! 비로소 육신을 벗어던진 영혼은 바람처럼 가볍게 하늘을 날아다닌다. 무엇이든 생전 마음에 와닿는 일 드물었으나 마침내 자유로운 영혼은 활짝 열린 하늘처럼 모든 것을 품어 안는다.「봄, 사자의 서」
봄볕이 내리비치는 공원은 생명의 조화로 가득 차 있지만 새들은 결코 그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다.(10쪽)
절망과 관능이 뒤섞인, 찬연한 봄날이다.(11쪽)
꽃은 아름다웠고 아름다워서 슬프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2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