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에서 본 1인 가구의 주거난
서서 여섯 걸음이면 되고, 누워서도 방문 걸쇠를 벗길 수 있을 정도로 좁고 낮고 더러운 방은 감옥과도 같다. (중략) 여섯 걸음 정도밖에 안 되는 크기의 조막만 한 쪽방이었는데… 천장은 또 어찌나 낮은지 키가 조금이라도 큰 사람이 여기 들어오면 기분이 영 찝찝하고 머리가 천장에 부딪힐까 봐 전전긍긍할 것만 같았다….
방이 어쩜 이렇게 고약하니, 로자. 꼭 관 같구나. (중략) 네가 이렇게 우울증 환자처럼 된 것도 절반은 이 방 때문이라는 확신이 든다. (중략) 그 애 방은 정말 갑갑해서 죽을 것 같더라.
낮은 천장이라든가 비좁은 방은 마음이나 머리를 짓눌러버리게 마련이오.
『죄와 벌, 도스토옙스키』 민음사, 청림출판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