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살의 편입 준비 마지막 이야기 (1/2)

쌀톨만큼의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는 핑계

by 혠나날



33살이었던 나의 (재작년) 편입 준비는 2보 전진과 1보 후퇴의 연속이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새롭게 첫 시작부터 다시 준비하는 나의 이야기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으리란 기대를 품고 시작한 글도 몇 회 쓰지 못했다.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기에 나는 나에게조차 힘이 되어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1년이란 시간을 내리 영어공부에만 매진했던 것은 아니었다.

내일이 시험인데 재미도 없는 유튜브를 붙잡고 고통받던 예전처럼 다시 학생이 된 나는 여전히 그런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어느 날은 내년에 있을 결혼식 준비에 몰두해 온갖 SNS를 뒤지며 예약을 하기도 하고,

또 어느 날은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그러다 위기감이 찾아오면 다시 처음 시작하는 사람처럼 퇴보된 영어 실력을 끙끙대며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또 좀 동력이 붙어 날아오르려는 비행기는 자꾸만 출렁이며 오르내리기를 반복했다.


때때로 공부조차 제대로 안 하고 있는 내가,

그리고 주기적으로 안하던 공부를 따라잡느라고 바쁜 내가

나의 현재를 글로 쓸 쌀톨만큼의 여유도 없었다는 핑계를 대본다.


그때의 나는 그저 나를 변명하고 포장하기에 바빴다.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도전을 한다고 했지만

나는 그냥 어서 빨리 나의 선택을 증명해내고만 싶었다.

그렇지만 시험은 몇 개월이나 남아있었다.

그때의 나는 그래서 말이 없어지거나, 때때로는 말만 많아지곤 했다.







시간이 흘러 첫 편입시험을 보고, 꽤나 잘 보았다는 예감이 들었다.

이 학교는 내가 원하는 학과가 없어 갈 이유가 없었지만 바로 다음 날 있을 시험의 페이스 조절을 위해 응시했던 학교였다.

그리고 그다음 날은 내가 정말 가기를 원했던 학과의 시험을 보았다.


1차 발표가 나던 날,

첫 편입시험을 본 대학은 합격을 했고,

내가 정말 가기를 원했던 학교는 탈락하고 말았다.

성적이 나쁜 편이 아니었기에 적어도 1차는 무난하게 붙으리라 예상했었던 기대가 산산조각 났다.

하다 보니 욕심이 나 더 높은 대학에 가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었기에 실망감이 몰려왔다.


그때 나는 내가 가고자 하는 두 번째이자 나의 마지막 기회였던 대학교의 시험을 앞두고 있었다.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


편입을 시작한 첫 마음을 떠올렸다.

그 어떤 대학도 좋으니,

지역이 바뀌어도 좋으니

일단 ’특수교육학과‘에 입학해 교사가 되고 싶다고 도전했던 나의 초심을.

이 대학도 떨어지면 이젠 갈 곳은 없었다.

그러니 집중해야 했다.

원래의 간절한 마음이 피어나자 아쉬움을 누를 수 있었다.

그렇게 2번째 특수교육학과의 시험을 보러 갔다.

그건 나의 1년간의 편입 도전에서의 마지막 기회였다.



(이어서 계속)




+) 덧

보통 말하는 인서울 학교에서 특수교육학과는 이화여대/단국대/가톨릭대밖에 없습니다.

(물론 정확히 지리적으로 말하면 이화여대밖에 없는 것이겠지만요.)

2025년 편입시험에서는 가톨릭대는 TO가 나지 않았고,

E 대학은 1명, D 대학은 5명의 TO가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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