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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rondelle Apr 16. 2020

1. 무기력증과 히비스커스

MY  DRINK  DIARY

Hibiscus  tea






유독 '히비스커스'에 빠졌던 이유를 생각해 보니 나의 무기력증이 원인이었다.     


유난히 기복이 심하고 무기력증에 자주 빠지던 하루하루가 너무 싫어 일부러라도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걷다 보면 뭐 하는 건가 싶어 걷는 것조차 멈추고 멍하니 서 있곤 했다.

 걷다 멈추다를 반복하면서 다리가 아파질 때쯤 목도 축일 겸 카페에 들어갔다. 


제일 싼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좋겠지만 카페인 분해가 되지 않아 조금 더 비싼 메뉴를 시켜야 했다. 

그 돈 조차 아깝다고 생각하면서 메뉴를 물끄러미 보다가 ‘히비스커스’라는 이름에 닿게 되었다. 

이름의 울림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주문한 히비스커스 청으로 만든 에이드를 갖고 자리에 앉아 한 모금 마셨다.


한 모금 머금은 히비스커스는 찌르는 듯한 산미가 아닌 은은하면서도 자기주장이 있는 그런 맛이었다. 

마치 방전된 배터리가 충전되면서 전기를 끌어당기듯이 쭉쭉 들이켰다. 

마지막 남은 한 모금이 아까워 조금씩 홀짝였다. 


기분 좋은 바람을 맞으며 히비스커스를 마시고 있는 순간이 산뜻하고, 가라앉았던 감정과 기분이 씻겨진 듯 그저 좋았다.     


그 이후로 무언가에 홀린 듯 나만의 유행이 되어 하루 한 잔 이상 마시는 날들이 이어졌다.


따뜻한 차로, 차가운 음료로, 상큼 달달한 청으로 다양하게 마셨다.     


축 쳐질 때, 우울할 때, 한 잔 마시고 나면 개운해지고, 다시 일어설 힘을 얻어 또 한 걸음을 내딛는다.          





+인스타 연재분을 수정, 보완 작업하여 업로드합니다.

+인스타: @hirondelle_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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