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데자뷔

by 유하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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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단이 아니다.

아픈 날이다.





2.

와장창!!!!


유리가 산산조각이 났다.





"너네 괜찮니?!!!!!!"


나는 다급하게 아이들을 향해 소리쳤다.



"네!"


"네!"


"네!"


"근데 선생님 괜찮으세요?!!!!!!"



난 괜찮았다.

천장 가까이 있던 시계가 내 등을 타고 내려와

바닥에서 깨졌다.

칠판을 위아래로 조절하다가 칠판 위에 시계가 떨어지며

이 사달이 났다.



다치지 않았으면 된다.

아무도 다치지 않았으니 괜찮다.


이까짓 시계쯤이야.





7년 전 4월 16일 세월호 배 안에서도

이런 대화가 오갔을까.



나는 그 배에 타지도 않았는데

데자뷔를 느낀다.


우리는 해피엔딩이었지만

그들은....






3.


해마다 이쯤이면

묵직한 책임감을 느낀다.


나는 그때도 교사였고

지금도 교사다.


학교는 여전히 그때처럼 침몰하고 있는 듯하고,

어른들은 그때보다 더 무능력한 듯하며,

학생들은 그때보다 더 신음하는 듯하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남은 자로서.

다음 세대를 키워내는 기성세대로서.





세월호 얘기 좀 그만 우려먹었으면 좋겠다는

집안 어른들의 짜증을 접할 때면

나는 말 대신

땅끝까지 한숨이 나온다.

당신을 설득할 에너지와 능력까지는 없다 해도

스스로가 설득되는 삶을 살아야 할 터인데.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남은 자로서.

다음 세대를 키워내는 기성세대로서.



이 질문에 진지하게 대답하고자

나는 오늘도 학교를 떠나고 싶고

나는 오늘도 학교에 남아야겠다 싶다.




엄마를 보내보니 기일이 특별하지 않더라.


매일이 기일이더라.


매일 자녀와 함께 숨 쉬고 있을 부모님을 위해

조용히 두 손을 모은다.







봉투안에 산산조각난 유리를 담았다. 너만 깨진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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