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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하나 Jun 17. 2021

새로운 취미 II - 그림그리기

1.


학교 미술 수행평가 이후에

그림을 취미로 그려본 기억은 없다.



그런데 요즘

열렬한 fan이 생겨서

날마다 그림을 그린다.



"엄마!

바다 그려바.

상어도 그려바바.

아빠상어!


그리고 고래도 그려. 크~게.

물고기도 그려.

그리고 파도가 막 치고 있어!

이케! 이케!

(손으로 물결 표시를 하며)"




이 아이는 내가 그림을 못 그리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다섯 살 아이에게

엄마는 전능 자니까.


엄청난 기대감을 안고

백지와 내 손을 바라보는 아이 앞에서


나는 구리디 구린 그림을 그리고 있을지언정

모네이자

피카소이자

미켈란젤로가 된다.









2.

해적선을 그려달라고 하고

그걸 잘라서 논다.


레이싱카를 그리기도 했다.


나의 유일한 소중한 고갱~~님의 주문으로

백 프로 리얼 수공예 핸드메이드 장난감을

만들게 될 줄이야.

 

그러고 보면

손바닥만 한 크기에 2만 얼마라는 사악한 가격을 자랑하는 브랜드 장난감은

아이의 삶에 없어도 좋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해적선
레이싱카




3.

아이 핑계로

밥벌이나 집안일과 상관없는

딴짓을 하는 재미가 쏠쏠해서

이런 책을 빌려봤다.


갑내지 않고 그림그리는 법- 이연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 이연


근데, 책 안에 실제 그림은

열 손가락 안으로 나오는 게 함정.


그림을 잘 그리는 요령이 문제가 아니라

'겁내지 않고'가 방점이란다.


겁내지 않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내가 겪은 바에 의하면
멋진 일은 대개 두려움을 동반한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만큼
그 여정은 험난하다.

그럴 때는 이 사실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내가 지금 굉장히 멋진 일을 하고 있구나




p.s.

나에게 멋진 딴짓의 길을 열어준 사랑하는 준이에게 무한 감사를 보낸다.


https://brunch.co.kr/@hisilver2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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