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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하나 Aug 24. 2021

3일째. 수면 (0823)

오늘의 나를 안아주세요 ㅡ 날마다 욕구 명상


오늘 하루는
내 인생에서 '잠'은 얼마나 중요한지 머물러보세요."

p28, <오늘의 나를 안아주세요>







1.



욕구 명상 메모


욕구 명상을 하고

새로운 것을 알았다!


내가 잠을 아주 잘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삶 속에서 잠을 잘 조절할 수 있는 것 같다.



알아채고 나니

뿌듯하고,

안심되고,

기쁘다.



(나는 정말

별 이유 없이 아무리 애를 써도 쉽게 잠이 들지 못하고, 깊이 자지 못하고, 수면제를 복용해도 개운하지 못한 사람많이 알고 있다.


그런 걸 보면,

내가 잠을 이렇게나 잘 누리고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황송한 선물'이다.)







2. 잠을 잘 누리고 있다는

증거 1- " 불면증이 뭐예요?"


몇 년 전, 어디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잠은 잘 자냐고 했다.


나는 갑자기 물으니 잘 모르겠어서,

생각 좀 해보다가.


"음.... 잘 안 오는 것 같기도 하고..

바로 안 드는 것 같은데요?..."


"아.. 그러세요.

흠... 잠드는데 보통 얼마나 걸려요?"



"음.....

많이 걸리면 10분?"



"아. 그건 불면증이 아닙니다"



"아... 아...." 







증거 2-  어디 가서 든 잘잔다.

(20대를 떠올려보)


공항 바닥.


처음 여행 간 곳 아무 숙소.


엄청 큰 강당에서 수십 명과도 바로 잠.


제3세계. 지저분한 곳.





다.... 잘 잤던 것 같다.




비결은?


그냥 나한테 이렇게 말하는 거다.




"너 말이야.

지금 잔말 말고 자는 게 좋을걸.

지금 못 자면 내일 dog 고생할 테니"



그럼 나는 깨갱~하며

바로 잠이 들었다.

 

(정말 폭력적이었군..)






증거 3- 할 일이 있으면 새벽에 일어나서 한다.



이게 쉽다.


아무래도 타고나기를


필요한 수면 양이 많지 않고,


타고나기를 아침형 인간으로 태어난 것 같다.




고등학교 때 내가 공부를 잘했던 비결은,

초초 초초 새벽형 인간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고등학교 때 어쩌다 보니 (할게 많으니까)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엄마가 깨우지도 않았는데!)

일단 집에서 2시간 풀로 초집중해서 공부하고

8시까지 등교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미쳤다......ㄷㄷㄷ


밤 10시까지 야자도 하고 왔는데......ㄷㄷㄷ


10시 이후에 대치동 학원도 갔는데.....ㄷㄷㄷ


우리 엄마는 뭔 복?

(엄마 미안  내가 좀 까다롭고 어려운 딸이긴했지)


자다가 일어나 보니 애가 새벽에 일어나 공부를 하고 있네?





애엄마가 된 지금은

지금은 일단 애를 재우고

11시쯤 다시 일어나서

하고 싶은 걸 한다.



또는....

10시부터 3시까지 딥슬립하고,

벽 3시에 일어나서

학교일을 하다가 다시 자는 것도 쉽다.

(이때도

너무 쉬우니까 계속 계속하다가

병이 날 수 있음 주의)




지난 3월에는 몸 상하는지 모르고

복직했는데 새벽 2-3시까지 신나게 놀다가

'자발적 대상포진' 걸리고 난리길래

(놀다가 대상포진 걸린 건 어디 가서 말하기도 민망)


요즘은 각성하고

침실로 가는 시간을 정했다.



밤 12시!


강제 취침이다!


불혹의 신데렐라 좀 되보자잉~

(현재 25분 남았다)





증거 4- 더 깊이 자는 맛! 과 방법! 을 알게 되었다.


1년 전부터 카페인을 완전을 끊고 싶었고,

지금은 거의 끊었다.


건강상의 이유로 끊었지만

우연히 새로운 것을 얻게 되었다!


너무 깊이 자져!!!!

너무 좋아!!!!!!!

아침에 개운해!

 안 꿔!

와~ 이렇게 상쾌한 세상이 있나?




몇 번이나 실험을 해봤는데

(내 취미: 생체실험)

카페인을 안 먹은 날만! 그렇다.

(조금 먹어도 안 먹은 날이랑

수면의 질이 정말 다름.. 차원이 다름!)


그래서 요즘엔 '숙면'을 즐기고 있다.


여행 가서나,

친구랑 밤에 놀고 싶을 때는

커피를 마신다.


이렇게~저렇게~

조절할 수 있는 내가 마음에 든다.


성취감, 효능감도 느낀다.(이게 뭐라고 ㅎㅎ)










3.

여기까지는 '오예~ 좋아~~~~" 였는데,

갑자기..


나한테 미안하다.


   

잠이 나한테 너무 잘 대해주니..

내가 잠을 막 대한다.


한마디로 '쉬운 남자'


두 마디로 '착한 남자'





재미를 위해 잠을 자주 희생하곤 한다.

(지금도..)


성취를 위해 잠을 아주 많이 희생했다.

(학창 시절 내내)





요즘도 지치고 있는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재밌고,

그저 신난다면 잠을 안 잔다.



현모양처를 두고

술판이 재밌어서 집에 들어오지 않는

철없는 남편 같다.

(20대 자기 주량이 여전한 줄 알고

부어라~마셔라~)


'무엇을 하고자 하는 에너지'와

'내가 가진 체력'은

인생 동안

불균형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갑자기 마음이 불편하다.


일생 내내 계속 그랬다면

뭔가가 있는 거다.


내가 삶을 사는 패턴이 늘 이렇다면

문제가 있는 거다.




나는 그만큼...

뭔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한 걸까?



아니면...

아드레날린 중독자일까?

일중독인가?

재미중독인가?



아니면....

나를 스스로 몰아치는데 너무 익숙해져 있나?



아니면...



나는

바깥에서 오는 인정에 중독되거나

외부의 판단과 평가에 조련되어

촉이 외부를 향하나? 



모르겠다.



날 것의 나를 '제대로' 보려는 시도는 


언제나  불편하다.






4. 성숙으로 가는 길 


최근에 읽은 책에 이렇게 쓰여있었다.




나에게 너무나 하기 쉬운 것을
안 할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성숙




나...


성숙해지고 싶다.


잠을 안 자기가 너무 쉽다.



그런 의미에서

잠을 더 자야 하겠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는데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고

유하나는 가을겨울잠을 자봐야 하겠다.




수면.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인데.



중요한 것을


중요한것 답게


귀히 여기.




손바닥 위에 맘대로 되는 '쉬운 수면' 말고

귀하게 다룸 받는 '성숙한 수면'누리 싶다.







2021년.

가을과 겨울.

끝없는 동굴 같은 코로나를 뚫고 지나갈

100일간의 욕구 명상을 하고 있습니다.


https://brunch.co.kr/@hisilver2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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