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하나 Sep 02. 2021

여덟째 날 - 휴~식(0901)

오늘의 나를 안아주세요 - 날마다 욕구 명상

휴식






1.

휴식


휴식


휴식



휴식은 이미 소리부터 휴~식이네.


휴~식


휴~식


휴~식


이렇게 말하니 휴식이 더 휴~식답다.




2.

내가 휴식을 취하는 방법을 돌이켜보니

주로

메시지 차단이다.


핸드폰을 거실에 두고 침대로 간다든지,


학교 업무 메시지를 잠시 끄고

학교 도서실로 간다든지


주말에 집이 요구하는 끊임없는 'to-do lists'를 뿌리치고 

휙~ 밖으로 나가 산책을 다녀온다든지.



요즘같이

산사태, 물난리, 토네이도처럼

정보가 눈과 귀와 온 마음을 휩쓸어가는 시대에는

 


'무엇을 차단하느냐'


'무엇을 안 보느냐'


'무엇을 안 읽느냐'


'무엇을 안 듣느냐'가


'충분한 휴식, 온전한 휴식'의 관건이다.




3.

미디어를 안 본 지가 이제 몇 년이지.


음..

결혼하기 전부터 안 봤으니까..

10년이 다돼가나?

(헉. 미쳤다.. 독한 년)



TV, 인스타, 페이스북, 트위터, 넷플, 뭐 이런 거.



처음에는 안 보려고 안 본 게 아니라

너무 바빠서 못 봤다.


중간쯤엔

진짜 삶이 훨씬 재밌어서 안 봤다.


안보다 보니 삶이 여러모로 너무 충만해지길래 계속 안 봤다.


계속 안보다 보니

계속 안 보는 게 씬 자연스러워져서 안 보고 있다.



이제

TV 두 대가 항상 돌아가는 시댁에 오래있다오거나,

남편이 TV 방에서 뭔가 보는 걸 곁눈질로 보고 나면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너무 자극이 된다.


MSG 팍팍 뿌린 렬한 양념범벅 비빔냉면 먹고 난 후 느낌이랄까?


짜고 맵고 그 순간은 강렬한데

현실로 돌아오면 더욱 허~하고 남는 건 없고 물 먹히고


그 순간은 진짜 웃겨서 웃었는데

잘 생각해보니 내 배에서 웃는 게 아니라

남 배에서 나오는 웃음

옆에 서있다가 그냥 따라 웃는 느낌?




진짜 사람 만나서

진짜 박장대소하는


그 느낌 알잖나.


그게 훨씬 좋다.



TV와 핸드폰 네모 안에는

현실에 없는 젓가락 같은 바비인형들과

내 삶의 반경에는 눈 뜨고 찾아볼 수 없는 

젊고 건장하고 간지 나는 남자들이 가득 있다.


  

보면 눈만 높아진다.


Tv를 안 보니 내 남편이 지구에서 로 잘생겨 보인다.

(이거 부작용 아니니!)





내가 존경하는 사모님이 그랬다.

남편더욱 사랑하기 위해 '눈'을 굶기라고.




4.


어쩌다 독한 년 됐으니 계속 독하련다.


'제법 놀 줄 아는 날라리'가 아니라,


'제법 쉴 줄 아는 한량이' 가 되고 싶다.


가상 말고 현실에서

제대로 쉬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 가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일단 오늘 퇴근길 산책부터 시작하겠어!


아이를 찾기 전 동네 10분 산책이면

기분을 전환하기에는 충분하다.


오늘 저녁 집에 가서는

핸드폰을 서랍 속에 두겠다.



진짜 사람 눈을 보고

진짜 휴식을 누려야지.  









https://brunch.co.kr/@hisilver22/144


















매거진의 이전글 일곱번째날 - 돌봄을 받음(083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