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김밥 싸기 -시금치 한놈만 팬다

by 유하나


여기저기서

'지속가능한'이 화두다.


그런데, '김밥 싸기'도 과연! 지속가능할까!?

지속가능하려면

진짜 간단하고

조리시간이 짧아야 한다.


이렇게 하면
가능하다!!!


이번 한 주만

시금치 김밥을 3번인가 싼 것 같다.


그런데 한번 쌀 때마다 십 분도 안 걸렸다!

그래서 이건.


지속가능한 김밥 싸기다!!

라고 확신할 수 있다.


처음엔 야채를 잘 안 먹는 아이를 위한 아이디어였다.

시금치는 잘 먹었기 때문에,

시금치 한놈에만 집중하는 김밥을 싸기로 했다.



난 하고 싶은 게 늘 많아

여유 있게 요리를 할 시간도 없는데,


문제는

건강한 음식을 먹고 싶어서

배달음식과 외식은 웬만하면

안 먹고 안 먹이고 싶다.

- 위암으로 사망하신 엄마 딸임-


그래서 늘 그 사이에서

고민이 있고,

늘.... 겨우겨우

생존형 요리를 하고 있다.


그런 나에게

김밥은 늘 넘사벽인 음식이었다.


김밥을 제대로 싸려면

진짜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들어가는지

안 싸본 사람은 말을 마시오!!


온갖 음식을 볶고 지지고 썰고 난리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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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방법이라면 가능하지!




<김밥 빨리 싸는 법>


1. 정사각형 조미김으로 싼다. 김밥김 필요 없음!


원래부터 그러려는 건 아닌데,

김밥을 싸려고 하니

김밥김이 유통기한을 넘었다.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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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집에 선물 들어온 조미김이 있었다

-큰 정사각형-.


싸볼까???


근데... 싸고 보니,

아니...

그냥 원래부터 이렇게 하면 됐지,

지금까지 왜 김밥김을 애써 돈 주고 산 다음에,

밥에다 참기름, 소금, 깨를 뿌렸지!!!!????


처음부터 참기름, 소금, 깨가 뿌려진 김으로 싸면 됐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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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들어가면 다 똑같은데~~

-물론 좀 눅눅하나, 바로 먹으면 괜츈.


엄청나게 간단해짐!



2. 두 번째로 김밥 빨리 싸고 먹는 법!


가위로 김밥을 자른다.

비닐장갑 끼고 먹으라고 한다


아래 까만 가위는 -화요일인가였고


아래 하얀 가위는 목요일인가였고~


가위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만능!이다.



3. 세 번째 빨리 하는 방법은

볶지 않고,

뭐든지 데친다.


볶으려면 뒤집고 그 앞에 서있어야 하는데,

데치는 건 까먹고 있다가 건지면 돼서

훨씬 빠르고 간단하고, 건강하다!


따로 또 물을 끓이지 않고

시금치 데친 그 물에!

햄을 데친다.


뭐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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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도 다 내가 씻어야 되는데

한 냄비로 다 끝내자!



햄은 보통 거의 사주지 않는데,

가끔 줄 때는 한번 뜨거운 물에 데친다.


그러면

색소나 많은 나쁜 인공 성분이 빠진다고 하여 친정에서부터 그래왔다.


죄책감 감소를 위해

재료는 주로 이런 걸 산다.

'국내산'

'건강생각 어쩌고'


다 같이 오염되어 가는 세상에

얼마큼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플라세보 효과는 있겠지.



4. 그리고 이건- 많이 먹이는 방법인데-

먹다가 아이가

'시금치가 너무 많다'라고 불평하면,

더블치즈!!

더블 햄!!

찬스!!!

콜?!!!!!

을 실감 나게 외치고


아이가 콜!! 하고 화답하면



시금치를 더 많이 넣고-이건 아이에게 비밀!-

치즈도 더블로,

햄도 더블로 넣어주고

한 줄 더 먹인다.


남편이 오늘도 늦게 온다니까

우리 둘이

이걸로 오늘 저녁 식사 끝!!!!

난 싸면서 먹고

넌 비닐장갑 끼고 먹고

여기서 끝!!


설거지 거리도 거의 없다.


후련!



4. 다른 욕심은 내지 않는다.

-만사에 중요한 핵심인 것 같다.


욕심의 예는 이런 것 따위이다.


-음식의 색깔을 맞춘다.

-여러 음식의 영양을 맞춘다.

-모양을 정갈하게 한다. 등등

-> 이런 걸 따지기 시작하면,

김밥 싸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지속가능한 김밥이 될 수 없다.

한번 싸고 너무 힘들어서 다시 안 싸게 된다.

아님 사 먹으면 되지만

시금치는 이렇게 많이 먹일 수 없을 것이다.


이런 것 따위는 다 단념하고.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이번 주의 한 가지 목표는

시금치!


시금치였다!!

시금치 한놈만 엄청 먹인다!
가 목표라는 것을 꼭 기억한다.
나머지는 욕심을 버린다.
그래야 지속가능하다.


남편이 나중에 김밥을 보더니

'시금치 이렇게 많이 들어간 김밥 진짜 오랜만에 먹어본다^^ '하고 웃었으니,

목적 달성!!!!



5. 실패담


시금치 김밥을 애가 너무 잘 먹어서

마음이 들뜬 나머지

무리수를 두고 말았다.


시금치가 너무 비싸지고

상추는 집에 썩어가길래

상추 김밥에 도전했다!



망했다.


아이가 먹지 않겠다고 했다.


당근을 너무 많이 넣은 것도 무리수였다.


너무 건강한 맛이 나버린다...

ㅠㅠ.


결국 내가 다 먹었다.

!! 오늘의 교훈: 장사 지금 잘 된다고, 가게 무리하게 확장하면, 망하기 십상이다.



오늘도.

글을 쓰고 보니.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나 스스로의 어깨를

토닥여주고 싶어진다.


너 참 애쓰고 있구나.

여러 소중한 욕구들을 채고 싶어

일상이 고군분투구나.


다음 주에는

또 다른

지속가능하면서도 간단한 '엄마-외동아이'저녁식사 메뉴를 발견할 수 있기를.


그래서 일상을

더 단순하면서도

건강하게 지속해갈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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