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마지막날이다.
돈 안 들이고 할 수 있는
후련함 넘치는 명상 거리를 찾았다.
빨래 명상!
침구류를 어제부터 돌아가며 빨고 있다.
집에 있는 각종 베개
다 빨았다.
큰맘 먹고
커튼도
빨고 있다.
덕분에
세탁기가 열 일 중이다.
다만
깨끗한 커튼에
이걸 끼고
다시 커텐을 거는 게
너무나 귀찮은 일이라..

내 빨래 명상 하자고
일단 빨고는 있는데
언제 다시 걸지는
미지수다.
난 귀찮으면
한 달이고 버틸 수 있는 인간이다.
암막커튼 러버인 배우자가
기다리다 지치고 지쳐
이불을 박차고 나설 때까지
존버할까..???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그 정도로 귀찮은 일인 것이다.
여성노동 해방에 지대한 영향을 준 물건 1위가
세탁기라고 들었다.
오늘 그 위대함을 절감하며
2025년 내 마음의 얼룩도 다 빠져내리는 상상을 하는..
빨래 명상 중이다.
특히 새해에
과탄산수소 팍팍 풀고 빤 것처럼
새하얘지고 싶은 관계는
아빠와의 관계이다.
2026년에 처음 만난 사람처럼
아빠를 대하고 싶다.
나
처음 만난 사람이랑은
꽤 잘 지낼 수 있는데 말이지.
일주일 전 러닝머신에서
채널을 돌리다가
국악한마당에서 어떤 작곡가 인터뷰를 보았다.
최근 몇 년간 여러 차례 작곡상도 수상했다.
어차피 작곡의 세계는
이번 생애 나와는 관계가 없기에
상이 부럽지는 않았다.
대신
4살. 3살 정도로 보이는 두 아이의 엄마인 작곡가가
어떤 마음으로 평소 작곡하는지 들은 후
큰 감동을 받았다.
그냥 쓴다
하얀 오선지 위에
이렇게 연필로 쓰여있었다.
그냥 쓴다.라고
이 얼마나 위대한 모토인지!
두 아이를 기르는 그녀의 일상은 얼마나 바쁠 것인지..
그런데 그냥 쓴단다.
오늘도 일단 쓴다
나.
2026년.
이렇게 매일 일단 쓰며 살아보려고
요 며칠 그냥 써보고 있다.
내게 100억이 있어도
100억이 없어도 하고 있을 일은
아마도
뭔가 쓰는 일일 것 같아서.
소중한 취미를
소중히 여기려는 취지에서
매일 그냥 써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