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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하나 Mar 11. 2021

비폭력대화 매거진 시즌1을 마치며(2021.0308)

비폭력대화(nvc)를 삶으로 살아내기 - 48화


1.



친구가 책을 그렸다.

며칠 만에 배달된 책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한 장씩 넘겨본다.

유치원 졸업식 때 내 새끼 얼굴만 보인다던데
책을 보는 내가 그랬다.

저자의 글은 이지 않고
그림만 보였다.

그런데 어떤 한 그림이 내 손을 잡아당긴다.

이 그림.

웬지 모르게 잡아당긴다. 

무의식을 건드린다.

오래도록 보았다.
5분 정도 되었을까?



나에게 묻는다.

'왜 그래?'






2.

<사실은 사랑받고 싶었어> p24

 그림은 '판단하는 말'을 시각화한 것이었다.

그런데 해석은 독자의 이라고
그림에서 혀 다른 것이 보인다.

꽉 낀 사각틀 창문이
브런치 매거진 같다.

 
올해 1월.  

'아는 것'과 '사는 것'과 '글',
이 삼종세트가 너무도 일치되게 살고 싶어서
'비폭력대화ㅡ을 삶으로 만드는 실험' 매거진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글감이 쭉쭉 나왔고
흰 색 도화지에 그림을 신나게 그렸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거진의 제목이 내 생각을 검열한다.

'네가 쓰려는 그거. 이 매거진 제목이랑 맞아?'
'그게 쓰고 싶어? 근데 비폭력대화랑 무슨 상관이야?'

검열관이 등장한다는 것은 
창조성에는 쥐약이다.

이 검열관의 혹독한 비판의 눈길에
후드득 떨어져 나가는 글감이 다수. 
쓰려고 뛰어들었다가 조용히 덮어버린  출했다.

자유로워지고 싶어 시작한 글이
나를 제한하기 시작한다?

이건 아니지.

알아챘지만 한동안 질질 끌고 가 본다.

그런데 그림을 본 순간 
'아. 변화가 필요하구나'

인정한다.


안 되겠다.
움직여야겠다.
작은 창문틀에서 일단 벗어나야겠다!




3.





'비폭력대화 - 앎을 삶으로 만드는 실험'


아.

이 고매하고도 우아한 주제여!

사실, 우아하기만 한건 아니지.

'비폭력대화'는 일상에서
정장의 모습을 할 수도 있고
캐주얼로 변했다가
내복 차림도 되었다가
알몸도 된다.

비폭력대화의 핵심 요소인
관찰과 느낌, 욕구와 부탁이라는 것은
우리 삶에 언제 어디서나 함께하니까.

하지만 지금 나는 '아무거나' 써보고싶은 것 같다.

어떤 주제도 허하되,  

~한 바운더리 안에 비폭력대화도 담고 싶다.

런 이유로
내가 사랑했고 앞으로도 사랑할 이 주제는
일단 시즌 1을 마친다.

 
'시즌'이라는 말을 툭! 뱉고 나니 참으로 마음에 든다.
여지도 남기면서 명분도 선다.

사실은 계획이 1도 없는
시즌 2도 거창하게 암시하게 된다는 점도 좋다.

시즌 1을 끝내려고 하니


가볍다.
좋다.
행복하다.


올해 1월과 2월에만 40여 개의 (차마 주옥같다고 말하지는 못하겠는) 기록을 했으니  
여한이 없다.

과정 중에 즐겼고
나누며 더 행복다.

시작을 안 했어도 3월은 왔을
시작을 했  3월 왔다.






4. Start at the End



앞으로는 다른 매거진을 시도해보려 한다.

오랜 장래희망(?)이었던 에세이스트가 되어보는 것.

읽히든 말
'에세이스트가 되어보는 것'에 방점을 찍는다.
할 수 있다면 매일 또는 격일로 발행해보려한다.
 
 
잊히기엔 안타깝고
스쳐 지나가기에 아쉽고
나만 알기엔 아까운 일상을 담을 예정이다. 


'비폭력대화'를 껴안고도 남을만큼 제목이 크니
벌써부터 마음이 편안하고 넉넉~해다.

한마디 말만 적고 지나갈 수도.
한 장의 사진만 올릴 수도 있겠다.


이정도라면

복직으로 변화한 삶의 패턴에도
지속 가능한 글쓰기라 참 기쁘다.

대학생 때 매일 보던 연인을
직장에 들어가서는 도통 볼 수 없어진 것처럼
나는 글쓰기에 한껏  달아있다.




5.


오늘도 서툰 손과 머리덕분에 1시간 늦게 퇴근하여

시댁에서 아이를 찾아다 집에 와서 짐을 푼다.

옷 벗기, 씻기, 짐 정리, 내일 짐 싸기 등 정말 필수적인 것만 해도 손살같이 8시가 다.

이 닦으라고 아이를 화장실로 들여보내고
 화장실  발매트에 쭈그리고 앉았다.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을 펼친다.
오랫동안 읽고 싶었던 '강원국 시리즈'가 있었다. 너무 궁금해서 참을수가 없다.

목차를 후루룩 읽는데 

책 전체가 선물이다.

려, 지지, 자극, 도전 종합선물세트다.




글쓰기는 자신감이 절반.
습관이 의지를 이긴다.
남과 다른 글을 어떻게 쓰는가.
글 쓰는 사람은 태생이 관종이다
...
 



읽고 싶고
쓰고 싶고
쓴 것이 읽히게 하고 싶다.

글로 타인과 연결되고 싶다.


이 빠듯한 일상 안에

어떻게 글로 연결되는 순간을  확보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나에게 맡겨진 여러 가지 역할의 공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글도 쓰며 살수 있을까.

 

어떻게 하

이제 겨우 새싹 수준인 아티스트로의 정체성이

고사하지 않을 수 있을까.


정말 알고 싶다.

고 싶다.










제 글이 당신에게 이런 브런치가 되었기를.


p.s. 두 달여 동안 '비폭력대화' 매거진을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쓸 수 있어 행복했고

나눌 수 있어 기뻤습니다.

작은 댓글에 힘을 얻었습니다.

아마추어답게 조회수에 신경을 쓰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글로 연결되었던

이 특별한 느낌을

오래 기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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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주는 회복과 치유의 힘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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