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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하나 Mar 02. 2021

책상을 쓰다. 책상을 읽다. (2021.0302)

비폭력대화를 삶으로 살아내기 - 47화

1.

내 책상이 생긴 것이 참 기쁘다.



집에서는 부엌 식탁내 자리였다.  

모든 식구들이 자고 나서야 비워지는 자리.


바짝 마른 밥풀과

김가루,

멸치 같은 것과 함께했던

나름 정다웠던 그곳.

삶의 적나라한 실체가 있던 그곳.



오랫동안 무주택자였다가

소유주가 되는 사람처럼

나는 내 공간이 생긴 것이 무척 설렜다.


그래서 2월 말 주 인테리어를 했다.








2. 좌측 옆구리



큰 맘먹고 샀던 도록.


출근하면

생명력 넘치는 아줌마 나에게 인사한다


"지금, 당신 안에 무엇이 생동하고 있나요?"


그리고, 그 옆에는 선물 받은 진저 레몬차.

커피를 끊은 후 내 음료 대안물로 정착했다.


사실, 여유 있게 타 먹을 시간 없을 것 같다.

시각용이 될 것 같지만, 보는 것만으로 상큼하다.



눈으로 먹지 뭐.






3. 우측 옆구리 



얼마 전 다이소에서 입양한 내 강아지들.


놓은 이유는 아래에.


https://brunch.co.kr/@hisilver22/81









4. 좌측 대각선 방향 



2020년에 만난 글쓰기의 달인들. 롤 모델들.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알려 사람들.


이슬아 작가,

은유 작가.


한 여동생과 한 언니를 흠모하며!



직장에서 읽을 수 없겠지만,

덕후 인증하려고 놓았다.  



초심을 기억하고 싶어서.






5.  우측 대각선 방향

 



승진한 것도 아닌데.

친구가 서프라이즈 식물을 보내주었다.

바짝 긴장했던 몸과 마음이

얼마나 야들야들해지던지.




그 옆에는

이전에 여기 앉으셨던 분이 키우던 푸름이 2.


나.. 잡히는 건 닥치는 대로 다 죽이는 똥 손인데, 

얘네랑은 정말 잘 지내고 싶다.


초록이 간절한 실내.


초록이 간절한 내 마음.





5. 나만을 위한 시계


꽃잎이 이끄는 시간


가족과 함께 쓰는 시계는 있었지만

나만을 위한 시계는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에게 선물을 줬다.



꽃잎이 이끄는 시간.


아름답다.


(정말 예쁜데, 왜 찌그러져서 재생되는지 모르겠다. 안타깝다. 다음엔 세로로 찍어보기로)






6. 대망의 정면



제목은  First Kiss.

실제 사진이란다.


어미 기린이 아기 기린을 낳자마자

핥아주는 모습을 동물학자들이 찍은 거라나.


비폭력대화의 상징 동물,

기린의 정신을 늘 마음에 담고 생활하고 싶어서 저장!




7. 후면 


구상한 건 있는데 실천을 못했다.


남들 눈치를 보고 있다.


처음부터 튀는 것이 두려운 마음도 있고

한편,

내키는 대로 해보고 싶은 마음 있다.


반반.

 

누가 이길 것인가.





8. 상을 읽고 쓰다


사람들의 책상을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


무엇을 추구하는지, 무엇을 아끼는지, 무엇에 인색한지. 엇을 향해 사는지.


내 책상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읽을까.


사실 일부러 드러내지 않은 것도 있다.


그건 물건이 아니라 말이 아니라

삶으로 살아내고 싶어서.


드러낼 듯, 안 드러 낼 듯,

아슬아슬하게

나의 책상을 쓰고 다른 이의 책상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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