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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의 성장기

EP7. 다음 계절을 위한 나의 도전

by 세아


오늘의 글은 ‘나의 성장기’ 시리즈의 마지막 글이다.


그래서 더더욱 어떤 마음을 담아야 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보니, 연재일이 하루 미뤄지고서야, 오늘이 가기 전에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다.




나의 어린 시절부터 학창 시절,

첫 직장생활을 지나 지금의 자리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과정을 글로 되짚으며 조심스레,

스스로가 참 대견하다는 이 낯선 마음을 느껴 본다.


그동안 이런 감정들을 나조차도 억누르며 살아왔던 것 같다. 내가 겪어야 했던 일들은 당연한 일, 어쩔 수 없는일들이라며 스스로를 다그치며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정작 내 자신을 따뜻하게 토닥여준 적은 없었던 것이다.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알고, 소중함을 아는 채로 묵묵히 살아왔구나. 누군가에게, 혹은 어떤 상황에도 아무것도바라지 않고 오롯이 나 자신을 위해 열심히 잘 살아왔구나. 그렇게 짠함과 뿌듯함이 뒤섞인 감정이 조용히 밀려온다.


그런 나에게,

글쓰기는 새로운 시작이자 도전이었다.

무엇보다도 이 글을 통해 나 자신을 스스로 토닥이고 칭찬할 수 있었던 것이 참 좋았다.


처음 이 연재를 시작했을 때,

“마음 한 구석이 뻥 뚫리는 기분”이라고 표현했었다.

지금은 그 뻥 뚫린 공간에 무언가 하나씩, 차곡차곡 채워지고 있는 기분이다.


비로소, 나는 나로서 살아가도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여전히,

나의 청각장애인으로서의 성장기는 ‘ing’이다.


보청기를 착용한 채 공항에서 일한 9년.

청각장애인으로서의 직장 생활은 언제나 도전이자,

성장의 연속이었다.


계속해서 마주할 또 다른 소리를 향해 힘껏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 글을 통해,

앞으로도 나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려 한다.


이 이야기가

누군가의 마음을 조용히 두드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글은 충분하다.


일상에서도, 직장에서도, 여행지에서도.

‘청각장애인’이라는 단어를 둘러싼 오해와 거리감이

조금이라도 줄어들었으면 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기를.

나의 경험과 언어가,

그 사이를 잇는 다리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여기까지 함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의 계절도, 당신의 계절도 부디 따뜻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계절을 잘 살아낸 나에게,
이제는 조용히 인사해 본다.
“안녕,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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