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일기(1)

by 안녕스폰지밥

10월, 맑은 하늘.

칼날에 베일 듯이 떨어지는 군더더기 없는 파란 하늘.

칼날 끝처럼 쏟아지는 정제되고 신선한 파란 하늘아래

0.01m 극세사 네임펜으로 Outline을 따라 그려낸 듯 선명한 구조물들.

10월은 그렇게 시작한다,

이젠 모든 게 '가을'이라는 이름으로 구조화한다.

아직 한낮의 따가운 햇살아래 반팔로 열기를 다스려야 하지만

아침과 저녁의 서늘한 기운은 덧옷 하나 더 걸치지 않고서는 움츠린 몸을 펼 수 없다.


심히 가까워진 하나의 존재 너머에는 내 관심에는 있돼, 보살핌에서 벗어나고 있는 존재들이 넘실거린다.

지난 긴 추석연휴를 이용해, 중력을 거스르듯 멀어져 가는 존재들과 조우하고

밀물에 쓸려 나가려는 그들과의 관계를 붙잡아 보기도 했다.

삶이 원하는 방향 안에 들어와, 내 에너지로 휘감아 돌리는 관계망 안에 놓인 소수의 존재들은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해서, 다시.. 힘을 내게 되곤 한다.


내가 손끝에 감아올린 인연의 끈에 묶여, 힘을 내어 돌려내는 힘에 공전해주고 있는 존재들이

신선한 공기가 듬뿍 담긴 10월의 하늘아래 함께 행복하길 바라고 있다.


_2023.10.2.


20231022%EF%BC%BF164305.jpg?type=w773 기록의 힘을 기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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