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일기(2)

by 안녕스폰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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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서현. 탄천을 바라보는 지대 높은 숲길에

열개정도의 사각형 공간을 나무 난간과 데크로 나눠 설치해서 만든 휴식 장소가 생겼다.

전혀 모르고 나선 산책길에 발견한 이 공간은 무언가, 이상적이다.

나무 그늘로 덮인 나름 프라이빗한 공간 구성이 매우 마음에 든다.

때마침 선선해진 공기와 가을 하늘아래

이 장소에 대한 낭만적 감정은 배가 되고 있다.


어제는 주문한 돗자리가 몇 시간도 안되어 도착했고, 원터치 텐트도 오늘 느지막이 배송될 거 같다.

기특하게도 빠르게 품에 들어온 돗자리와 기타 캠핑 용품들을 챙겨 탄천 피크닉장 한자리를 차지했다.

어제만큼의 선명하고 날 선 파랑주의보 하늘은 아니지만

이 흐림 안에 흐르는 서늘한 가을을 품은 여유는,

자리 잡은 데크 공간 위 나뭇잎의 흔들거림에 머문다.


50m 앞, 탄천에 놓여있는 돌다리 위로 이 안정적 공기의 혜자를 마음껏 누리는 청둥오리들이

햇살에 따끈히 덮혀진 돌 위에 몽글한 배를 깔고 눈을 지그시 감는다.

나도 같이.


_202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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