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에세이가 올려놓은 마음의 온도.
우연 아닌 우연처럼, 유튜브 피드에 오른 어느 유튜버의 소개로 읽게 된 책이 있다.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유지혜’라는 작가의 에세이 집이다.
그녀의 글은, 뜨끈한 에스프레소 샷에 차근차근 조심히 부어내는 묽은 아이스크림처럼,
아포가토의 조리 과정을 역으로 거스른 문체를 보여준다.
자기 연민을 정당화하거나 순간의 기억을 미화하지 않으면서
온도 조절을 잘해가며 하나의 글을 써낸 이의 ‘문학으로 빚어낸 연주’ 속에서
내 감정의 흐름을 돌아보게 하는 힘이 다가왔다.
읽는 이의 감정의 온도를 함부로 펌핑하지 않고
시종일관 스리슬쩍, 미지근하게 에세이의 끝무렵에서 그 온도는 상승되어 있다.
그리고는 마지막 문단을 장식하는 그날, 자신의 감정을 주지시키는 단어들의 조합은
나의 마음에 화룡점정의 불씨를 심어주곤 했다.
0.2도 정도의 온도가 상승된 마음의 미열은, 감기는 아니라는 분명한 신호이자
살아있는 생명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
작가의 글을 읽으며 하고자, 해나가고자 하는 나의 글에 대한 지향점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_2024. 7.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