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일기.

by 안녕스폰지밥

아기의 따끈한 정수리 냄새가 좋다.

실금실금 꼬리꼬리한 목에 낀 분유 때 냄새의 중독성.

아슬하게 미소 지으면 너는 흰자를 숨긴 까만 눈동자로 가득 찬 강아지 같아.

아무리 눈에 담아도 결국 잊힐 듯한 기억.

어차피 아이는 내 몸이 아닌 스스로의 것인데

벌써 내 몸인양 집착하고 있나 보다.

내게서 만들어 떨어져 나온 손톱 자투리도 눈곱 덩어리도 아닌,

그 보다 더 의미 있는 생명체.

손톱 자투리나 눈곱 덩어리보다는 좀 더 나아간

그 무엇으로 성장해 가는 길에 건강하기만을 바라는 것.

나의 역할은 거기까지인데.

결국 시간이 흘러 자신의 모습으로 온전해질 하나의 인간에 대해

나는 그새, 굶주려있던 자의식을 아기에게 그대로 옮겨 버린 듯하다.

어찌 됐든, 어떻게든 돌아 너를 만난 인생이란 놀라운 녀석에 경의를 표하며

적당히. 예의를 갖추고

아기의 성장을 지켜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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