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엽서3부

by 문객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은 매우 외로운 일입니다.마치, 한밤중에 숲속을 찾아 헤매듯 때론 두렵고 무섭기까지 합니다.그런데도 그 길을 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누군가는 신념이라는 확신 때문에, 또 누군가는 대의(大義)라는 명분 때문에 당당하게 그 길을 갑니다. 그런데 아무도 걷지 않는 그 길을 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이갈수록 더욱더 쓸쓸해져만 갑니다.그리고 더욱더 외로워져만 갑니다.


오늘도 늦은 밤 뒷골목 선술집에서 들려오는 소리가밤을 깨우나, 벗은 없고 밝은 별 몇 개만밤하늘을 비춥니다.그들이 너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그래서 바른길을 말하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길을 잃은 우리에게밝은 희망을 전해 줄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구시화문(口是禍門)


‘입은 화의 근원’이다.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대부분 화는입으로부터 시작됩니다.입이 자주 열릴수록 실수를 많이 하게 되고동지보다 더 많은 적을 만들게 됩니다. 노자의 도덕경에 보면‘부지불언(知者不言), 언자부지(言者不知)’라는 말이 나옵니다.‘진실로 아는 자는 말이 없고, 말하는 자는진실로 알지 못한다.’라는 뜻입니다.


가벼운 사람일수록 말이 많습니다.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더 많은 말만 하게 됩니다.자신을 되돌아보지 못하는 사람일수록다른 사람의 말을 많이 하며 불평불만이 많습니다. 말은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한가장 편한 수단이지만, 그 속에는 늘무서운 함정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말에 길든 사람은 말에 취해 계속해서 행동과반성 없는 말만 하게 되고, 사람들은 결국그의 말을 믿지 않게 됩니다. 말은 행동보다 더 무거워야 합니다.한마디의 말을 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행동을한 후에 말을 해야지만사람들은 그 말 앞에 신뢰감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말이 복이 되기 위해서는말보다 먼저 침묵의 가치를 깨달아야 하며행동의 소중함을 보여주어야만 합니다.그때야 비로소 당신의 입속에서 흘러나온 말들이당신의 가치만큼 참된 가치를 지니게 되는 것입니다.



국운(國運)


간디는 국가가 멸망할 때 나타나는 징조에 대해서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원칙 없는 정치

노동 없는 부

양심 없는 쾌락

인격 없는 교육

도덕 없는 경제

인간성 없는 과학

희생 없는 신앙


지금 우리는 이 일곱 가지 중에서몇 가지의 위태로움 속에 빠져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정치에 원칙이 없어진 지는 이미 오래되었고 쾌락에 양심이라는 도덕적 잣대를 드리우는 사람은 찾기가 어렵고교육은 인격을 잃고 오직 경쟁으로만 흘러가고 있고경제는 물질적인 야욕만 챙기기에 급급하고과학은 기술지상주의에만 빠져 인간이 과학 앞에 종속될 날이 가까워지고 있고신앙은 오직 교인을 늘리는 데에만 급급해하고 있으니 우리의 국운은 이미 기울어져 간 것인지 두렵습니다.


청년실업은 늘어만 가고, 각종 묻지 마 범죄는매일같이 대중매체의 시작을 알리고, 노인들은 외로워 세상을 떠나고, 자살률은 부동의 1위를 내주지 않고, 정치는 국민을 생각하기보다 의석수 확보에만 연연하고,학생들은 영혼 없이 책상에만 앉아 분노를 키워가고, 3포, 7포, 9포를 택할 수밖에 없는 영혼들은밤마다 술에 취하고, 마지막 외침의 소리만새벽녘 둥둥 빈 거리를 깨우고 있으니위대한 영혼 간디가 이곳에 있으면 뭐라고 할까 궁금해지는 시간입니다.




들어줌, 치유


누군가의 아픔을 치유한다는 것은 그런 것 같습니다.내가 그 사람이 가진 문제 해결 방법을 알기 때문에가능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도 당신과 같은비슷한 아픔이 있었다고 마음을 열고 잘 들어주며공감해 줄 때, 또렷한 답이 없더라도 상대는 용기를 얻고 나아갑니다.- 혜민 스님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에서 인용함.


사람들은 방향을 묻기 위해 당신에게 오는 것이 아니라단지 공감을 얻기 위해당신 앞에 다가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누군가에게지시하고 가르치고 설명하는 것에큰 보람을 느낍니다.그러나 그건 컴퓨터나 다른 전자기기를 이용해서 얼마든지 더 많은 것을 취할 수가 있습니다.누군가가 당신에게 다가오는 이유는 그저 속마음에 드리운 사연을 전하고픈 마음 때문입니다.

그러니 누군가 당신 옆에 다가오면절대 그 사람의 말 앞에 옳고 그름을 판단하며 지시하거나 명령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대화의 1:2:3 법칙이라는 게 있습니다.대화할 때 자신의 말은 1분만 하고2분 동안 상대방의 말을 열심히 들어주고3분 동안 상대방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라는 뜻입니다. 사람들은 들어주는 그 자체에가장 폭넓은 동질감을 느끼게 됩니다.그러니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면그의 말을 많이 들어주고 맞장구를 쳐주시기 바랍니다.그 순간 아마도 당신은그 곁에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완벽함의 고통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당신이 그토록 존경하던 사람에게도 결점은 다 있습니다.그러니 실수했다고,양심에 부끄러운 행동을 저질렀다고,너무 힘겨워하지는 마십시오. 중요한 건 그 일을 받아들이는당신의 마음에 있습니다.이미 엎질러진 물은 그 누구도 어찌할 수 없습니다.그러니 그저 그 사건을 묵묵하게 받아들이십시오.그리고 다음을 기약하십시오.정말 그것이 본인의 양심에 어긋나는잘못된 행동이었다면 다음에 그와 같은 잘못을 하지 않기 위해올곧은 길을 가면 되는 것입니다.

실수는 누구나 다 할 수 있습니다.그리고 완벽하다는 것은 실수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실수 뒤에 찾아오는마음의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입니다. 한순간의 잘못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지 마십시오.우리는 모두 기계가 아닌 이상 실수할 수밖에 없으며당신 곁에 누군가가 함께 하고 있음은바로 그 실수를 어루만져 주기 위함입니다.


그러니 오늘 실수한 당신, 힘을 내십시오. 나도 당신처럼, 당신도 나처럼 우린 실수하며 이해하고 용서하며 살아가는 동지입니다.




절망과 희망


절망을 대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누구 탓’을 하는 것이며 또 하나는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입니다. ‘탓’을 잘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모습은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그러기에 늘 타인을 향한 시선만 발달되어 있습니다. 그의 입속에는 늘 ‘너 때문에’라는 말이 습관처럼 흘러나옵니다. 이런 사람에게 절망은 말 그대로 절망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반면에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을잘하는 사람은 늘 절망 앞에희망을 먼저 보면서 자신의 삶을 더욱 빛내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이런 사람에게절망은 절망이 아니라 희망을 위한 또 다른 빛이됩니다.




유항산, 유항심(有恒産, 有恒心)

맹자는 말합니다.임금이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있어서가장 중요한 것은 백성들에게일정한 생업을 보장해 주는 것이라고. 백성들이 먹고살 생업이 보장되지 않으면 백성들은 도덕적인 마음을 가질 수가 없기에부정을 저지르게 되는 것이고 그것은 백성의 책임이기에 앞서임금의 책임이라고.


오늘 아침 씁쓸한 기사 하나를 접했습니다.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젊은 청년이인사혁신처 시험 담당자 컴퓨터에 접속해 시험성적을 조작하고합격자 명단에 본인의 이름을 넣었다는 내용입니다. 기사를 접한 사람들은대부분 청년을 비판하기 시작했습니다.공무원이 되겠다는 사람의 자격을 논하면서 말입니다.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자꾸만그 청년이 안쓰럽게만 보입니다.


공무원 시험의 경쟁률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아무리 열심히 해봐도 반듯한 일자리 하나 구하기가 힘들고대학까지 졸업했으면 사회로 나가본인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멋지게 살아야 하는데이 나라의 현실은 좀처럼 그런 젊은이의도전과 열정을 쉽게 허락해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대학을 졸업한 수많은 청년이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도서관에서 긴 밤을 지새우고 있습니다.대학도서관은 학문을 쌓기 위한 곳이 아니라마치 생존의 장에서 살아남기 위한전쟁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유항산, 유항심(有恒産, 有恒心)

부디 어진 임금이 나타나서우리 젊은 청년들이 꿈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멋진 직업을 선물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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