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大同)
조광조에 따르면소인들은 군자를 가장 무서워하는데이는 군자들이 비(非)와 사(邪)를 버리고시(是)와 정(正)을 취하기 때문이다.따라서 그들은 어떻게든 군자를 제거하려고 애쓴다.그 대표적인 것이부수지소(膚受之愬)와 침윤지참(浸潤之譖)이다.즉 피부를 에이듯이 흐느끼는 통절한 호소나물이 스며들 듯이 서서히 그리고 깊이 믿도록 하는참언(讒言)을 통해서국왕에게 군자들을 미워하게 하고제거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박현모 여주대 세종리더십연구소장의 「한국형 리더십을 찾아서」정암 조광조에서 인용함.
옳은 길을 걷는 것은 늘 외롭습니다.그를 제거하려는 붕당은 늘 곁에 있고, 벗이 있어도 친해지기가 어려워늘 외로운 ‘정(正)’과 함께 동거해야만 합니다.이런 이유 때문인지, 사람은 ‘정(正)’을 말하기에 앞서‘동(同)’을 말하곤 합니다.그런데 그 ‘동(同)’은 늘 또 다른 ‘동(同)’을 만들게 되고결국, 차별과 다툼만이 번잡한 ‘붕당’으로 갈라서게 되는 것입니다.이것은 결국 ‘정(正 )’이 바로 서지 못한 채‘동(同)’을 만들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정(正)’은 늘 가시와 같습니다.아무리 어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밑에 있는 사람이‘정(正)’을 말할 때면 ‘너나 잘해라’라는 식으로외면해 버립니다. 사람들은 쉬운 길을 좋아합니다.그리고 달콤한 길을 좋아합니다.어려운 길을 몸소 가고자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그 길은 마치 가시밭길처럼험하고 고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변화와 개혁은 ‘정(正)’이 없이는절대 일어날 수가 없는 법입니다.그리고 ‘정(正)’에 대해서 사람들이 공감하고수긍할 수 있을 때 그것이 비로소 참다운 ‘대동(大同)’이 되는 것입니다.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참세상이 되는 것입니다.
굽은 나무
정호승 시인의 ‘나무에 대하여’라는 시를 읽다 보니문구 하나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
나는 곧은 나무 보다
굽은 나무가 더 아름답다
중략….
함박눈은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에 더 많이 쌓인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닐 수밖에 없는 상처에 대하여그 누구보다 섬세하고 따뜻한 손길로 어루만져 주는시인의 눈빛이가슴에 와 닿는 시입니다. 살아가는 길은절대 곧은길만 펼쳐질 수가 없습니다.어쩌면 곧은길은 잠시 굽은 길이 허락해 주는 쉼의 시간일지도 모릅니다.그만큼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순간은선택과 갈등의 연속이고굽은 길의 연장선 위에 있습니다.그런데 우린 굽은 길이 전하려 하는삶의 속내를 깨닫지 못하고쉽게 좌절하고 절망해 버립니다.
굽은 길은 바로 자신의 삶을 더 아름다운 곳으로 인도하려는영혼의 숨결일 수도 있습니다. 굽은 나무일수록 높은 곳을 향하는데오랜 시간이 걸리지만그만큼 낮은 삶들을 자주 바라볼 수 있고주변의 풍경을 감싸 안을 수가 있습니다.그러니 바닥으로 떨어질수록너무 힘들어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인(仁)과 법(法)
학생들을 가르칠 때면 늘 인과 법 사이에서많은 갈등을 겪게 됩니다.잘못한 아이가 있을 때 마지막까지 사랑으로 이해하고지켜봐 주는 인(仁)의 가르침이 바른 것인지,아니면 단호하게 잘못한 점을 지적하여그에 합당한 처벌을 내리는 법(法)이 올바른 것인지가 궁금해집니다.
오늘도 한 학생이 힘이 약한 친구를 괴롭히고 때려서학부모님이 찾아오는 일이 발생해학생의 사안 처리를 놓고 회의가 열렸습니다.선생님들 사이에서도 교육적 차원에서관대하게 처벌을 해야 한다는 의견과마음은 아프지만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단호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 속에서결국, 단호한 처벌 쪽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얼마 후면 그 학생은 이제 학교를 떠나야만 합니다.
피해 학생도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하지만가해 학생도 적지 않은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처벌은 내려졌으나그 선택이 과연 모두를 위한 길이었는지다시 한번 묻게 됩니다. 학교라는 곳은 분명 강력한 법적 처벌을 요구하며 선을 긋는 곳이 아니라, 잘못된 행동을 사랑으로 품으며올바른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인도하는 곳인데 말입니다.
마음으로 걷는 길
“당신 시는 좀 쉽잖아요.”라고 어제 누군가 말했다.나 또한 깊이깊이 기쁘게 수긍하여 주었다.대개, 머리로 해석하는 세상은 좀 어렵다.그러나 가슴으로 느끼는 세상은 좀 쉽다.어려운 시는 머리 아픈 당신들이 쓰고쉬운 시는 가슴 아픈 내가 쓰면 된다.- 류근 작가의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에서 인용함.
좀 쓰는 사람들은, 좀 배운 사람들은, 좀 있는 사람들은 대중성을 의심합니다.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력이란 단순하게 화폐 가치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학, 가치, 예술 등모든 분야에까지 침투하여사람들의 영혼을 빈자와 부자로구분하여 판단합니다.
대중성이란 저급한 것이기 전에삶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을 함께 하는 것입니다. 다만, 자본주의의 잘못된 구조가 이러한 대중성을 상업적 그늘 속에 노예화한 것입니다. 배운 사람, 잘난 사람, 있는 사람들만이누리는 문화는 그저 그들만의 상품이요,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몸부림에 지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으로부터 가슴 깊이뜨거운 사랑을 받는 그런 시 한 편이야말로어쩌면 문학이, 예술이 가고자 하는가장 뜨거운 길일지도 모릅니다.
실패
어느 유명한 분의 강의를 듣다가참 인상 깊은 구절이 하나 있어 적어봅니다.
“Impossible(불가능)을 I'm possible(가능)로만드는 ‘쉼표’는 바로 실패이다.”
처음에 모든 것은 ‘불가능’으로부터 시작됩니다.그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것은포기하지 않는 집념, 계속된 노력, 수천 번의 실패 때문입니다. 그러니 실패했다고 너무나 좌절하지 마십시오.그 실패는 바로 성공으로 가기 위한‘쉼의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밥 짓는 일
어느 날 아내가 말합니다.
“오빠, 미안해. 요즘은 다 맞벌이하는데난 집에만 있고, 경제적으로 별 도움이 못 돼서.”
“무슨 소리를, 내가 밖에 나가 일을 하는 만큼집에서 당신이 하는 이 일이 얼마나 소중한데.”
“소중하면 뭐해, 생활에 도움이 안 되는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치란 부와 직결될 때상승작용을 일으키게 됩니다.부와 직결되지 않는 마음 그 소중한 사랑, 봉사, 배려 등의 가치는좀처럼 빛을 발하지 못합니다.이런 이유 때문인지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함정에빠지면 빠질수록 원자화, 이기주의화, 상품화되어 가는 것입니다.그리고 그 끝엔 이해득실, 계산, 수치, 소외,공포, 두려움, 쾌락의 역설만이 남게 됩니다.그래서 전 자본주의가 두렵습니다.돈의 권력이 인간의 희망을 짓밟는그 습성이 너무나 두렵습니다.
아내에게 말하고 싶습니다.늦은 밤술에 취해 돌아오는 나를 위해 거실 한 편에서베개도 없이 졸고 있는 그 마음, 새벽녘 졸린 눈을 비비며 출근 시간에 맞춰정신없이 밥상을 차려주는 그 마음, 직장생활에 지쳐 힘없는 마음으로 문을 열 때소리 없이 가방을 묵묵히 받아주던 그 마음, 세상 사람들이 다 뭐라 해도 나만은 오빠를 가장 잘 알고 이해해 줄 수 있다던 그 마음, 그 마음이면 됐다고, 돈은 내가 벌어 올 테니 그 마음이면 충분히 행복하다고.
내가 걷는 길
밥장(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님은 말합니다.
“이 길이 진정 내가 원하는 길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지금 내가 이 길을 걸어가면서 누군가와 비교를 하고 있는지하지 않는지를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고.”
진정 자신이 걷고 있는 그 길이본인이 가고자 하는 길이었다면절대 남과 비교하며 스트레스를 받거나아파하지 않을 것입니다.그는 누가 뭐라 해도지금 본인이 걷고 있는 길에가장 큰 행복과 보람을 느끼며살고 있을 것입니다.왜냐하면, 그 길은 바로 본인이 선택한본인만이 걸을 수 있는가장 소중한 자신의 길이기 때문입니다.그런데 만약 조금이라도 남의 길에 시선이 간다면그리하여 자꾸 그 길에 뿌려져 있는화려한 빛깔이 탐난다면당신은 지금 잘못된 길을 걷고 있거나 아직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한상태에 있는 것입니다.
단순함의 포옹
나는 여전히 단순해지려고 애씁니다.나는 분명 아직 덜된 사람이니까.단순해지면 허무도 그만큼 작아지리라 희망해보는 것이지요.단순함 속에서 한없이 게을러 보았으면 합니다.뼛속까지 게을러져 그때 얻어지는순도 높은 고요 속에서 걷는다는 것,풀꽃의 한 삶, 물이며 혹은 바람, 벼락 치는 한순간 허공에서파열하며 정지되는 섬광 같은 시,사람의 모둠 살이, 나고 죽는다는 것을진지하게 사유해 보았으면 합니다. - 장석주의 ‘고독의 권요’에서 인용함.
쳇바퀴 속에 갇혀 반복된 일상에자신의 삶을 저당 잡힌 걸 가지고보람처럼 여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말합니다.
“난 당신처럼 그럴 여유가 없어.팔자 좋은 소리 하지 마.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그러다가 영영 도태되고 말 거야.”
그러나 단 한 번만이라도쳇바퀴 속을 벗어나자유로운 세상의 숨결을 보게 된다면그토록 자랑스럽던 바쁜 일상이 얼마나공허한 외침이었는지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그러니 더 늦기 전에 단 한 번만이라도모든 욕망과 집착, 탐욕을 내려놓은 채저 밑바닥아무것도 거슬리지 않는 그 단순함 속으로자신의 삶을 내던져봤으면 합니다.
길 너머 기다림
사람이 걷다 보면 언제나 바른길만을 걸어갈 수는 없습니다. 걷다 보면바람을 만나 헤매기도 하고 어둠을 만나 머뭇거리기도 하며 풍랑을 만나 바닥으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절망하지 않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것은 머뭇거리는 눈망울, 곁에서 지켜보고 있는 당신의 기다림의 손길 그 따뜻한 마음 때문입니다. 그러니 주변 사람이 흔들리면 너무 화만 내며 몰아붙이지 마십시오. 그러면 영영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으니.
치킨의 순서도
고등학교 3학년 교실의 게시판에 보니재미있는 글귀 하나가 있어 써 봅니다.
1,2,3 등급은 치킨을 시키고 4,5,6 등급은 치킨을 튀기고 7,8,9 등급은 치킨을 배달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백일 남짓 남은교실의 분위기는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사거리처럼한쪽은 그래도 희망이 남아있어 달려보려고 하고또 한쪽은 이제 거의 자신의 운명이 결정된 듯포기하려고 합니다.
7,8,9 등급이 있어 치킨이 움직이고4,5,6 등급이 있어 치킨이 비로소 튀겨질 수 있으니1,2,3 등급은 감사하게 먹으라고 소리치고 싶은데,아이들의 눈빛이 너무나 진지해입을 다물고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