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인 딸아이가 오늘도 사춘기의 험난한 과정을 거쳐오며 쇼파에 힘없이 누워있습니다. 왜이렇게 기운이 없냐고 묻자, 말하기 싫다며 이불로 얼굴을 덮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얼마 간의 시간이 흐른 후, 딸아이가 걱정돼 다시 물어봅니다.
"오늘 뭐 힘든 일 있었어?"
"........"
"그때는 다 그래, 작은 것도 큰 고민처럼 여겨져. 너무 사소한 것으로 고민하지 말고 소중한 것들에 좀더 신경을 써봐."
"아빠는 정말 아무것도 몰라."
사춘기인 딸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늘 마지막엔 '아빠는 정말 답답해'라는 말로 끝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어디 즈음, 마음의 문이 있을까 고민하다 흐르는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