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고기 국이 아무리 맛있어도 모든 사람의 입맛을 맞출 수는 없다
’만약 공적인 마음이 사적인 마음과 같다면 어떤 일인들 분별하지 못하겠는가‘
’만약 도에 대한 생각(진리를 얻고자 하는 마음)이 세속적인 마음과 같았다면 오래전에 성불했을 것이다.‘
比(비): 견주다, 비교하다, 여기서는 ~와 비교할 만하다 또는 ~와 같다로 해석
何事(하사): 무슨 일, 어떤 일
不辨(불변): 분별하지 못하다, 해결하지 못하다
道念(도념): 도를 추구하는 마음, 진리를 얻고자 하는 마음
情念(정념): 세속적인 정에 얽매이는 마음, 욕망
多時(다시): 오래전에
출세, 부, 건강 등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어쩌면 삶을 살아가는 근원적인 힘이 여기서 나오는 것일 수도 있다. 이처럼 끊임없이 샘솟는 세속적인 욕망의 힘이 도(진리)를 얻고자 하는 마음에 쓰였다면 오래전에 부처가 되었을 것이라는 의미다.
’염계선생께서 말씀하시기를‘
’교묘한(잔꾀가 많은) 자는 말을 하지만 서투른(꾸밈이 없는) 자는 침묵하고, 교묘한 자는 수고롭지만 꾸밈없는 자는 편안하다‘
’교묘한 자는 해를 끼치지만 꾸밈이 없는 자는 덕을 베풀고, 교묘한 자는 불행하지만 꾸밈이 없는 자는 행복하다.
‘오호라! 세상 사람들이 꾸밈이 없다면 형벌 정치가 없어질 것이고’
‘윗사람은 편안하고 아랫사람은 따를 것이며 풍속은 맑고 폐단은 근절될 것이다.’
濂溪先生(염계선생): 북송의 관리이자 유학자인 周敦頤(주돈이)를 말한다. 우리가 흔히 성리학의 집대성자로 알고 있는 남송의 朱熹(주희)와는 다른 인물이다.
巧者(교자): 교묘한 자, 잔꾀가 많은 자
拙者(졸자): ‘쓸모없는 자’나 ‘졸렬한 자’로 쓰이기도 하나 여기서는 앞 문장에 대한 상반되는 의미로 꾸밈이 없고 순박한 사람이란 뜻이다.
勞(로): 수고롭다, 힘쓰다
逸(일): 달아나다, 편안하다, 한가하다
刑政(형정): 형벌 행정
撤(철): 거두다, 폐하다
弊絶(폐절): 폐단이 끊어지다
역설적인 문장이면서 단어의 뜻과는 별개로 전체 문장을 봐야 문맥을 이해할 수 있는 해석의 묘미가 있는 문장이다.
겉보기에는 교묘한 사람이 뛰어난 것 같지만, 실상은 어리숙하지만 꾸밈이 없는 자가 덕을 쌓고 평안하며 복을 누린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렇게 꾸밈이 없고 순수한 사람들이 많은 사회가 되면 형벌이 불필요하고, 상하가 조화롭게 지내며, 풍속이 맑아지고 모든 악습과 비리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역경에서 말하기를, 덕이 미약하면서 지위가 높고’
‘지혜가 작으면서 도모함이 크면, 화를 입지 않은 자가 드물 것이다’
微(미): 작다, 미약하다
位(위): 자리, 지위
尊(존): 높다
謀(모): 꾀, 계략, 도모함
鮮(선): 곱다, 깨끗하다. 드물다
팀장 혹은 부서장, 사장 등 일정한 그룹의 사람들을 이끌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덕이 부족하면 아랫사람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그 크기에 상응할 만한 지혜를 담지 못한 계획은 성공하기도 쉽지 않고, 도리어 실패로 인한 화가 미쳐 안 하니 만 못한 상황이 발생한다는 가르침이다.
시황제의 진나라가 단명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환관 조고의 부정부패 영향이 컸다.
진시황제 사후, 환관 조고는 당시 승상 이사와 짜고 황제의 유언을 조작하여 진시황의 장남 부소 태자를 자결하게 하고, 어리숙한 막내아들 호해를 2세 황제로 옹립했다. 이 일을 계기로 조고는 황제의 신임을 받아 승상이 되었고 조정의 권력을 손아귀에 넣게 되었다. 이는 그가 미약한 덕에 비해 과분한 지위를 얻었음을 보여준다.
권력을 손에 쥔 조고는 황제를 꼭두각시로 만들었고 정적을 제거했다.
조고의 전횡 중 가장 유명한 일화는 指鹿爲馬(지록위마) 사건이다. 즉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지칭하며 다른 동료들에게도 생각을 물었고,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질문에 사실대로 말한 자들을 모두 숙청하여 공포정치를 자행했다.
조고의 이러한 폭정은 결국 진나라를 파국으로 몰고 갔다. 백성들은 가혹한 통치에 시달리다 진승·오광의 난을 계기로 전국 각지에서 봉기했고, 진나라는 이때부터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 겨우 15년 만에 멸망하게 되었다.
조고 또한 자신의 충실한 부하였던 子嬰(자영)에게 암살당하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그의 미미한 덕과 작은 지혜로 도모했던 큰 권력은 결국 자신은 물론 진나라 모든 백성에게 재앙을 초래했다.
‘설원이라는 책에서 이르기를’
‘벼슬이 높아졌을 때 관리는 게을러지고, 조금 나았을 때 병은 악화되며’
‘게으르고 태만할 때 재앙은 발생하고, 처 때문에(처가 생겼을 때) 효성은 시들해진다’
‘이 네 가지 것을 살펴서 처음처럼 끝까지 신중해야 한다’
說苑(설원): 漢(한) 나라의 劉向(유향)이 저술한 책
官怠(관태): 관리가 태만하다
宦成(환성): 벼슬이 이루어지다, 관직이 높아지다
病加(병가): 병이 더해지다, 병이 심해지다
小愈(소유): 조금 나아지다
懈怠(해태): 게으르고 태만하다
愼終(신종): 끝까지 신중하다
‘官怠於宦成(관태어환성): 관직이 높아졌을 때 관리는 게을러진다’에서 ‘成’ 자의 해석은 주어에 따라 달라진다. 이 문장에서는 주어가 ‘官(관): 이미 벼슬길에 오른 관리’이기 때문에 ‘宦成(환성)’을 ‘관직이 높아지다’ 즉 ‘승진하다’로 해석한다. 만약 주어가 벼슬길에 오르지 않은 사람, 예를 들어 ‘人(인)’이었다면 ‘於宦成(어환성)’을 ‘벼슬길에 올랐을 때’나 ‘관직에 입문했을 때’로 해석하는 게 바람직하다.
위 문장에서 ‘病加於小愈(병가어소유)’ 구절은 전쟁 장면이 나오는 사극에서 가끔 인용되는 구절이기도 하다. 작은 승리에 도취 되어 경계를 늦추고 자만심에 빠진 군사들을 훈계할 때 쓰이는 문장이다.
‘孝衰於妻(효쇠어처): 처 때문에 효가 시들해진다’라는 문장은 시대를 불문하고 쉬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여기서 처는 아내에 한정된 개념으로 이해하지 말고 처자식으로 생각하면 될 듯하다.
‘그릇은 가득 차면 넘치고, 사람은 가득 차면 잃게 된다.’
器(기): 그릇
滿(만): 가득 차다
溢(일): 넘치다
喪(상): 잃다, 죽다
사람이 교만하고 과욕을 부리면 가진 것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는 교훈이다.
여기서 사람이 채우려는 것은 사회적 지위, 돈, 이성 등 여러 가지로 해석된다.
노자의 ‘剛強易折 滿盈易虧(강강이절 만영이휴): 강한 것은 쉽게 부러지고 가득 찬 것은 이지러지기가 쉽다’라는 문장과 의미가 비슷하다.
‘한 자씩이나 되는(큰) 구슬이 보배가 아니다. 짧은 시간이야말로 아낄만한 것이다.’
尺(척): 한 자
璧(벽): 구슬
寸陰(촌음): 시간
競(경): 다투다, 겨루다, 아끼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은 시간이라는 의미다.
인생은 시간의 흐름이다. 인생을 잘 알기 전에는 시간이 좀 더디 가는 것 같고, 인생을 좀 알 것 같은 시기가 되면 빨리 가는 것 같다. 물리적 시간의 흐름과는 별개로 심리적 시간이 존재한다고 우리가 느끼는 건 생명의 유한성에서 오는 일종의 긴장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양고기 국이 비록 맛있지만, 여러 사람의 입맛을 맞추기는 어렵다’
羊羹(양갱): 양고기 국
雖(수): 비록 ~이지만, ~일지라도
美(미): 아름답다, 좋다
雖美(수미): 비록 맛이 좋더라도
衆(중): 무리, 여러 사람
口(구): 입, 입맛
調(조): 고르다, 맞추다, 조화시키다
이 구절은 중국 禪宗(선종)의 어록집 五燈會元(오등회원)에 실린 글이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대지를 고루 적셔주는데, 나무들은 왜 모두 가지런하게 자라지 않습니까?’라고 누군가 묻자, 큰 스님이 ‘양고기 국이 아무리 맛있어도 먹는 사람의 입을 다 고루 맞추기는 어렵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 글은 여러 상황에 비유되어 쓰이는데, 어떠한 일을 할 때 서로가 각기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는 취지로도 해석한다.
‘익지서에 이르기를’
‘흰 구슬을 진흙탕에 던지더라도 그 색을 더럽힐 수는 없고’
‘군자는 혼탁한 곳에 가더라도 그 마음이 물들거나 흐트러지게 할 수는 없다’
‘이러한 까닭으로 소나무와 잣나무는 눈서리를 이겨내고, 밝은 지혜는 위급한 난국을 잘 넘기게 한다’
益智書(익지서): 지혜를 더하는 책
投(투): 던지다
泥塗(니도): 진흙탕
汚穢(오예): 더럽히다, 지저분하게 하다
君子(군자): 덕과 학식을 갖춘 이상적인 인물
濁(탁): 흐리다, 더럽다
染(염): 물들다, 오염되다
亂(란): 어지러워지다, 혼란스러워지다
松柏(송백): 소나무와 잣나무
可以(가이): ~할 수 있다
耐(내): 견디다, 참다
雪霜(설상): 눈과 서리
涉(섭): 건너다, 겪다, 헤치다
危難(위난): 위험하고 어려운 일, 난관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어려움에 직면하더라도 자기 자신이 중심을 잡고, 바른 마음을 유지하며 지혜를 발휘한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잘 이겨낼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산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기는 쉬워도, 입을 열고 남에게 충고하기는 어렵다’
擒虎(금호): 호랑이를 잡다
開口(개구): 입을 열다
告人(고인): 사람에게 고하다, 말하다, 충고하다
호랑이를 잡는 일이 굉장히 어렵고 힘든 일이라 할지라도 사람에게 어떠한 말을 오해 없이 합리적으로 정확하게 잘 전달하는 일에 비하면 쉽다는 뜻이다.
말의 전달이 어려운 이유는 말을 정확하고 합리적으로도 해야 하지만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먼 데 있는 물로는 가까운 불을 끌 수 없고, 멀리 있는 친척은 가까운 이웃만 못 하다’
遠(원): 멀다
救(구): 구하다, 막다
隣(린): 이웃
한문 문장들은 대개 뒤 문장을 설명하기 위해, 앞 문장에 누가 봐도 당연한 자연의 이치를 예로 든다. 앞 문장에 예를 든 당연한 자연의 이치처럼 뒤 문장의 내용도 그러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위 문장 역시 앞에 ‘먼 데 있는 물로는 가까운 불을 끌 수 없다’라는 자연의 이치를 예로 들어 ‘멀리 있는 친척이 가까운 이웃만 못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강태공께서 말씀하시기를’
‘해와 달이 비록 밝다지만 엎어진 그릇의 밑은 비추지 못하고’
‘칼날이 비록 날카롭다지만 죄 없는 사람을 베지는 못하며’
‘그릇된 재앙과 갑작스러운 화도 신중한 집안에는 들지 못한다.’
照(조): 비추다
覆盆(복분): 뒤집힌 그릇
刃(인): 칼날
快(쾌): 상쾌하다, 날카롭다
斬(참): 베다
橫禍(횡화): 뜻하지 않은 재앙
愼(신): 삼가다, 신중하다
자연의 이치와 삶의 이치를 들어 신중하게 살기를 강조하는 문장이다.
‘강태공께서 말씀하시기를’
‘좋은(기름진) 밭이 만 이랑이라도 몸에 지닌 작은 기술만 못 하다’
良田(양전): 기름진 밭
頃(경): 이랑, 기울다
薄藝(박예): 얇은 기술, 작은 재주
隨(수): 따르다, 지니다, 좇다
위 문장은 크게 두 가지를 말하고 있다.
첫째는 외적 富(부)와 내적 역량의 비교다. 외적 부는 자연환경의 변화, 전쟁과 같은 예측 불가능한 사회 변화로 인해 언제든 잃을 수 있고, 관리하고 유지하기가 어려운 일인 반면, 내적 역량은 그것이 하찮아 보이는 기술이라 할지라도
누가 빼앗아 갈 수도 없고, 쉽게 사라지지도 않아 외부 변화에 좀 더 쉽게 대응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둘째는 자립심을 강조한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에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능력을 개발하여 자립심을 키우는 일이 훨씬 중요하고, 자립심이야말로 변화무쌍한 세상 속에서 견고한 삶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성리서에 이르기를, 세상 모든 관계에 접할 때 중요한 것은’
‘자기가 하고 싶어 하지 않은 바를 남에게 시키지 말고’
‘행함에 얻지 못했다면 돌이켜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
性理書(성리서): 성리학(性理學)의 핵심 사상을 담은 책들을 통칭하는 말
接物(접물): 사물을 접하다, 세상을 접하다
之要(지요): ~의 중요한 점
所不欲(소불욕): ~이 하고 싶지 않은 바
勿施(물시): ~하지 말라 (강한 금지의 뜻)
於人(어인): 남에게
有不得 (유부득): 얻지 못하는 바가 있다면
反(반): 되돌리다, 돌이키다
求(구): 찾다.
諸(저): 모두, 여기서는 지어(之於)의 줄임말
위 문장에서 ‘物(물)'은 사물에 한정된 개념이 아니다. 사람과의 관계를 포함한 세상 모든 관계를 포괄한다. 따라서 '접물'은 세상을 대하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포괄하는 의미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타인과 관기 계를 맺을 때는 공감과 배려를 통해 윤리적 행동을 해야 하며, 관계를 맺거나 일을 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는 먼저 자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의미다.
‘음주, 여색, 재물, 혈기 등 네 가지 담장 안에 많은 현명하고 어리석은 사람들이 곁채(담장 안에 있는 곁채를 말한다)에 갇혀 있다.’
‘세상에 담장을 뛰어넘어 나올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곧 신선이고 죽지 않을 방책이다.’
堵墻(도장): 담장, 울타리, ‘堵墻(도장)’은 같은 뜻이다
多少(다소): 수많은
賢愚(현우): 현명하고 어리석은 사람
廂(상): 곁채, 안채
跳得出(도득출): 뛰어 넘을 수 있다
不死方(불사방): 죽지 않는 방법
자기 성찰과 절제를 통해 물질적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삶의 태도를 강조하는 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