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입교편 2(立敎篇)

스스로 그 화를 부르는 것이지 하늘이 재앙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by 똥뫼

范益謙座右戒曰,(범익겸좌우계왈)

‘범익겸의 좌우명에 이르기를’

一不言朝廷利害邊報差除,(일불언조정이해변보차제)

‘첫째, 조정의 이해관계와 변방의 급한 보고, 인사이동에 대해 말하지 말며’

二不言州縣官員長短得失,(이불언주현관원장단득실)

‘둘째, 지방 관리들의 장단점과 득실에 대해 말하지 말며‘

三不言衆人所作過惡之事,(삼불언중인소작과오지사)

’셋째, 여러 사람이 실수한 일에 대해 말하지 말며‘

四不言仕進官職趨時附勢,(사불언사진관직추시부세)

’넷째, 관직을 맡고 나아가 시류에 편승하고 세력에 아첨하려는 생각에 대해 말하지 말며’

五不言財利多少厭貧求富,(오불언재리다소염빈구부)

‘다섯째, 재물과 이익의 많고 적음과 가난을 싫어해 부를 좇는 것에 대해 말하지 말며’

六不言淫媟戱慢評論女色,(육불언음설희만평론여색)

‘여섯째, 음탕하고 더럽고 여색을 희롱하고 능욕하는 말을 하지 말며’

七不言求覓人物干索酒食.(칠불언구멱인물간색주식)

’일곱째, 다른 사람 물건을 탐내고, 술과 음식을 무리하게 요구하는 말을 하지 말라‘

※ 朝廷(조정): 나라의 정사

※ 利害(이해): 이로움과 해로움, 이해관계

※ 邊報(변보): 변경(국경)에서 오는 급한 소식

※ 差除(차제): 벼슬을 임명하고 해임하는 일, 관직 임면

※ 衆人(중인): 여러 사람

※ 過惡(과악): 허물과 악행

※ 仕進(사진): 벼슬길에 나아감, 출세

※ 官職(관직): 관리가 맡은 직책

※ 趨時(추시): 시류에 편승함, 시대의 흐름을 따름

※ 附勢(부세): 권세에 아첨하여 빌붙음

※ 財利(재리): 재물과 이익

※ 多寡(다과): 많고 적음

※ 厭貧(염빈): 가난함을 싫어함

※ 求富(구부): 부유함을 구함

※ 淫媟(음설): 음란하고 더러움

※ 戲慢(희만): 희롱하고 게으름, 희롱하고 거만함(업신여김)

※ 評論(평론): 평하고 의논함

※ 求覓(구멱): 찾아 구함

※ 人物(인물): 여기서는 (필요한) 사람이나 물건

※ 干索(간색): 간청하고 요구하다. 무리하게 요구하다


이 글은 관리로서 어떤 생각과 어떤 행동을 해야 무난한 관직 생활을 할 수 있는지 본인 생각을 기술한 처세술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문장 밑의 해석을 읽으면 대체로 무난하게 이해가 가는 내용들이다.


다만 셋째 여러 사람이 실수한 일에 대해 말하지 말라는 문장은 중의적 해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여러 사람이 의논하여 결정한 일에 대해 曰可曰否(왈가왈부)하지 말라는 의미로 생각하면 된다. 여러 사람이 결정한 일은 비록 그 결과가 좋지 못하더라도 논의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니 그러한 사안에 대한 비난은 결국 그 논의에 참여한 모두를 적으로 만들 수도 있고, 서로 다른 의견을 냈던 참여자들 사이를 이간질할 수도 있으니 삼가라는 의미다.

범익겸은 관리로서 시류에 편승하여 세력에 아첨하며 계속 영화를 누리려는 인간의 욕심에 대해서도 경고하고 있는데 그러한 경고를 받아들이지 않아 죽임을 당한 고전 일화를 한 편 소개할까 한다.

춘추전국시대 범려와 문종은 越(월)나라 왕 句踐(구천)을 도와 20여 년 만에 吳(오)나라를 멸망시켰다.

월나라 구천이 천하의 패자가 되자, 범려는 공신이었지만 돌연 왕에게 사직을 청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조정을 떠났다. 왕인 구천의 만류도 범려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범려는 생사를 함께한 戰勝(전승) 공신 문종에게도 편지를 보내 구천의 곁을 떠날 것을 경고했다.

그가 쓴 편지를 이해하기 쉽게 의역하면 대충 아래와 같은 내용이 된다.

“나라에 큰 공을 세운 사람은 재앙이 닥치는 시기를 피해야 합니다. 새 사냥이 끝나면 좋은 활은 창고에 들어가고, 교활한 토끼를 다 잡으면 사냥개는 삶아 먹히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월왕 구천은 목이 길고 부리 같은 입을 가졌으며, 눈빛이 매와 같습니다. 고난을 함께 나눌 수는 있어도, 영화를 함께 누리기는 어려운 사람입니다. 그대 역시 나처럼 떠나기를 경고합니다."

그러나 문종은 범려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월나라에 남아 관직을 유지했다. 생사고락을 함께한 왕에 대한 의리, 베풀어준 은혜에 대한 감사도 있었겠지만, 전승 공신으로서 누릴 수 있는 수많은 부와 명예를 떨쳐버리기 힘들었을 것이다. 문종은 한때 승승장구하였지만 결국, 왕의 의심을 샀고 역모를 꾀했다는 누명을 쓰고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다.

반면, 범려는 월나라를 떠나 제나라로 가서 자신의 이름을 숨기고 장사하여 큰 부자가 된다. 그는 장사로 벌어들인 재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며 천수를 누렸다고 한다.





又人付書信 不可開坼沈滯,(우인부서신 불가개탁침체)

’또한 남이 편지를 부탁했을 때 뜯어보거나 전달하는 것을 지체하지 말고‘

與人幷座 不可窺人私書,(여인병좌 불가규인사서)

’남과 함께 앉아 있을 때 남의 글을 함부로 엿보아서는 안 되며‘

凡入人家 不可看人文字,(범입인가 불가간인문자)

’남의 집에 들어갔을 때 남의 서적이나 글을 함부로 봐서는 안 되고‘

凡借人物 不可損壞不還,(범차인물 불가손괴불환)

’남의 물건을 빌리고 돌려주지 않고 훼손해서는 안 되며‘

凡喫飮食 不可揀擇去取,(범끽음식 불가간택거취)

’음식을 먹으면서 가려서 먹으면 안 되고‘

與人同處 不可自擇便利,(여인동처 불가자택편리)

’남과 함께 있을 때 자기의 편리만을 택해서는 안 되며’

凡人富貴 不可歎羨詆毁.(범인부귀 불가탄선저훼)

‘남의 부귀를 부러워하거나 헐뜯고 비방해서는 안 된다.’

※ 付(부): (물건을) 맡기다, 보내다

※ 書信(서신): 편지

※ 開坼(개탁): 뜯다, 개봉하다

※ 沈滯(침체): 지체하다(제때 전달하지 않고 미루다)

※ 幷座(병좌): 함께 앉다

※ 窺(규): 엿보다

※ 私書(사서): 개인적인 편지나 글

※ 人家(인가): 남의 집 ※ 人物(인물): 남의 물건

※ 看(간): 보다

※ 文字(문자): 글, 책

※ 損壞(손괴): 훼손하다

※ 喫(끽): 먹다, 마시다

※ 揀擇(간택): 가려 뽑다, 먹고 싶은 것만 먹다

※ 去取(거취): 버리거나 취하는 것

※ 同處 (동처): 함께 있는 곳, 같이 지내는 것

※ 自擇 (자택): 스스로 선택하다

※ 歎羨(탄선): 감탄하며 부러워하다

※ 詆毁(비훼): 헐뜯다, 비방하다


이전 문단이 관직을 수행하는 이에게 훈계하는 내용이라면 윗글은 공동체 속에서 개개인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예를 들어 훈계하는 내용이다.

위 문장에서 揀擇去取(간택거취)란 버리고 취함을 골라서 택한다는 의미다. 음식을 먹으면서 그렇게 하라는 내용 즉, 맛있는 것만 골라 먹지 말라는 의미다.





凡此數事(범차수사)

‘무릇 이러한 여러 일들을’

有犯之者 足以見用心之不正(유범지자 족이견용심지부정)

‘범하는 자가 있다면, 마음 씀씀이가 바르지 못하다고 보는 근거로 충분하며’

於正心修身 大有所害(어정심수신 대유소해)

‘마음을 바르게 하고 몸을 닦는 데 크게 해가 되는 바가 있다.’

因書以自警.(인서이자경)

‘이러한 연유로 글을 적어 스스로 경계하게 하기 위함이다.’

※ 足(족): 넉넉하다, 족하다

※ 用心(용심): 마음 씀씀이, 마음가짐

※ 不正(부정): 바르지 못함

※ 所害(소해): 해 되는 바

※ 因(인): ~로 인하여

※ 警(경): 경계하다

위에서 열거한 내용들은, 습관이 잘 형성된 사람이라면 지키기가 그리 어렵지 않은 내용들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지키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예로부터 어른들이 가정교육이 중요하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셨는지도 모른다.





武王問太公曰, 人居世上(무왕문태공왈, 인거세상)

‘무왕이 강태공에게 묻기를, 사람이 세상에 사는데’

何得貴賤貧富不等(하득귀천빈부부등)

‘어찌하여 귀천빈부가 서로 같지 않습니까?’

願聞說之 欲知是矣.(원문설지 욕지시의)

‘그것에 대한 대답을 듣고 싶고 그 까닭을 알고 싶습니다.’

※ 武王(무왕): 周 나라를 세운 임금

※ 何得(하득): 어찌하여 ~하겠는가, 여기서 得(득) 자는 조동사로 동사인 不等(부등)을 해석하며 묻어가면 된다.

※ 願聞說(원문설): 말하는 걸 듣기를 원하다

강태공은 무왕의 아버지 문왕이 자신의 스승으로 스카웃한 인물이다. 그는 문왕을 보좌하여 국력을 크게 신장시켰고, 문왕이 세상을 떠난 후 아들인 무왕을 도와 은나라를 멸하는 데 앞장섰다.





太公曰, 富貴如聖人之德 皆由天命(태공왈, 부귀여성인지덕 개유천명)

‘태공이 말하기를, 부귀는 성인의 덕과 같으며 모두 천명에서 비롯된다.’

富者用之有節 不富者家有十盜.(부자용지유절 불부자가유십도)

‘부자는 씀씀이에 절약이 있고, 부자가 못 되는 것은 집에 열 가지 도적이 있기 때문이다.’

※ 皆由(개유): 모든 것이 ~부터 기인하다

※ 用(용): 씀씀이

※ 節(절): 節約(절약)의 준말


강태공은 부귀를 덕에 비유했다. 부귀라는 것이 덕에 비견될 만큼 귀해서 하늘의 섭리에 따라 인간에게 부여되는 면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천명으로 주어진다고 할지라도 인간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武王曰, 何謂十盜.(무왕왈, 하위십도)

‘무왕이 말하기를, 열 개의 도적이란 무엇을 말합니까?’

太公曰,(태공왈)

‘태공이 말하기를’

時熟不收爲一盜 收積不了爲二盜,(시숙불수위일도 수적불료위이도)

‘때가 이르렀는데 거두어들이지 않은 것이 첫 번째 도적이고, 거두어 쌓는 일을 끝마치지 않은 것이 두 번째 도적이며’

無事燃燈寢睡爲三盜 慵懶不耕爲四盜,(무사연등침수위삼도 용라불경위사도)

‘일이 없으면서 불을 켜고 잠이 드는 것이 세 번째 도적이고, 게을러 밭을 갈지 않는 것이 네 번째 도적이며’

不施工力爲五盜 專行巧害爲六盜,(불시공력위오도 전행교해위육도)

‘공력을 펴지 않은 것이 다섯 번째 도적이고, 오로지 간교하고 해롭게 행동하는 것이 여섯 번째 도적이며’

養女太多爲七盜 晝眠懶起爲八盜,(양녀태다위칠도 주면라기위팔도)

‘여자아이를 많이 낳아 기르는 것이 일곱 번째 도적이고, 낮잠 자고 게으르게 일어나는 것이 여덟 번째 도적이며’

貪酒嗜慾爲九盜 强行嫉妬爲十盜.(탐주기욕위구도 강행질투위십도)

‘술을 탐하고 향락에 빠지는 것이 아홉 번째 도적이고, 남을 심하게 미워하는 것이 열 번째 도적이다.’

※ 時熟不收(시숙불수): 때(곡식이 익어 거두어들여야 할 때)가 이르렀는데 거둬들이지 않다

※ 收積(수적): 거두어 창고에 쌓다

※ 燃燈寢睡(연등침수): 불을 켜놓고 잠을 자다

※ 慵懶(용라): 게으르다

※ 不施工力(불시공력): 공력을 펴지 않다, 노력하지 않다

※ 專(전): 오로지

※ 巧(교): 교묘하다, 간교하다

※ 養女太多(양녀태다): 여자 아이를 많이 낳아 기르다

※ 强行嫉妬(강행질투): 남을 심하게 질투하고 미워함

※ 眠(면): 잠자다

※ 貪酒嗜慾(탐주기욕): 술을 탐하고 욕구를 즐기다

※ 强行嫉妬(강행질투): 질투를 심하게 하다

열 가지 도적 중 일곱 번째 도적은 오늘날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다. 요즘 가치관과는 동떨어진 훈계인데 이는 당시 사회 상황을 살펴보면 이해가 가는 면이 있다.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노동력과 가계 계승을 중시하여 남아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고, 딸을 많이 낳으면 혼인 비용 등으로 인해 가계의 부담이 컸다. 해당 문장은 당시 사회경제적 상황으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武王曰, 家無十盜 而不富者 何如.(무왕왈, 가무십도 이불부자 하여)

‘무왕이 말하기를, 집안에 열 가지 도둑이 없는데도 부유하지 못한 것은 어찌 된 일입니까?’

太公曰, 人家必有三耗.(태공왈, 인가필유삼모)

‘태공이 말하기를, 사람이 사는 집에는 반드시 세 가지 소모가 있다.’

武王曰, 何名三耗(무왕왈, 하명삼모)

‘무왕이 말하기를, 어떤 것이 세 가지 소모입니까?’

太公曰, 倉庫漏濫不蓋 鼠雀亂食爲一耗,(태공왈, 창고누람불개 서작난식위일모)

‘태공이 말하기를, 창고가 세어 넘치는데 덮지 않고, 쥐와 참새가 어지럽게 먹는 것이 첫 번째 소모요’

收種失時爲二耗 抛撒米穀穢賤爲三耗.(수종실시위이모 포살미곡예천위삼모)

‘거두고 뿌리는 시기를 놓치는 것이 두 번째 소모고, 쌀과 곡식을 던지고 뿌려놓아(잘 간수하지 않고 함부로 내버려 둔 모양) 더럽고 천하게 여기는 것이 세 번째 소모입니다.’


※ 十盜(십도): 열 가지 도둑

※ 耗(모): 消耗(소모)의 준말, 써서 없앰

※ 倉庫(창고): 곡식을 저장하는 곳

※ 漏濫(누람): 새어 넘침

※ 蓋(개): 덮다

※ 鼠雀(서작): 쥐와 참새

※ 亂食(난식): 마구 먹어 해친다

※ 收種(수종): (농작물을) 거두고 씨 뿌리는 일

※ 抛撒(포살): 함부로 던지거나 흩뿌리는 것

※ 米穀(미곡): 쌀과 곡식

※ 穢賤(예천): 더럽고 천하게 여기다





武王曰, 家無三耗 而不富者 何如(무왕왈, 가무삼모 이불부자 하여)

‘무왕이 말하기를, 집안에 세 가지 소모가 없는데도 부유하지 못한 것은 어째서 그렇습니까?’

太公曰, 人家必有 一錯 二誤 三痴(태공왈, 인가필유 일착 이오 삼치)

‘태공이 말하기를, 사람이 사는 집에는 반드시 첫째 그르침, 둘째 허물, 셋째 어리석음’

四失 五逆 六不祥 七奴 八賤 九愚 十强(사실 오역 육불상 칠노 팔천 구우 십강)

‘넷째 상실, 다섯째 거역함, 여섯째 상서롭지 못함, 일곱째 종놈 행세, 여덟째 천박함, 아홉째 어리석음, 열째 고집스럽고 뻔뻔함이 있어서

自招其禍 非天降殃.(자초기화 비천강앙)

’스스로 그 화를 부르는 것이지 하늘이 재앙을 내리는 것이 아니다‘


※ 錯(착): 섞이다, 그르치다, 錯(착) 자는 주로 誤(오) 자를 붙여 錯誤(착오)라는 합성어로 주로 쓰이는데, 두 단어가 비슷한 의미이다

※ 痴(치): 어리석다

※ 失(실): ’잃다‘라는 喪失(상실)의 준말이나, ’가볍게 잘못하여 잃다‘라는 의미인 ’失手‘의 준말로 생각하면 될 듯하다

※ 逆(역): ’거스르다‘라는 뜻으로 拒逆(거역)의 준말로 해석하면 된다. ’거역‘ 역시 유사 단어가 결합한 합성어다

※ 祥(상): 상서롭다, 복되다, ’詳(상): 자세하다, 상세하다‘와 구별

※ 奴(노): 노예, 종놈

※ 賤(천): 천하다(신분이나 지위가 천함), ’淺(천): 지식이나 상식이 부족해서 천하다‘자와 구별

※ 愚(우): 어리석다, ’愚昧(우매): 어리석다‘라는 합성어로 많이 쓰임

※ 强(강): 굳세고 강하다, 여기서는 ’고집이 세다‘, ’아주 뻔뻔하다‘의 의미로 해석

윗글 중 여섯째 상서롭지 못하다는 의미는 ’복되지 못하다‘, ’복된 행동이 아니다‘, ’길하지 못하다‘라는 뜻으로 밥 먹을 때 숟가락을 위아래로 흔든다든지, 파자마 차림으로 단지 내 슈퍼에 가는 행동도 옛 어른들은 상서롭지 못한 행동이라고 했다. 이러한 행동을 했을 때 어른들께서 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

“애야 그렇게 행동하면 들어오던 복도 그냥 나가 버린다.”





武王曰, 願悉聞之.(무왕왈, 원실문지)

’무왕이 말하기를, (열 가지 잘못된 행동에 대해) 다 듣기를 원합니다‘

太公曰, 養男不敎訓爲一錯(태공왈, 양남불교훈위일착)

’강태공이 말하기를, 사내아이를 기르면서 가르치고 훈계하지 않는 일이 첫째 그르침이고‘

嬰孩勿訓爲二誤(영해물훈위이오)

’갓난아이와 어린아이를 훈계하여 가르치지 않은 것이 둘째 잘못이며‘

初迎新婦 不行嚴訓爲三痴(초영신부 불행엄훈위삼치)

’신부를 처음 맞아들이면서 엄하게 가르치지 않은 것이 셋째 어리석음이고‘

未語先笑爲四失(미어선소위사실)

’말하기 전에 먼저 웃는 것이 넷째 실수이며‘

不養父母爲五逆.(불양부모위오역)

’부모님을 봉양하지 않는 것이 다섯째 거역함이다‘

※ 願(원): 바라다, ~하고 싶다

※ 悉(실): 모두, 다

※ 養(양): 기르다, 양육하다, 부양하다

※ 嬰孩(영해): 갓난아이와 어린아이

※ 迎(영): 맞이하다

※ 嚴(엄): 엄하다, 급박하다

※ 笑(소): 웃다, ’말씀‘이라는 뜻의 談(담) 자를 붙여 談笑(담소)라는 합성어로도 쓰인다

다섯 가지 그르침 중 오늘날 이해하기 어려운 그르침이 있다.

세 번째 그르침을 훈계한 이유는, 과거에는 여성이 시집으로 들어오면 친정의 생활 방식을 떠나 시가의 풍습을 철저히 따라야 했기 때문으로 이해하면 된다.

네 번째 그르침은 과거의 예법 때문에 나왔다고 이해하면 된다.

과거에는 상대에게 말하기 전 경솔하게 웃는 것을 신중하지 못하고 품위 없는 행동으로 간주했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이런 시각으로 바라보는 어른들이 꽤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夜起赤身爲六不祥 好挽他弓爲七奴(야기적신위육불상 호만타궁위칠노)

’밤에 알몸으로 일어나는 것이(일어나 나가는 것) 여섯째 상서롭지 못함이고, 남의 활을 당기기를 좋아하는 것이 일곱째 종놈 행세다‘

愛騎他馬爲八賤 喫他酒勸他人爲九愚(애기타마위팔천 끽타주권타인위구우)

남의 말타기를 좋아하는 것이 여덟째 천박함이고, 남의 술을 마시면서 다른 사람에게 술 마시기를 권하는 행위가 아홉째 우매함이여’

喫他飯命朋友爲十强.(끽타반명붕우위십강)

남의 밥을 얻어먹으면서 친구에게 먹으라고 권하는 행위가 열 번째 뻔뻔스러움이다‘

武王曰, 甚美誠哉是言也.(무왕왈, 심미성재시언야)

’무왕이 말하기를, 정말로 아름답고 옳은 말이로다‘

※ 赤身(적신): 알몸, 벌거벗은 몸

※ 挽(만): 당기다

※ 騎(기): 말타다

※ 喫(끽): 마시다, 먹다.

※ 勸(권): 권하다.

※ 飯(반): 밥

※ 甚(심): 매우, 지극히

※ 也(야): 단정이나 감탄을 나타내는 어조사


’好挽他弓爲七奴(호만타궁위칠노): 남의 활을 당기기를 좋아하는 것이 일곱째 종놈 행세다‘라는 문장은 몇몇 해석이 있지만 다음과 같이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활은 과거 자신을 보호하는 무기였고 자립을 상징하는 중요한 도구였다. 남의 활을 당기기를 좋아한다는 것은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려 하지 않고, 남의 물건을 빌려 쓰고, 남의 능력에 의존하려는 행위로 봤다.

즉 스스로 노력하여 자립하지 않고 남에게 빌붙어 살아가는 종노릇 같은 행위로 본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태공에 대해 이야기하며 立敎篇(입교편)을 마칠까 한다.

’酒池肉林(주지육림)‘이란 사자성어는 夏(하)나라 마지막 임금인 桀(걸)왕과 殷(은)나라 마지막 임금인 紂王(주왕)의 일화에서 나왔다고 한다.

임금이 정사는 돌보지 않고 궐에 거대한 연못을 파서 그곳에 술을 가득 채우고, 나무에 고기를 매달아 숲처럼 꾸미며 향락에 빠져 백성들을 도탄에 빠지게 했으니, 왕조 교체가 일어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강태공의 이야기는 은나라 주왕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태공의 본명은 ’姜尙(강상)‘ 또는 ’강자아‘로 자신이 섬길 진정한 군주를 기다리며 위수 강가에서 낚시를 하며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특이하게도 바늘이 없는 낚싯대를 사용하거나, 미끼도 매달지 않고 낚시를 했다고 전해진다.

은나라의 제후였던 주 문왕은 아주 오래전부터 자신의 꿈에 나왔던 賢人(현인)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냥을 나갔다가 위수 강가에서 강태공을 만나게 된다. 문왕은 낚시하는 태공의 비범한 모습에 한달음에 다가가 말을 건넸다. 그들의 대화 중 일부다.

“그대는 어찌하여 미끼도 없는 낚싯대로 고기를 낚으려 하시오?”

“나는 고기를 낚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낚을 수 있는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낚시를 좋아하십니까?”

“군자는 야망을 즐기고, 소인은 일을 즐긴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하는 낚시는 일처럼 보이지만 즐겁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하는 낚시는 일이 아닌 야망이라는 이야기를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어떻게 하면 천하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천하는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만인의 것입니다. 천하의 이익을 나누는 자는 천하를 얻고, 천하의 이익을 독점하는 자는 천하를 잃게 됩니다.

문왕은 태공과의 대화를 통해 그의 깊은 학식과 천하를 다스릴 경륜을 간파하게 되었다.

이때 강태공의 나이 칠십이 넘은 노인이었지만, 문왕은 그를 왕의 스승이자 군대의 총사령관인 國師(국사)로 삼아 국정 전반을 맡겼다.

문왕은 태공을 수레에 태워 돌아오면서

”우리 할아버지 태공께서 기다렸던 분을 이제서야 만났다“ 하여, 그를 태공망(太公望)이라 불렀다. 태공망이란 뜻은 ’할아버지가 기다렸던 분‘이라는 의미로 강태공의 또 다른 이름이 되었다.

이후 강태공은 문왕을 보좌하여 국력을 크게 키웠고, 문왕이 세상을 떠난 후에는 아들인 무왕을 도와 은나라 주왕을 정벌하는 데 앞장섰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명심보감 입교편 1(立敎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