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다고 다가가고 가난하다고 멀리하면 그것이 소인배다
‘안씨 가훈에서 말하기를’
‘무릇 사람이 있은 연후에 부부가 있고’
‘부부가 있은 연후에 부자가 있으며’
‘부자가 있은 연후에 형제가 있다’
‘한 집안의 친근한 혈육은 이 세 가지뿐이다.’
‘여기서부터 나아가 구족까지 이른다’
‘모두가(구족) 삼친(부부, 부자,형제)을 바탕으로 삼는다’
‘고로 삼친은 인륜에 있어 중요한 것이니 돈독함이 없으면 안 된다’
※ 顔氏家訓(안씨가훈): 중국 북제(北齊) 시대의 학자 안지추(顔之推)가 아들들을 훈계하기 위해 지은 책
※ 夫(부): 대저, 무릇
※ 人民(인민): 사람, 백성
※ 夫婦(부부): 남편과 아내
※ 而已矣(이이의): ~일 뿐이다, ~따름이다
※ 自玆(자자): 이로부터, 여기서부터
※ 以往(이왕): 그 이후로, 나아가
※ 九族(구족): 본인을 기준으로 아버지 쪽의 4대, 어머니 쪽의 3대, 아내 쪽의 2대
※ 爲重也(위중야): 중요하게 여겨진다, 중요하다
※ 不可無篤(무독): 돈독함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돈독함이 없으면 안 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관계 형성의 근본은 가족에서 비롯된다. 가족은 부부, 부자, 형제자매 등 삼친으로 구성되며, 삼친끼리 서로 사랑하고 협동해야 세상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다만 삼친이 아무리 중요하다 할지라도 삼친 이전에 사람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장자께서 말씀하시기를’
‘형제는 손발과 같고, 부부는 의복과 같다’
‘의복은 헤졌을 때 다시 사면 되지만’
‘수족은 (끊어졌을 때) 끊어진 곳을 다시 잇기 어렵다’
※ 衣服(의복): 옷.
※ 破時(파시): 헤어졌을 때
※ 得新(득신): 새것을 얻다, 새로 사다
※ 斷處(단처): 끊어진 곳. 손발이 절단된 상황을 의미합니다.
※ 難可續(난가속): 다시 잇기 어렵다
이 글의 핵심은 피를 나눈 형제간의 유대 관계는 다른 무엇으로 절대 대체할 수 없는 본질적인 것이며, 부부 관계는 비록 형제 관계보다 더 중요하나 상대적으로 변동 가능성이 있는 관계라는 점을 손발과 의복에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는 혈연에 기반한 형제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부부 관계의 현실적 측면을 빗대어 설명한 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소동파가 이르기를’
‘부유하다고 친하지 않고, 가난하다고 소원하게 지내지 않으면’
‘이것이 인간 대장부이다’
‘부유하다고 (가까이) 다가가고, 가난하다고 멀리하면’
‘이것이 인간 소인배다’
※ 不疎(불소): 소원하게 지내지 않다, 멀리하지 않다
※ 此(차): 이것
※ 富則進(부즉진): 부유하면 (가까이) 나아간다, 다가간다
※ 兮(혜): 운율을 맞추는 감탄사
※ 貧則退(빈즉퇴): 가난하면 (멀리) 물러난다, 피한다
※ 眞(진): 참으로, 진정으로.
※ 小輩(소배): 소인배
대인배와 소인배를 나누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윗글에서는 부유함과 가난함이라는 외적인 조건에 흔들리지 않고 상대방을 공평하게 대하는 태도에 그 기준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富(부)’는 단지 경제적인 것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권력처럼 타인에게 이득을 줄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이 '富(부)'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