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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6. 2017

오味오色

문경의 맛과 음식

고기 하나만 있어도 즐거운 만찬을 즐길 수 있는 외국인들과 달리 한국인들은 다양한 색깔과 맛을 즐길 수 있는 민족이다. 특히 음식에 담긴 색들은 혀에 색다른 묘미를 주는데 큰 도움이 된다. 가을에 먹으면 좋은 음식인 생표고버섯구이, 표고버섯 두부구이, 버섯탕수, 도토리묵 구이, 두부 버섯 스테이크, 양배추 라이스페이퍼, 생표고버섯 탕국 등 생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음식들이 적지 않다. 


찻사발로 유명한 문경에는 문경의 맛을 즐길 수 있으며 향토음식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음식점 몇 곳이 있다. 직접 음식을 만들어볼 수도 있고 우리의 음식인 한식을 코스별로 먹어볼 수 있다. 특히 색감을 잘 살린 음식들이 있어서 좋은 곳이기도 하다. 맛깔스러운 음식을 먹어야 때깔도 좋지 않을까. 

이렇게 상차림만 보더라도 우리 민족의 색이 그대로 드러나는 느낌이다. 한민족에게는 오방색이 주로 사용되었는데 음양오행설의 원리에 따라 방위, 계절별로 배정한 오색, 오채, 오방색 또는 오방정색으로 청은 동방의 정색으로 나무를 백은 서방의 정색으로 쇠, 황은 중앙의 정색으로 흙, 적은 남방의 정색으로 불, 흑은 북방의 정색으로 물에 각각 속한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대부분의 음식에는 다섯 가지 이상의 색이 들어가 있다.  얇게 저민 고기의 붉은색, 계란과 배의 흰색과 노란색, 메밀면에는 검은색이 스며들어 있으며 오이의 녹색에는 청색이 숨겨져 있다.

색깔을 보면서 음식을 먹다 보니 음식에서 마치 색이 도드라지게 눈의 홍채에 잡히는 느낌이다. 채소, 버섯, 고기 등 여러 가지 재료들과 투명한 당면이 어우러진 음식인 잡채는 우리나라의 잔칫상에 빠지지 않는 단골 음식이다.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조리서인 ≪음식지미방≫에 수록된 잡채는 오이·무·표고버섯·석이버섯·송이버섯·숙주나물·도라지·거여 목·건박·호박고지·미나리·파·두릅·고사리·시금치·동아·가지·생치(生雉) 등을 각각 채 썰어 볶아서 담았다고 한다. 

떡갈비는 또한 어떠한가. 문경이 떡갈비로 유명한 곳은 아니지만 향토음식점인 이곳에서는 떡갈비도 맛볼 수 있다. 전라도의 담양은 떡갈비로 유명한 고장이다. 보통 떡갈비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절반씩 섞어 네모난 혹은 둥근 모양으로 만들어서 먹는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절반씩 섞는 이유는 담백한 소고기와 기름기가 있는 돼지고기의 궁합 때문이기도 하다. 

코스요리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다름 아닌 비빔밥이었다.  지역별로 특색 있는 음식들이 있는데 한국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5색이 들어간 비빔밥을 먹어볼 수 있다. 진주에서 전주에서 안동에서 모두 비빔밥을 먹어 보았다. 문경에서 먹는 비빔밥도 충분히 매력이 있어 보였다. 

배부르게 한식 코스요리를 먹고 나니 주변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전통음식체험관이면서 발효음식을 만드는 곳이어서 그런지 전통과 현대, 미래를 같이 느껴볼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상위에 올라온 음식들은 그 지역의 음식을 상징한다. 다채로운 관광매력을 만나는 것도 좋지만 그 여정에 음식이 빠지면 얼마나 서운하겠는가. 


한 끼 잘 먹었다고 생각한 날은 그것만으로 풍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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