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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13. 2017

다정한 마음으로

마음의 무게

물리학의 기본을 배운 사람이라면 질량 보존의 법칙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100만 분의 1그램도 10,000년의 시간이 흐른다고 하더라도 어떤 도시가 공격받아 무너지고 건물들이 불타버렸다고 하더라도 모든 연기와 재와 부서진 파편들과 잔해들을 모아 무게를 잰다면, 처음과 달라진 것이 없이 완전히 소멸된 것은 없다. 사람의 몸무게는 사라져 어딘가로 흩어지겠지만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 신체에 담겨 있는 마음의 무게는 어디로 갔을까. 


다정한 마음으로라는 소설은 삶에서 소소하게 상처를 받고 삶의 무게를 이기기 위해 서로를 보듬어 주는 세 여자의 이야기다.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하며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같이 병행하는 나의 1인칭 관점에서 삶을 투영한다. 일찍 해외로 나가서 공부했지만 적응하지 못한 소녀 다정은 삶의 미로에서 살길을 찾기 위해 사촌언니의 친구(나)를 찾아간다. 길지 않은 동거기간 동안 다정과 식당 언니는 산으로 올라가 버려진 개들을 만나며 삶의 길을 찾아간다. 나는 그들과 함께하며 역시 다정한 마음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가며 서로를 의지하기 시작한다. 


마음을 찾아가는 과정은 길이 없다. 길이 없기에 사람들은 마음을 찾는 것을 두려워하기도 하고 어려워하기도 한다. 사실 누군가가 걸어간 길도 의미가 없다. 온전히 자신만의 길을 찾아야 하지만 자꾸 다른 사람들을 따라가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자꾸 시행착오를 겪는다. 세 명의 여자는 누구에게나 알려진 등산길이 아닌 샛길을 찾아 산을 오르면서 그들이 원하는 길을 조금씩 열어간다. 


살아 있는 동안 마음의 무게는 다정한 마음이 담길수록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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