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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투게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

소중하다는 것은 돈과 바꿀 수 없는 그 이상의 가치를 의미한다. 돈과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소중한 것이 아니다. 돈이라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가치 중 하나지만 전부는 아니다.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유일한 가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인간의 생명은 유한하기에 시간 이상의 가치를 가진 것은 찾아보려고 해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러나 단지 시간만 있다고 해서 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걸 쓸모없이 소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가치 있게 쓰는 사람과는 천지 차이다. 누군가 의미 있는 사람과 같이 시간을 공유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큰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가족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고 연인일 수도 있다. 그 가치를 아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인생의 고결함을 아는 사람일 것이다.


영화 타임 투게더는 어떻게 보면 뻔한 플롯에 뻔한 설정의 영화다. 가족의 경제적인 풍요를 위해 남들의 권리를 희생시키면서까지 달렸던 남자가 아들의 병으로 인해 다시금 가족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는다는 이야기다. 헤드헌터라고 하면 인재를 적재적소에 소개해주고 돈을 받는 직업을 말한다. 그러나 사람이 넘쳐나지도 않고 그들이 일할만한 공간도 많지가 않다. 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사람을 추천해야 하고 그 기업의 정보를 빼내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도 알아내야 한다. 헤드헌터 데인은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적어도 그의 아들이 암에 걸리기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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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의료보장제도가 한국보다 취약한 미국에서는 직장을 잃는 순간 모든 의료적 리스크에 노출이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럼프를 비롯한 자본주의를 신봉하는 미국의 대통령들은 그것을 기회의 부여라는 이름으로 포장을 하며 의료업계의 이득을 대변해 왔다. 극으로 가는 자본주의의 허상을 가지고 있는 미국에서 능력자라고 하면 상당수는 양심을 저버릴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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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헌터 회사의 차기 대표를 물색하는 자리에서 데인과 그의 동료는 몇 개 월안에 돈으로 실적을 증명해야 한다. 한참 피치를 올리고 있는 데인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온다. 그의 아들이 암에 걸렸다는 주치의의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는 가족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다시 회사에 집중하지만 생각만큼 일이 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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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드 버틀러의 열연이 있기는 했지만 익숙한 플롯이라서 그런지 영화라기보다는 마치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다. 세상에 자신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만으로 자신의 가치에 만족할지 모르겠지만 가족 역시 아빠를 원했다. 그리고 그 아빠는 가족을 위해서라면 결국 돈을 벌어야 한다고 역설을 하고 있다. 그렇기에 가족과 보내는 시간보다 사회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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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자로 여전히 남으면서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사회가 그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람이란 것이 욕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닦으면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정 부분을 포기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매우 어려우면서도 까다로운 줄타기를 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런 복합적이면서 미묘한 것을 조정할 수 있는 따뜻한 능력을 가진 사람은 드물다.


뻔한 설정의 영화지만 뭐 이 정도면 살짝 가슴이 따뜻해지는 정도에서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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