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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3. 2017

하숙 (下宿)

공주 하숙 마을

하숙이라는 의미는 일정한 돈을 내고 남의 집 방에 머물며 먹기도 하고 자는 일을 말한다. 게스트하우스라는 숙박의 형태는 수년 동안 지역별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하숙은 숙박의 형태가 변경되기도 했지만 하숙을 원하는 수요층과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해 과거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그 시절의 이야기를 가지고 숙박이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등장한 곳이 있다. 형태는 게스트하우스이지만 예전에 하숙했던 그 공간을 활용하여 공주 하숙 마을이라고 만들어진 곳이다. 공주 하숙 마을은 충남 공주시 당간지주길 21에 있는데 추억을 연상시키도 하고 특별한 하룻밤을 보내기 위한 사람들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곳이다. 


하숙이라는 독특한 문화가 이 땅에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자신의 거주지에서 떠난 학생이나 젊은이들이 가정의 따뜻함을 다른 곳에서 느끼고 싶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비록 시설은 좋지 못하고 가정의 공간을 그대로 공유했지만 같이 식사를 한다는 식구의 정이 있었고 학창 시절의 낭만이 있었다. 잠만 자는 곳이 아닌 같이 생활하고 음식을 공유하는 공간 그 옛날의 낭만을 찾아 들어가 보자. 

공주는 이제 고마와 공주의 캐릭터 상품도 자리매김했고 상품으로써의 가치도 가지게 되었다. 공주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고마와 공주를 자신들의 콘셉트에 맞게 각색해서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었다. 교복을 입은 곰과 공주는 덩치 큰 오빠와 그 오빠에게 이쁨을 받는 동생을 보여주는 것 같다. 

마당은 비교적 넓은 편이지만 이곳은 주차를 위한 공간은 아니다. 오로지 사람을 위한 공간이다. 보통 하숙을 말하면 자취가 당연히 같이 따라온다. 하숙과 자취의 차이점은 밥을 주냐 안주냐의 차이다. 자취는 자신이 직접 밥을 해 먹어야 하며 공간만 빌리는 것이고 하숙은 고맙게도 밥을 준다. 대신 밥값이 포함이 되어 있는데 집주인에 따라서 그 퀄리티도 달라지니 옛날에는 괜찮은 하숙집은 입소문이 나서 줄을 이어 들어가기도 했다. 하숙은 일제 강점기 시절에 탄생한 것으로 급속한 근대화로 인해 도시로 젊은 사람들이 몰리여 생긴 숙박 형태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요즘은 혼자 하는 것이 더 일반적이 된다고 하는데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유가 가장 크다. 혼자 있음으로 해서 생기는 이득보다 함께 있음으로 해서 생기는 이득이 적은 것이다. 하숙이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같은 공간을 점유하면서 소통하는 지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침밥을 챙겨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따스하고 살가웠던 것이다. 

이제 추억을 소비하는 시대가 왔다. 하숙이 다시 대세가 되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살았던 옛날의 정취는 느껴볼 수가 있다. 지금은 하숙 마을로 재단장이 되었지만 원래 이곳은 일제 강점기에 기생집이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그곳의 담장은 철거되고 이제 그 일부만이 보존이 되어 있지만 역사는 그 기간까지 오롯이 품고 있다. 


하숙집 바로 뒤로 공주 구도심의 제민천이 흐르고 세심히 살펴보면 가볼 곳이나 사진 찍을만한 공간도 적지 않다. 세상에는 크고 작은 길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다. 인생의 마지막 도착치가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루의 도착지가 어디인지는 분명히 안다. 누군가 이 시간을 공유하는 것도 좋고 함께해도 좋지만 결국 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 가게 된다. 


공주 하숙 마을 : 충남 공주시 당간지주길 21

요금 : 2인 1실 평일/주말 (7만 원/9만 원)

3인 1실 평일/주말 (8만 원/1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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