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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6. 2017

부라더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

형제의 관계가 화목한 집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집도 있다. 한 부모에게서 나왔지만 성격도 다르고 서로 이해관계도 차이가 크다. 부라더는 그런 형제간의 관계를 다소 과장되게 그리고 그들의 갈등구조를 도드라지게 표현해서 코미디 화하였다. 내부자들의 성공 이후 권력형 범죄와 기득권의 비리를 다룬 영화가 스크린에서 계속 등장하면서 가벼우면서도 따뜻한 영화가 가물가물해질 때 개봉한 영화 부라더는 가볍게 볼만한 소재를 다루고 있어서 반가웠다. 


있지도 않은 보물을 찾겠다고 돌아다니는 한탕 주의자 석봉과 소심하기가 이를 데 없는 동생 주봉은 서로 닮은 구석을 찾아보려야 찾아보기 힘들다. 두 명의 공통점이 있다면 허세와 허풍이 있다는 점 정도이다. 어머니를 먼저 보낸 아버지가 돌아가셨단는 연락을 받고 가기 싫었던 고향 안동의 고택으로 찾아가는 길에서 두 형제는 삐그덕 대기만 한다. 전방주시를 하지 않고 싸우던 두 형제는 갑작스럽게 등장한 여자 오로라를 치고 만다. 크게 다칠 줄 알았건만 오로라는 멀쩡하고 오히려 이상한 행동을 하며 두 사람을 헷갈리게 만든다. 


지질하기만 한 두 형제는 상복을 입는 것부터 시작해서 사소한 행사까지 사사건건 충돌하고 가끔씩 등장하는 오로라는 이상한 말을 하며 극 진행을 방해(?)하기만 한다. 그러던 중 주봉의 회사 상사인 사라가 등장하는데 안동 양반가 문집의 신붓감으로 오해하며 색다른 웃음을 선사한다. 항상 묵직한 역할을 하던 서예지의 색다른 매력이 발하는 순간도 있다. 

옛날부터 여자들은 집안일을 하며 모든 일을 주관해 왔다. 엉성한 남자들의 뒷바라지를 하며 집안의 대소사를 알던 여자들이 집안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꿰뚫어 보던 사람이었다. 남편을 비롯하여 엉성한 아들 두 명을 건사하는데 많은 역할을 했던 어머니 오로라는 이 모든 일을 해결해주는 중심에 서 있다. 

여자 한 명이 집안에 잘못 들어오면 가세가 기운다는 말은 그만큼 여자의 비중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생각보다 단순한 남자들 사이에서 더 깊은 사고를 하는 여자는 그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남음이 있었다. 부라더에서 의상 한 형제이며 서로를 외면하고 살던 그들을 다시 이어주는 것은 세상에 있지 않은 어머니였다. 

동생의 똑똑함을 부러워했던 형과 형의 덩치를 무서워했던 동생의 캐미가 돋보이는 영화 부라더에서는 그동안 깡패 잡는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던 마동석의 헛똑똑이 연기가 돋보인다. 말을 내뱉는 것마다 허풍이고 빈틈이 넘쳐난다. 죽은 사람을 기리는 제사는 우리 민족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개인적으로 제사는 최소화하고 그냥 가족이 모이는 자리로서 의미가 더 부여되면 지금 세대가 가지고 있는 갈등을 좀 줄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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