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의 가치
타카하시 메리준은 한국에 별로 알려진 것이 없는 일본 배우중 한 명이다. 일본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 매우 자연스럽거나 과도한 오버액션이 특징이다. 배우들의 연기는 열정과 진심 사이를 선을 적절하게 유지할 때 메소드 연기가 느껴진다. 타카하시 메리준의 연기는 열정을 내면으로 살짝 감추면서도 그 역할에 녹아들어 가는 느낌이 있다. 오버스러운 것 같으면서도 오버스럽지 않다. 오로지 진실된 연기를 하고 싶어 하는 욕심이 있다.
스크린이나 드라마에서 강렬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그녀는 실제 모습은 소탈해 보인다. 그리고 그녀의 동생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보면 자매 사이도 괜찮을 듯하다. 여러 명의 자매가 있는 것보다 단 두명만 있는 여성들의 관계를 보면 끈끈한 그 이상의 연결 포인트가 있다. 보통 어릴 때는 서로의 관계가 부모의 사랑을 두고 경쟁 관계에 놓였다가 커가면서 서로의 모습이 도플갱어처럼 조금씩 겹쳐지는데 자신들은 모르겠지만 상당히 많이 닮아 간다.
자매는 서로를 의지하며 서로 닮아가지만 성격은 전혀 다른 경우가 많다. 심지어 서로 겹쳐지는 공동 취미가 없는 경우도 많다. 매우 닮아 있으면서 닮지 않은 묘한 색깔이 서로에게 묻어난다.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색깔을 상대방에 묻힌다.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열게 하는 것이 배우의 역할이기도 하다. 배역에 충실하면서 캐릭터에 자신을 맞춰가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색깔을 녹이게 된다. 그녀는 몇 년 전에 안면 마비를 고백하기도 했다. "웃는 얼굴로 만나고 싶었으니까 매우 분하지만, 마음에 웃는 얼굴 움켜쥐고 빨리 진짜 웃는 얼굴을 보일 수 있도록, 치료 노력하겠습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귀로 듣고 마음으로 열 수 있는 타카하시 메리준에게서 웃는 방법을 배워본다. 잘 웃을 수 있는 것도 큰 복인 듯하다. 원래 인간에게는 웃을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진화하면서 자신이 상대방에게 해가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안 쓰던 근육을 써서 만든 것이 웃음이다. 그만큼 웃음은 진화과정에서 인간 사이의 관계를 발전시켰기에 오늘날 사회에서 살아가는 큰 무기다. 요즘에 필자에게 웃음의 가치를 알려주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 같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