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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18. 2018

아침

흑성산성의 해돋이

아침은 독자적인 자기감과 개인적 관점 및 가치 체계를 찾아야 할 때 의미 있는 메시지를 부여한다. 사람들은 자유로우면서도 독특한 가치를 가진 개인이 되고 싶어 하면서도 타인과도 어울리고 싶어 한다. 사람은 자신의 목적을 찾음으로써 고립감과 소외감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 과정까지의 길은 시간이 걸린다. 상대방과의 사랑도 중요하지만 삶에 대한 사랑을 키우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흑성산이 자리한 목천군은 고려의 목주(木州)였다가 조선 태종 13년(1413)부터 목천으로 지명이 바뀐 곳이다. 동국여지승람에 ‘흑성산성 : 돌로 쌓았는데 둘레가 2천2백90척이고 높이가 6척이며 가운데 못이 하나 있는데, 가물 때는 비를 빈다.’는 기록이 남아있는 곳으로 아침의 동트는 해를 만나기에 좋은 곳이다. 

흑성산은 말 그대로 검은 산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풍수지리설로 보면 서울의 외청룡(外靑龍)이 되는 이곳은 금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의 명당 길지(吉地)라고 한다. 현재 남아 있는 성은 둘레 약 570m이나 산성 대부분이 훼손되어 원형을 찾기 어렵지만 성문이나 일부 그 흔적이 남아서 천안의 옛 산성 중 유일한 산성이기도 하다. 

멀리 동트는 모습을 바라보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은 기대가 되는 순간이다. 흑성산에 일출을 보기 위해 올라온 것은 처음이지만 올라올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이란 것은 타인이나 다른 사물과 화합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자기 내부의 진실성이나 개별성을 잃지 않는 상태라는 생각이 든다. 

새벽에 흑성산의 정상에 있는 흑성산성에 올라서 내려다보는 천안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느낌이 든다. 흑성산성에서 사방을 조망하면 연기면, 청주, 아산과 평택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조망권이 좋은 곳이다. 

심리학자인 프롬은 용감한 사람을 '가면을 쓰지 않는 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만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수 있으며 타인을 있는 그대로 참되게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유연하고 무엇이든 배우려는 태도로 삶의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시점과 더불어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흑성산성에서 동트는 해를 바라보는 이 순간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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