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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02. 2018

매산 해양공원

서해를 만나는 공간

충남 당진시 신평면 매산리 29-24에 있는 매산 해양공원은 의외로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해수욕장처럼 번다하지 않지만 바다의 매력이 마치 남해를 보는 것처럼 시원하게 열려 있어서 좋다. 봄의 향기를 맡기 위해 외출한 날 나는 당진의 한 바다를 찾아갔다. 매산 해양공원이라는 곳은 처음 찾은 곳이지만 첫 느낌이 괜찮다. 


생각보다 바다는 시원하고

떠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풍경도 그리 나쁘지 않으니 좋지 아니한가


백사장이 드넓게 퍼져 있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썰물 때 일부만 마치 섬처럼 튀어나와 있는 백사장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희소성이 있기에 더 좋은 것 같다. 제주도만큼 옥빛 바다는 아니지만 당진의 물빛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이제 일 년의 1/4이 지나갔지만 중간중간 어둡고 탁해지면 이렇게 바다로 훌쩍 떠나서 다시 한번 이 기분을 꺼내봐야겠다. 

매산 공원은 당진의 맷돌 포구, 함상공원, 해안공원, 음섬포구로 갈 수 있는 길목에 있다. 마치 교차로에서 서있는 기분이라고 할라나. 함상공원은 가보았지만 맷돌 포구와 음섬포구는 가보지 못했다. 음섬포구는 서해대교 행담도 휴게소와 마주하고 있는 자그마한 포구라고 하는데 내비게이션에서 검색하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행담도와 음섬포구는 예산에 있는 남연군묘 도굴사건을 벌인 오페르트가 차이나호를 타고 와서 상륙했던 곳이기도 하다. 

버섯모양의 이쁜 조형물부터 소나무들이 바다와 어울려서 풍광을 만드는 곳이다. 근처에는 괜찮은 찻집도 있는데 언제 한번 사랑하는 이와 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주말에는 번호표를 받고 기다릴 정도로 인기가 많은 것을 보면 풍광 하나만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는지 보게 된다. 

사람 중에 그런 사람이 있다. 이성이든 동성 이든 간에 사랑하는 사람이든 그냥 친구이든 간에 말이다. 걱정을 같이 마셔주고 이야기해주고 같은 시간을 마주하면서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에게는 잘해주고 싶다. 당진 하면 그냥 해안가에 입지 한 도시이며 산업시설이 들어선 곳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그 속으로 들어와 보니 생각보다 가볼만한 곳이 많다. 맷돌 포구에서 음섬포구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도 걸어볼 만하고 이렇게 잘 조성된 공원의 벤치에서 쉼도 좋다. 

계절이 바뀌는 것도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공기가 차가워지는 것보다는 따뜻한 것을 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저 모래 백사장은 밀물이 되면 일부가 섬처럼 변한다. 매산 해양공원은 연인끼리 가족끼리 와서 유유자적하게 거닐어 볼 수 있는 곳이다. 잘 쉴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이지만 생각만큼 쉬는 것은 어렵다. 돈이 없어서 쉴 수 없는 사람도 있고 시간이 없어서 쉴 수 없는 사람도 있지만 돈과 시간이 있어도 잘 쉬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일이 될 수도 있지만 이렇게 쉼을 해보는 이 순간은 소중한 시간의 한 조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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