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ENGOYNE
적지 않은 사람들이 술맛을 알고 먹기보다는 취하기 위해서 마시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 술맛을 제대로 아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또 하나의 행복이다. 술맛을 아는 지인이 있어 비행기를 탈 때마다 무엇을 사야 할지 고민이 된다. 술에게 독과 약이라는 양면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면 아마도 맛있게 느껴지는 술은 약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않을까. 술을 마실 때면 한 병, 한 병 보틀이 가지고 있는 만든 이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보려고 시도한다. 그러다 보면 술에 대한 애정이 생기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싱글 몰트 위스키를 마셔보았지만 글렌고인이라는 위스키는 이번에 처음 마셔봤다. 12년 산과 15년 산을 항상 같이 마시고 싶은 지인과 마셔보기도 했다. 최근에는 바카디라는 도수가 높은 술을 자주 마신다. 그만큼이나 높은 도수의 술은 EVE (식물의 영약)이라는 술은 강렬한 허브향과 함께 71도의 알코올 도수를 가지고 있는 술로 마시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영약이라 불리며 각설탕에 적셔 입 속에서 녹여가며 마시는 것으로 수도원에서 전해지고 있다.
글렌고인은 700ml 기준으로 출고가가 12년 산이 8만 원대이고 15년 산이 11만 원대, 18년 산이 20만 원대이니 국내에 반입되어 세금이 부과되면 적지 않게 비싼 가격의 싱글몰트 위스키라는 것이다. 글렌고인은 도수가 살짝 높기는 하지만 한 번 맛이 들면 위스키 원액을 증류해 발효과정에서 생성된 다양한 향들이 위스키 원액에 충분히 스며들어 깊은 맛이 느껴지는 위스키이기도 하다.
글렌고인의 풍부하고 영롱한 금빛은 다른 색소 없이 수작업으로 선별한 최고급 셰리 오크통에서 숙성되는 동안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위스키는 오크통에서 숙성되는 동안 매해 2%씩 증발하는데, 이걸 '천사의 몫'이라 부르고 있다. 글렌고인이라는 위스키의 이름은 스코틀랜드에서 쓰던 게일어인 '글렌'은 계곡, '고인'은 거위를 의미하는데 싱글몰트 위스키 중에 '글렌'이라는 이름이 많은 이유는 그지역에 계곡이 많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대로 된 술맛을 아는 사람 중에 차맛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극과 극의 접점에서 그 둘은 상당히 유사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