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항 신흑동 이야기
신흑동은 오래된 어촌이며 대천 수산시장과 대천항을 껴안고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수많은 여행객들이 오가고 신선한 해산물이 넘쳐나는 곳에 삶을 그곳에서 영위하는 어부들과 상인들 그리고 주민들이 있다.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과 대천항 수산시장, 머드광장 등이 모두 신흑동에 속한다.
이렇게 말린 새우는 가루를 내서 국을 끓여먹으면 시원한 맛을 내준다. 보리새우 1kg에 가격이 조금씩 다르지만 신흑동에 있는 해산물 시장에서는 10,000원 초반대에 구입할 수 있다. 살아남은 어린 보리새우는 만(灣)이나 강의 하구에 정착한 후 유기물이 풍부한 숲이 우거진 해변의 습지에 살다가 1년을 채 못 산다고 알려져 있다.
말린 생선은 찜을 해서 먹으면 영양가도 그대로 보존되어서 좋기에 어시장에서는 이렇게 생선을 말리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가오리찜은 콩나물, 미나리, 미더덕 따위의 재료와 함께 갖은양념을 한 뒤 고춧가루와 녹말풀을 넣어 걸쭉하게 찌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이 정도 말려지면 아주 잘 말려진 것이다.
예전에는 이곳에서 중량을 속여 팔기도 해서 문제가 된 적도 있지만 지금은 사람들의 생각도 많이 개선되고 신뢰라는 것이 있어서 믿을만하다. 6월에 맛있었던 농어 철이 지나가고 민물장어도 7월까지 제철이어서 맛이 좋지만 전복, 고등어, 가자미, 문어, 소라, 연어, 전갱이 등이 7월부터 먹을 수 있는 제철 생선으로 갓 잡은 소라를 뜨거운 물에 데쳐 먹으면 맛이 그만이다.
바다에서 맛있는 꽃게를 잡아오는 것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다. 지금은 꽃게의 금어기 기간인데 금어기는 8월 20일까지 이어지고 낙지는 7월 20일까지 포획이 금지되며 이를 어길 때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가을 꽃게철이 오기만을 기다려야겠다. 살아 있는 활꽃게로 끓인 꽃게탕은 언제나 국물만으로는 진리다. 살이 결대로 살아 있어서 씹는 맛이 무척이나 좋다. 아무리 급랭을 하더라도 그 살맛을 그대로 낼 수는 없다.
이렇게 많은 꽃게는 신흑동을 가서 시간대에 맞춰야만 볼 수 있다. 신흑동의 에너지가 넘쳐나는 순간이다. 배를 타고 멀리까지 나갔다 온 선원과 선장의 얼굴에서 미소가 저절로 만들어진다.
고기잡이는 지금껏 인간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데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고대에는 수렵, 채집, 고기잡이를 통해 식량을 구했다. 예나 지금이나 물고기를 잡는 것은 어부의 관찰력이다. 대를 이어 자식에서 자식에게 전해지고 선원에서 선원에게로 전달이 되었다. 이렇게 말리거나 소금에 절인 생선은 지중해와 아시아의 장거리 교역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는데
어선에서 바구니로 담긴 물고기들은 건조대로 옮겨지고 일꾼들이 작업장에서 물고기를 먹기 좋게 손질해 놓으면 시장으로 시장으로 나가서 상품으로 거듭난다. 바다가 선사한 물고기의 상품화는 대를 이어왔는데 말린 생선은 이집트를 페르시아만과 처음으로 이어준 식량이었다고 한다. 보령의 신흑동 사람들은 지금도 물고기를 잡으며 보령을 바다의 고장으로 알리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