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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16. 2018

하마리큐 공원

일본의 공원을 여행해보다. 

선비는 세상의 근심에 앞서서 걱정하고 세상의 기쁨은 후에 즐긴다고 했던가. 하마리큐 공원의 느낌은 바로 그것과 비슷하다. 도쿄도 내에 특별사적과 특별 명승이 함께 지정된 곳은 도립 정원 하마리큐온 시정원(浜離宮恩賜庭園)과 코이시카와 코라쿠엔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입장료가 따로 있다. 일본이라는 곳의 정원을 맛볼 수 있는 하마리큐 공원을 찾아가 보았다. 

도쿄항이 인접해 있는 하마리큐 정원을 가려면 전철로 시오모에역을 내려서 10여분 거리를 걸어가면 만날 수 있고 다케바시역에서 내려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일본식 정원의 기본을 만나고 싶다면 꼭 한 번 가봐야 될만한 곳이다. 특히 외국인들이 이곳을 많이 찾아오는 것으로 보아 외국에 많이 소개가 된 듯하다. 

바닷물이 이곳을 돌아서 나가고 지근거리에 세워져 있는 빌딩들은 이곳의 상업적인 공간으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색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한 나라의 공간은 깊이 숨겨진 문화적 힘이 담겨 있다. 공원 하나를 조성함에 있어서도 그 나라의 문화적인 색채가 담길 수밖에 없다. 특히 도쿄에서도 유명한 하마리큐 공원은 오직 하겠는가. 공원은 공간 중에서도 휴식과 마음의 안식을 담을 수 있는 창조공간으로 활용된다. 

일본에 오면 돈쓰기가 아주 쉽다. 역사적인 공간은 대부분 무료로 개방되지만 그 공간 안에서 무언가를 볼 수 있게 조성된 곳은 입장료가 대부분 있다. 그리고 공간에 특별함을 부여한다. 그것이 일본의 관광공간을 조성하고 관광객들이 돈을 스스로 쓰게 만드는 마법의 재료로 활용된다. 

이날도 적지 않은 외국인을 만났다. 어떤 이들은 체코에서 왔고 어떤 이들은 영국에서 왔다. 스페인, 캐나다, 미국에서 온 사람들도 있고 독일인은 두 번이나 만났다. 

비가 오고 나서 인지 몰라도 날이 갑자기 더워졌다. 발을 다친 덕분에 걸어가는 것이 버겁다. 한국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겠지만 우선 참고 걸어본다. 이곳은 에도시대에 지위가 높은 사람의 별장 저택이었는데 메이지 이후에 이곳은 바다를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도쿄의 정원으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정원의 물은 바닷물을 끌어들인 것인지 아니면 강물인지는 모르지만 곳곳에 이렇게 물이 흐르는 곳이 있다. 물의 정원이며 숲의 정원이기도 하다. 

공원의 안쪽을 걷다 보면 이렇게 조그마한 신사도 나온다. 일본식 정원의 특징이라면 무언가를 묘사하는 데 있다. 바다를 묘사하고 산을 묘사하고 성을 묘사한다. 그리고 그곳에 이름을 붙인다면 의미를 부여한다. 

아까 본 물과는 달리 이곳의 물은 진짜 바닷물이다. 하마리큐 정원에서는 배를 타고 돌아볼 수 있게 선착장이 따로 있다. 바다를 보며 천천히 걷는 이 시간이 아쉽게도 빨리 지나가 버리고 있다. 

이제 꺾인 다리를 건너 본격적으로 하마리큐 정원의 매력을 탐하기 위해 가본다. 진하디 진한 녹색의 색채가 넘치지만 눈이 부담스럽다던가 불편하지는 않다. 

안 가보면 서운하다는 하마리큐 정원의 찻집을 가기 위해 다리를 건너간다. 일본식으로 지어진 저 건물에서는 차와 다과를 즐기면서 정원의 아름다움과 일본의 차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외국인이 반 정도가 있고 일본인 등이 반 정도 이곳을 찾아와 차를 즐기고 있다. 일본식 다다미에서 차를 마셔볼 수 있는 이 시간은 그들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국의 녹차와 일본의 녹차가 다른 점은 한국의 녹차는 깔끔하면서 맑은 뒷맛을 지향하지만 일본의 녹차는 진득한 말차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독일에서 온 커플들이다. 일본을 좋아한다는 이 커플은 이날 진득한 말차와 다과를 즐기면서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선글라스를 써서 그런지 몰라도 남성분은 어떤 영화에서 본 배우과 비슷해 보인다. 

말차보다는 연하지만 한국의 녹차보다는 진한 차를 사서 한국으로 왔는데 같이 마셔본 지인은 그 맛이 낯설지만 독특하다면서 살짝 차의 낯섦에 대해 말하였다. 말차란 녹차의 분류로서, 시루에서 찻잎을 말려 간 가루를 물에 녹여낸 것인데 잎맥과 줄기를 제거한 뒤 고운 체로 걸러내기 때문에 입자가 더욱 곱다. 말차는 카페인은 일반 녹차보다 적으면서 풍부한 항산화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바다와 면해 있으면서 도심 속의 공원으로 잘 알려진 하마리큐 정원은 조금 이른 본에 오면 30만 포기의 유채꽃이 피어 노란색과 도시의 마천루를 연결해준다. 아사쿠사와 오다이바를 연결하는 도쿄도 관광 기선의 수상버스 발착장을 통해 히노데 산비사로 가볼 수 있다. 


에도막부시대에 쇼군이었던 도쿠가와 패밀리에 의해 17세기에 조성된 빌라이며 정원인 이곳은 250,165 m²의 면적으로 조성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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