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인 분석으로 바라본 사고
낮은 단계에서의 코딩은 고차원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기는 힘들지만 오류가 없어서 정확한 데이터를 보낼 때 사용한다. 아스키코드는 지금도 수많은 분야에서 사용이 되고 있는데 데이터 처리 및 통신시스템 상호 간의 정보교환용 표준 부호로 대문자·소문자의 알파벳, 숫자, 기호, 제어 부호 128종을 각 8비트로 코드 화한 것이다. 정보통신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 알파벳과 숫자, 기호 등으로 혼합되어 있는 메시지가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생각 외로 단순하다.
세월호 사고는 정부와 국가를 위해 일해야 하는 기관 국정원이 국민들을 속이기 위해 데이터를 조작하고 발표했다. 정부에서 발표한 세월호의 AIS(자동차의 네비 등에 기록된 정보라고 생각하면 쉬울 듯)는 정보를 누락하였다. 문제는 굳이 국민들을 죽여야(의도적인 것인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음) 할 정도로 무언가 정국의 전환이 필요했던 것일까. 세월호 침몰 사고가 있었던 때는 2014년 4월 16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되고 1년 정도가 지날 때였다. 생각 외로 빠르게 지지도 하락이 되면서 보수 기득권층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에 브레이크가 걸리기 시작할 때였다. 이때 딱 맞춰 터진 세월호 사고는 국민들의 관심을 세월호 선장과 그 선주에게로 몰아가게 만들었다.
사람은 거짓말을 해도 컴퓨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로우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면 모든 진실이 밝혀질 수 있었다. 진실을 알리려는 사람들은 세월호의 AIS로우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그 데이터에 따르면 정부가 발표한 모든 것들이 거짓임을 알 수 있었다. 천재였지만 비극적으로 생을 마친 엘런 튜링은 복잡한 연산을 위해 콜로서스를 만들었으며 ‘코드’의 철자 CODE를 아스키(ASCII, American Standard Code for Information Interchange) 코드의 2진수로 변환하면 모두 숫자로 만들 수 있다. 세월호의 시스템은 정확하게 정해진 규격에 따라 메시지를 보냈다.
속도의 급격한 변화나 급격한 선회가 있을 때 메시지를 보내야 했었다. 영화에서 표현된 세월호의 주행패턴을 보면 왼쪽과 오른쪽을 오가며 일부러 배를 전복시키려는 것처럼 보였다. 굳이 배를 침몰시켜가며 정국의 전환을 꾀할 정도로 권력욕이 컸던 것일까. 사고를 설명했던 국가는 물리학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 같다. 예를 들어 관성이 적용되면 왼쪽으로 돌 때 앞으로 직진하려는 관성으로 인해 오른쪽으로 뒤틀어진다. 그런데 국가는 세월호가 왼편으로 돌 때 왼편으로 기울었다고 설명했다.
1980년대에 탁자를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말만큼이나 황당한 사고가 세월호 사고였다. 국민 대부분이 언론이 말하는 것을 100% 신뢰하고 정부는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믿는 순진한 생각을 견지하고 있다고 볼 때 그들의 의도는 정확히 맞겠지만 정치 현실이 그렇듯이 한국 사회가 그렇게 맑지가 않다.
프로그래밍을 배우면 흔하게 보는 순서도는 아주 단순하다. Yes, No를 구분하고 그 결과 프로그래밍된 결과를 수행하면 된다. 그러나 사람이 사는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적과 아군을 구분하고 피아식별을 해서 살아남아야 하는 전투가 아니라면 우리는 조금 더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면서 살아야 한다. 의견이 다양하다는 것은 그 사회가 정상적으로 굴러가고 있다는 의미지만 우리는 질문을 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제한해야 하는 60여 년을 살아왔다. 왜냐면 그래야 국민을 지배하고 이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컴퓨터 아스키코드보다도 못한 현실은 언제 개선될지 미래를 지켜봐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