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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04. 2018

여궁폭포

문경 주흘산의 매력

이기는 것은 이미 알고 시작하는 것이고 알고 시작하면 이길 수 있다. 물이 흐르면 밑으로 흘러가고 흘러가면 어딘가에서 떨어지는 곳이 있다. 문경은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곳으로 멋진 풍광을 보여주는 곳이다. 그중에서 주흘산은 문경의 진산으로 사적 147호인 문경 관문과 부속 성벽이 남아 있는 주곡관 계곡의 울창한 박달나무숲과 새재길이 유명한 곳이다. 


주흘산은 두세 번 와본 기억이 있지만 굳이 여궁폭포를 보려고 산행을 해본다. 적자생존이라는 말은 다른 의미로 말한다면 적는 자가 살아 있을 수 있다는 의미로 생각될 수 있다. 날 좋은 날 힘들게 땀 흘리며 걸어서 올라가 본다. 문경에 있는 폭포는 한 번도 본 적이 없기에 의미를 부여해본다. 

천천히 걸어 올라가지만 주변에 같이 가는 사람이 없어서 무척이나 여유롭다. 지금은 굳이 주흘산을 넘어서 과거를 보러 갈 이유가 없지만 등산을 하기에 괜찮은 곳으로 짙은 녹음의 푸르름과 폐부의 안쪽으로 깊숙하게 들어오는 맑은 공기가 좋다. 

다음에 시간을 두고 올라올 때면 저곳을 한 번 들러 봐야겠다. 태극문양의 외삼문과 한동의 건물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사당의 역할을 하는 곳으로 보이긴 하는데 멀리 길 건너편에 있어서 정확히 어떤 곳인지 알지는 못한다. 

픽자가 걷는 이곳은 북쪽에서 남쪽을 향하는데 참나무 숲이 형성이 되어 있다. 산의 아랫부분 산자락에는 졸참나무가 있고 위쪽으로 걸어서 올라갈수록 신갈나무가 혼합림을 이루고 있는데 해발고도 700여 미터 정도의 차이에 무려 5도 이상의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직까지 보고 싶은 폭포는 나오지 않는다. 이름까지 여자의 특정 부위를 표현한 폭포는 어떤 곳일까. 제주도에서 유명한 그런 폭포처럼 웅장하지 않을지 몰라도 이렇게 힘들게 걸어 올라갈만한 가치가 있을까. 온갖 생각이 머리를 스치기 시작한다. 

차를 가지고 올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도 든다. 생각보다 긴 구간에 포장이 되어 있다. 주흘산이 이런 산이었던가. 

더 올라오니 이렇게 인위적으로 만들어놓은 계단도 보인다. 조금 더 걸어 올라가 볼까. 어디가 여궁폭포인지 이제 조금씩 의구심이 들기 시작한다. 

그래도 물은 맑고 나무에 피어난 나뭇잎의 녹색이 여리면서 맑아서 좋다. 

혹시 이것이 여궁폭포일까. 이 정도의 낙차를 가지고 떨어지는 폭포를 주흘산의 대표 폭포라고 소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금 더 걸어서 올라가 봐야겠다. 

주흘산의 여궁폭포는 높이가 20여 미터에 불과하지만 옛날에 7 선녀가 구름을 타고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곳으로 그 모습이 여인의 하반신과 비슷하여 여궁폭포라고 불려지고 있는 곳이다. 직접 와서 보면 여자의 그 모습과 상당히 비슷해 보인다. 물은 낮은 곳으로 떨어지는 것은 물리학적으로 당연하지만 인간의 관점으로 보면 새로운 시각을 부여한다. 

힘들게 이곳까지 올라온 보람이 아주 조금은 있다. 물은 떨어지고 밑에는 물이 고인다. 왜 여성의 특정부위의 이름을 붙이게 되었는지 와보니 알게 된다. 깊숙한 곳에 무언가가 이끌어가는 느낌이 있다.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라라고 할까. 

우리나라의 폭포는 본류에 합류하는 합류점에는 하상의 높이 차이가 생기고 이렇게 되면 지류의 물이 본류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수량이 적은 지류의 하상 침식력이 약하기 때문에, 수량이 많은 본류의 하각 침식(下刻侵蝕) 보다 뒤지는 경우다. 지형의 침식 윤회(侵蝕輪廻)에 따라 유년 곡(幼年谷)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데, 장년곡(壯年谷)에서 절정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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