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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12. 2018

망중한

원남지 야영장

바쁜 가운데도 한가한 틈을 의미하는 것은 망중한이다. 말 그대로 멍 때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망중한으로 경치 좋은 곳에 가서 쉬는 것도 그걸 즐기는 방법 중에 하나다. 원남지 캠핑장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캠핑장 조성사업을 통해 캠핑사이트 19면과 화장실, 식기세척장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전국 어디서든 접근이 용이한 음성의 원남지 캠핑장에는 여름휴가철이면 캠핑족들이 찾아와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원남지 주변으로는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고 경관 산책로가 있어서 캠핑을 즐기면서도 건강을 챙길 수도 있다. 이곳에 오면 하루하루 끼니를 해결하고 자신의 몸을 뉘일 공간 하나만 찾아내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여유의 공간이다. 몇 번의 캠핑을 가서 여유를 즐기더라도 자신이 돌아갈 곳이 있기에 캠핑이 더 즐거워진다. 집에서 하릴없이 방콕을 하는 자신을 바라보며 한심한 생각이 들 때가 있지만 그럴 때 이렇게 훌쩍 떠나보면 그동안 가졌던 잡생각이 훌훌 날아가 버린다. 

원남저수지는 한국농어촌공사 충북지역본부 음성지사가 관리하며, 총 저수량 50만 톤 이상의 1종으로 수원공은 주수원이다. 제당 구조는 토언제 중심 점토형으로, 제체 길이는 205m, 제체 높이는 26.7m이다. 총저수량은 950만 톤, 유효 저수량은 833만 5천 톤이다. 저수지가 건설되고 나서 지금까지 이곳은 종합 휴양공간으로 조성되어 시민들 뿐만이 아니라 외지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게으른 캠핑족이 되기도 하고 산책자가 되어보기도 한다. 어디서 보아도 색달라 보이는 풍경들, 원남지의 아름다움을 언제까지나 선명하게 간직할 수 있을 것 같다. 훌쩍 떠난 뜻밖의 장소에서 우연하게 만나는 세상 깊숙한 곳의 풍경들은 그냥 소개 책자에서 볼 수 있지 않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장소는 자신의 의지로 찾아가서 만난 곳이었다. 여행은 그렇게 자신이 떠나온 거리만큼 만족감을 주었다. 

여느 캠핑장을 가더라도 똑같은 캠핑 장구를 가지고 온 일행을 본 적이 없다. 같은 브랜드라고 하더라도 그늘막이 달랐고 그늘막이 같으면 텐트가 달랐다. 물은 강도 좋고 흐르는 천도 좋고 호수도 좋다. 어떻게 보면 사는 것 자체가 예술일 수 있다. 삶을 잘 사는 사람은 예술을 멋지게 하는 사람이고 삶을 잘 못 사는 사람은 예술 감성이 좀 떨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각양각색의 사람들, 멀리 내다보이는 호수, 울창한 산림 사이에 자그마하게 들어앉은 텐트와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태양이 저 너머로 사라지고 어둠이 가득 깔리기 시작할 때면 고기를 굽는 숯이 빛을 내기 시작한다. 햇살 한 조각, 떠도는 공기, 바람소리도 찰나의 순간에 지나가지만 때론 그것을 잡고 싶을 때가 있다. 새로운 감각을 느끼고 싶다면 그냥 매력적인 캠핑장소인 원남지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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