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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18. 2018

계란 부추 조림

고독한 미식가의 음식

17일이 70주년 제헌절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초복이라는 것은 지인이 말해줘서 알 수 있었다. 조금 더 보양이 될만한 것을 음식에 넣어주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이야기하면서 말이다. 계란은 생각보다 요리에서 사용되는 곳이 많다. 예를 들어 계란으로도 굴 맛을 낼 수도 있다. 계란 노른자를 넣고 토마토케첩 1 티스푼, 식초 2대 시, 후추 1대 시, 우스터소스 1 티스푼을 넣고 먹어보면 굴 맛이 난다. 계란을 이용한 일반적인 요리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신경이 많이 쓰이는 음식이 계란 부추 조림이다. 


고독한 미식가라는 일본 드라마에서 이 음식이 등장한다. 그것을 보자마자 만들고 싶어졌다. 


이 요리에서 중심이 되는 재료는 부추다. 정구지라고도 이야기하면서 편채자, 구채자라고도 불리는 부추는 특이한 향이 나고 매운맛이 도는 씨는 구자라 하여 한방에서 비뇨기성 질환과 건위에 쓰며, 또 기양초라 하여 강장제·강정제로도 사용한다. 이날은 4~5인분 정도 만들었다. 물론 밥을 포함해서 먹으면 그 정도 분량이 된다. 부추, 대파, 청양고추, 자색양파, 계란, 간장, 참기름, 베이컨, 설탕 등을 준비했다. 후식으로는 씹는 맛이 있는 자두다. 

우선 양념의 맛을 새콤하고 매운맛이 들게 할 대파를 쪽파처럼 다듬고 청양고추도 잘게 다졌다. 요리를 할 때 있어서 재료의 선택에 좋고 나쁨은 없다. 인생의 선택에서 선악이 없듯이 말이다. 

보라색은 건강을 대표하는 음식의 색이다. 자색양파가 일반 양파보다 건강에 좋다고 하지만 얼마나 좋은지는 알 수는 없다. 그렇지만 50%쯤 비싼 자색양파를 구매해본다. 

보통은 이런 요리를 할 때 스크램블로 해서 먹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계란이 덮어지는 맛이 좋다. 계란의 씹는 맛과 함께 부추와 양파, 베이컨이 같이 씹히는 맛이 좋을 것 같다. 

베이컨도 먹기 좋을 정도의 크기로 조각내어 구워내었다. 생각보다 이 베이컨을 구워내는 것에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 기름을 둘렀지만 사방으로 기름이 튄다. 

먼저 기름을 두르고 볼이 오목한 프라이팬에 양파를 먼저 볶는다. 부추보다 양파 볶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리기 때문에 먼저 볶아주어야 한다. 

어느 정도 익었다고 생각하면 부추와 나머지 양념을 넣고 같이 볶아주면서 간장과 참기름, 설탕, 생수 등을 넣은 소스를 넣어서 졸이면서 볶아준다. 채소로 이용하는 부추는 살짝 데쳐 무쳐 먹기도 하고 생으로 김치에 넣으며 오이와 같이 버무려 오이소박이를 담가 먹는 부추는 청량미가 있다. 부추는 강장효과뿐만이 아니라 위장을 튼튼하게 해준다. 

계란으로 살포시 덮어주었기에 말해주지 않으면 이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 수 없는 음식이 된다. 초복이 지나고 나서 만나는 하루는 또다시 시작되었다. 가라앉는 배에서 제대로 된 선장은 선원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고 한다. 'sauve qui peut'라고 말이다. 그 의미는 '살아남을 수 있는 자는 죽을힘을 다해 살아남아라.' 인생이 그렇다. 그러다가 보면 재미도 있고 행복도 발견할 수 있다. 요리를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도 만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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