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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08. 2018

문경술

찾아가는 양조장

최근에 지인이 자신에게 맞는 열매를 발견했다. 다섯 가지 맛을 가지고 있다는 오미자가 바로 그것이다. 지금 문경에서는 오미자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는데 조금만 더 있으면 문경 오미자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문경 술을 이야기할 때 오미자를 빼놓고 말할 수가 없다. 차로도 좋지만 술을 담가도 맛이 좋은 것이 오미자 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미자를 익혀서 즙을 빼고 난 통에다가 그냥 30도짜리 소주를 부으면 끝이다. 위스키가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시는 매력이 있다면 우리 전통주는 단숨에 들이켜는 맛에 있다. 


문경에는 문경을 대표하는 술을 만드는 문경주조가 있다. 찾아가는 양조장을 지향하는 이곳에서는 먹기 편한 문경 생 오미자 막걸리를 비롯하여 100일 숙성의 가향주인 문희와 100일 숙성 햇찹쌀 전통주, 맑은 문희주 등도 만든다. 김치와 비슷하게 숙성되는 것에 따라서 맛이 조금씩 달라지지만 김치와 달리 균일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찾아가는 양조장 문경주조의 문을 열고 들어가 본다. 오미자주는 씁쓸함도 느낄 수 있는데 그 잔향이 묘한 매력이 있다. 특히 여름에는 하이볼이 맛이 있는데 문경 전통주로 만든 술을 넣어서 테킬라를 먹을 때 사용하는 2 온즈 샷잔으로 전통주를 넣고 샷잔 5잔쯤의 탄산수를 붓고 레몬 등을 넣으면 간단하게 하이볼이 완성이 된다. 단맛, 쓴맛 등이 한꺼번에 담긴다. 


 

예약을 하고 오면 이곳에서 술을 시음할 수 있다. 술에 취하고 문경에 흡수되는 시간이다. 주변에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문경은 한국적인 매력을 간직한 곳으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산세가 멋진 곳이다. 이곳에서는 문경 전통술을 활용하여 체험 프로그램의 다양화를 꾀하는 곳이다. 


 

전통주가 인터넷 등에서 판매가 전면 허용된 것은 2017년으로 불과 1년 전이다. 덕분에 SNS 등에서 전통주나 전통술의 검색이 많아지고 있다. 술은 지역마다 다른 색을 가지며 발달해 왔다. 젊은 사람들에게 외면을 받던 전통주가 다시 사람들의 입맛을 자극하고 있다. 


 

사실 가양주는 그냥 집에서 만든 술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부의주浮蟻酒, 소담素淡 막걸리, 백설白雪 막걸리, 삼일三日 막걸리, 청감주靑甘酒 , 삼양주, 홍국주, 복분자주, 두견주, 당귀주, 감홍로, 과하주過夏酒

는 각기 다른 매력이 있다. 문경주조에서 만든 문희는 맑으면서도 맛이 괜찮다. 


투명한 장밋빛과 향긋한 과실 향으로 시각과 후각을 매혹시키는 오미자술에서 비롯된 오희는 1차 발효로 완성된 오미자 막걸리에서 맑은술만 걸러 2차 발효를 한다. 이런 이유로 기존 막걸리에 비해 맑고 가볍다. 오미자의 단맛, 쓴맛, 매운맛, 신맛, 짠맛을 상징해 다섯 가지 맛의 즐거움이 담긴 맛은 문경 술의 맛이다. 오미자 축제가 열리는 동로면(東魯面)은 소백산맥 남쪽 사면의 황장산(黃腸山, 1,077m), 대미산(大美山:1,115m), 공덕산(功德山:913m)으로 이어지는 높은 산에 둘러 쌓인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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