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Aug 20. 2018

그림

음성 매산 담장 마을

감곡면에서 예술적인 공간으로 운영하는 레스토랑인 궤짝의 대표분이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한다. 2017년에 오래되어서 보기가 싫었던 벽이 새롭게 채색을 통해 벽화마을로 변신을 했다. 벽은 가장 역사가 깊은 광고 매체의 배경으로 활용되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파푸스로 포스터를 만들었다. 초창기의 포스터는 벽 위에 직접 그리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매번 단 하나의 광고만을 제작할 수 있었다. 벽화는 그림이 가진 효율성을 고려하면 수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된다는 빈도성의 측면에서 높이 평가될 수 있다. 

 

매산마을담장 벽화는 예로부터 이곳에 살아오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 전국에 비슷비슷해 보이는 담장 마을이 여러 곳 있지만 거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따라 그림이 달라지고 스토리가 재생산된다. 


"재능 있는 사람은 모방하고 천재적인 사람은 훔친다." 

담장에 그림이 그려진 벽화마을을 보면 지역 브랜딩의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성공한 브랜드는 사람들과 같은 방식으로 인격을 가지게 되는데 브랜드는 차별화된 인격을 통해 경쟁자들과 구별되어 돋보일 수 있으며, 지속 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장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인구가 줄어들게 되는 미래를 볼 때 마을마다 특색이 부여된 브랜드는 지역을 분명하고도 강력한 인격성을 부여할 수 있다. 

옛 양수기에서 물놀이를 했던 그 시절에는 물만 있어도 놀이가 되던 시간이었다. 옛날에는 두레박 · 두레 따위의 양수기로 우물물을 긷거나 논에 물을 퍼 올리는 것이 일상이었다. 이시절의 라이프스타일은 느리지만 정감이 있었다.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단어는 '미움받을 용기'로 한국에서도 인기를 얻은 정신의학자 알프레드 아들러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다. 

매산마을에는 도깨비터도 있었던 모양이다. 입소문이라는 것은 오래전부터 사용되던 광고의 형태였다. 각종 SNS를 통해 만들어지는 입소문은 자동차, 휴가지, 맛집 등 수많은 상품 카테고리 내에서 결정적인 구매 요인 혹은 방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매산마을 안쪽에 있는 안골 골짜기에도 예전엔 작은 마을이 있었는데 밤마다 도깨비들 장난질로 솥뚜껑이 솥 안에 들어가는 등 괴이한 일들이 잦아 주민들이 아랫마을로 내려왔다고 한다. 

지금은 구멍가게들이 거의 없어졌지만 마을 마나 한 곳 정도 있었던 오래된 구멍가게들은 아이들에게 꿈의 공간이자 유일한 소비공간이었다. 벽에 채색된 색깔을 보면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 생각해보게 한다. 매혹적인 분위기를 풍기기 위해 연극적인 말하기나 오래된 느낌을 부여하려고 한다. 

아직 여름이 지나가지 않았지만 가을에 볼 수 있는 꽃들이 지천에 피기 시작했다. 매산마을의 이름은 말이 누워 있는 형태의 매산이 자리하고 있는데 매산에는 일본인들이 신사 참배를 위해 설치하려던 신사터가 남아 있다. 작은 마을이지만 안골에는 주민들이 옻이 오르면 목욕을 해서 깨끗하게 낫다는 옻샘이 있고,  안골 골짜기엔 쌀과 복숭아가 많이 생산돼 마을 사람들의 생활터전이었다고 한다.  매산마을은 예로부터 서울과 경상도를 잇는 교통의 요지, 중부지방의 동서를 연결하는 관문 역할을 했던 곳으로 매산마을은 아랫마을, 안골, 윗동네 점말, 이렇게 3개 자연부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벽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