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Aug 24. 2018

마실

보령 중앙시장

마실은 그냥 놀러 나가듯이 이웃에게 가는 것이나 바로 앞 동네를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시골에 사시는 분들은 마실 나간다 하면 보통 시장에 나들이 가는 것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찾아가는 시장 마실은 평소 그곳의 색깔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할만하다. 시장에는 그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상인들이 살면서 장사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마실 나가듯이 이곳을 둘러보는 것은 가끔은 즐거운 일이다. 보령의 시장은 다른 지역과 달리 모두 한 공간에 몰려 있다. 보령 중앙시장을 비롯하여 한내시장, 해물 시장 등이 모두 한 곳에 있다. 블록을 지나가다 보면 새로운 시장의 모습들을 만날 수 있다. 보령시장의 5일장은 3일과 8일에 열린다

 

보령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보부 상전은 오늘날의 보령 중앙시장을 있게 만든 역사를 볼 수 있는 전시전이다. 보부상들은 1851년 홍주·결성·보령·청양·대흥·오천 등 6개의 군 지역 보부상들을 모아 ‘원홍주 등 6군 상무사’라는 이름의 보부상 단체를 조직하고 시장을 돌아다니며 장사를 하였는데, 이들 보부상 조직의 활동이 오늘날의 보령 중앙시장을 있게 만들었다. 

바다와 면해 있는 보령의 지형적 특성상 말린 생선을 비롯하여 신선한 해산물이 가득한 곳이 보령 중앙시장이다. 항구에 면해 있는 수산시장과 가격차이도 거의 없을 만큼 가격이 합리적인 곳이다. 현재도 보령 중앙시장의 상인들 중에는 아직도 보부상협회에 가입되어 있는 이들이 있으며 보령의 보부상 단체는 그 전통을 이어가면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은 보부상 단체다. 

보령 중앙시장은 1길, 2길, 3길로 구획을 나누어 볼 수 있는데 1길에는 의류와 주단, 그릇, 잡화 등을 파는 가게가 있고 2길은 보령에서 유명한 보령 김과 멸치 등의 건어물 상점들이 있다. 그리고 이곳 3길은 시장을 먹방이라도 하라는 듯이 다양한 먹거리들이 있다. 치킨과 잔치국수, 순대집들을 볼 수 있다. 특히 보령 중앙시장은 잔치국수를 파는 음식점이 많다. 잔치국수 하면 육수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보령의 말려진 멸치에서 우려난 국물 맛이 궁금하다면 한 그릇 먹어봐도 좋다. 

마지막 보부상들의 연혁이 이어져오는 곳이니만큼 매년 보령 중앙시장에서는 부부상 페스티벌이 열맀다. 지난 7월에 보부상 페스티벌이 열렸는데 이때 보부상 길놀이, 마당극 마술 등 공연과 체험존, 플리마켓과 중앙시장 먹거리 부스 등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함께한다. 

보령에는 옛 어머니의 품 같은 정겨움이 있는 전통시장이 시내 중심에 있다. 보령의 전통시장 탐방은 그 정겨움을 오감으로 확인하는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 보령 중앙시장은 국밥집에서 먹는 국밥 한 그릇, 진득한 육수에서 느낄 수 있는 잔치국수, 이제 곧 출하될 가을 꽃게를 만날 수 있다. 시장은 말 그대로 모이는 장소를 의미한다. ≪만기요람 萬機要覽≫ 각전조(各廛條)에 “행상이 모여서 교역하고는 물러가는 것을 장(場)이라고 이른다.”라고 이르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철도문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