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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02. 2018

네안데르탈인

그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네안데르탈인을 멸종한 인류 중 한 종이라고 생각하지만 네안데르탈인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현생인류에 약 2% 정도의 DNA의 흔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네안데르탈인은 그냥 고고학으로나마 의미가 있는 것일까.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깊숙하게 파고 들어가 보자. 

석장리박물관은 살아 있는 산교육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주말이면 아이들과 손을 잡고 찾아오는 사람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석장리박물관을 여러 번 와봤지만 이곳의 콘셉트는 돌도끼와 손도끼다. 

공주에서 가장 큰 축제로 자리 잡은 가을의 백제문화제는 가을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축제이기도 하다. 백제문화제에 때맞춰 석장리 박물관에서도 달빛 속 박물관이라는 주제로 야간개장을 한다. 보통 밤에 박물관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데 이때에 맞춰 방문해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네안데르탈인은 그냥 미개한 원시인이었을까. 약 4만 년 전에 멸종한 네안데르탈인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현생인류의 DNA에 통합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단 0.1%의 차이로 남자와 여자의 성별이 바뀐다. 복원된 네안데르탈인은 현생 인류보다 작지만 마치 드워프처럼 단단하고 힘이 세며 머리도 좋은 편이었다. 

약 6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살던 고대 인류가 갈라져서 서아시아와 유럽 등지에 자리 잡게 된다. 이때 현생인류보다 적은 수였던 네안데르탈인과의 조우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네안데르탈인이 가장 많이 모여 살았던 곳은 이라크의 샤니다르 동굴로 보고 있다.  이라크 샤니다르 동굴에서 발견한 구리 펜던트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 유물이기도 하다. 네안데르탈인이 사라지고 나서 현생인류가 가장 오래된 금속인 구리를 사용한 것은 약 1만 년 전이고 그 금속이 샤니다르 동굴에서 발견되었다. 구리의 영어 단어는 ‘코퍼(copper)’로 근대 영국 경찰관의 제복 상의 단추가 붉은빛 동이었는데 사람들이 이를 줄여 cop이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다. 

현생인류가 창투척기를 이용해 발사 무기의 위력을 높이는 등 무기 기술을 발달시키는 동안에도 네안데르탈인들은 계속 긴 창을 사용해 사냥을 했다고 한다. 즉 장거리 무기의 개발과 종족 개체수의 차이가 운명을 가른 셈이다. 

복원된 네안데르탈인의 얼굴을 보면 현생인류 중에서 조금은 인상이 너무나 강한 남성의 모습과 비슷해 보인다. 지금까지의 연구들은 한때 유럽과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공존했던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사이에 교배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지만 이들의 충돌도 같이 연구되고 있다. 

네안데르탈인은 평균적으로 남성의 키는 160cm 정도에 불과하지만 어깨가 넓고 다부지며 상당히 힘이 셌을 것이라고 추정해볼 수 있다. 힘든 환경에서 수렵채집활동을 했던 네안데르탈인은 확실하게 강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석장리박물관의 네안데르탈인 특별전은 독일의 네안데르탈 박물관과 신 베를린 박물관의 협조로 전시가 이루어졌다. 이라크 북부 샤니다르 동굴에 있는 네안데르탈인 무덤을 발굴했더니 꽃가루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네안데르탈인 역시 꽃을 사랑했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꽃은 동굴 주변에서 피지 않는 꽃이었다. 

선사시대의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공주 석장리박물관은 제64회 백제문화제가 열릴 때 달빛 속 박물관이라는 주제로 함께하게 된다. 달빛ㅍ속 박물관은 백제문화제가 열리는 시기인 9월 15일부터 9월 18일까지 4일간 오후 6시에서 9시까지 만나볼 수 있으며 상설전시관과 네안데르탈인 특별전시관이 야간 개장한다. 이때 콘서트도 열리는데 이소영, 양왕열, 이기명 등이 재즈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방문했던 날 석장리 박물관의 하늘은 유독 맑고 푸르렀다. 석기시대에 이곳에서 살았던 현생인류들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었다. 독일의 기술력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할만하다.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으로 잿더미로 변했던 땅에서 지금의 독일을 만드는 독일인들은 희망을 믿고 꽃병에 꽃을 꽂아두었다고 한다.  국가적 재난을 당한 처지에서도 여전히 꽃 한 송이를 피우는 민족에게 미래가 있다고 한다. 꽃을 좋아했을 네안데르탈인은 우리의 유전자 속에 살아 숨 쉬며 그 존재를 증명하고 있다. 네안데르탈인 특별전은 2019년 2월 28일까지 석장리 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인류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요인은 바로 직립보행이었는데 네안데르탈인 역시 직립보행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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