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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07. 2018

오미자 요리

오미자로 할 수 있는 것들

가을이 되면 멀리서도 문경의 오미자가 익어가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다. 음식을 만들다 보니 맛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달고, 시고, 맵고, 짜고, 쓴맛이 난다고 하여 오미자(五味子)는 요리에 궁합이 잘 맞을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달달한 맛은 좋아하지만 건강에는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살아간다. 건강한 단맛은 오미자에 있을까. 허로를 완화하고 청혈, 뇌졸중, 심장질환 예방 등에 효능이 있다는 것보다 음식을 맛있게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더 관심이 간다. 


구기자, 복분자와 함께 오미자(五味子)는 자 자 돌림의 대표 약나무인데 과일은 자가 붙은 경우가 많지가 않다. 그리고 그런 나무들은  산기슭이나 계곡 등 수분이 많고 비옥한 땅을 좋아한다. 태생적으로 에너지를 축적하는데 욕심이 많은 열매다. 《동의보감》에는 “몸이 약하고 몹시 여윈 것을 보하며, 눈을 밝게 하고 신장을 덥히며, 양기를 세게 한다. 남자의 정(精)을 돕고 음경을 커지게 한다. 흠. 확인해보지는 못했지만 스태미나가 좋아지는 것은 사실인 듯하다. 

오미자를 가장 접하기 쉬운 방법은 바로 이렇게 즙으로 먹는 방법이다. 마시기에도 편하고 접하기에도 좋다. 그렇지만 너무 단순해 보인다. 무언가 아쉽다. 

오미자는 사기성이 있을 만큼 효능이 너무 많다. 오미자는 폐와 신장 보호에 특효가 있다고 하여 한방에서는 치료약과 보약 재료로 등장하며 혈압을 내리며, 당뇨에도 좋고 감기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없애주며, 술독을 풀고 기침이 나면서 숨이 찬 것을 치료한다고 하는데 역시 잘 먹는 것이 최고의 보약인 셈이다. 

술을 아무리 마셔도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솔깃한 이야기다. 오크통만 잘 사용하면 한국의 오미자와인도 그 특유의 맛을 만들 수 있을 텐데 살짝 아쉬운 맛이다. 

오미자소스를 발라서 구운 꼬치요리는 어떤 맛일까. 뭐 그냥 먹어도 맛이 있을만한 버섯과 파프리카, 호박, 고기를 꼬치로 만들었으니 그냥 구워 먹어도 맛이 있겠지만 오미자의 다섯 가지 맛이 어울린 꼬치도 괜찮아 보인다. 

주먹밥이 요리라고 할 수 있을까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음식이다. 간만 적당히 맞춘다면 실패가 없는 음식이다. 일본에서는 야요이 시대(B.C 300~A.D 300) 중순경에 주먹밥과 관련된 유적이 발굴되었는 것으로 추정해보건대 참 오래된 조리방법이다. 먹고 살기 어려웠던 시절을 상징하는 음식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식당 등에서 식사메뉴로 등장한다. 

김을 말아서 안에 재료를 넣어서 만든 김밥에도 오미자가 들어갈 수 있다. 김밥은 안의 재료의 충실함도 맛을 좌우하지만 무엇보다도 밥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아이들과 함께 먹는다는 콘셉트로 만들어진 오미자 꼬마 주먹밥이다. 다양한 재료가 어우러져서 만들어진 주먹밥은 여러 가지 재료를 사용해서 만들어 먹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쏠쏠한 재미가 있는 체험이다. 

오미자로 양념을 만든다면 어떨까. 새콤 달달하기만 했던 국수가 조금 더 다채로운 맛으로 변신을 할지도 모른다. 오색의 야채와 오색의 양념 그리고 오미의 맛까지 제대로 더해진다면 새로운 메뉴가 탄생할 수도 있다. 

오미자를 사용해 무에 맛을 내니 자줏빛의 화려한 모습으로 변신하였다. 여기에 팽이버섯과 새싹 야채, 파프리카, 소고기를 넣으면 우선 보기에도 좋고 간단하게 간식으로 먹어도 좋다. 

얼마 전 통마늘 소시지 야채볶음을 해서 그런지 이 안주 혹은 먹거리는 무척 친근하게 보인다. 방울토마토와 떡, 소시지, 대파, 산적 등이 들어간 것을 잘 구우면 그냥 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 

이제 여름이 거의 다 지나갔는지 아침과 밤으로 온도가 상당히 낮다. 그렇지만 미역냉국이나 오이냉국은 아직까지도 입맛을 자극하는 반찬이다. 오미자 미역냉국은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으니 한 번 시도해볼 만하다. 추석이 지나면 해볼까 전에 해볼까 고민 중이다. 

오미자 쨈은 첫맛은 새콤하지만 먹다 보면 중간맛이 달달하면서도 뒤에는 살짝 쌉쌀함이 남아 있다. 이렇게 빵에 발라서 계란과 같이 먹으면 시장할 때 딱이다. 

밤이 익어가는 계절이 돌아왔다. 마트나 시장을 가보니 아직은 밤이 비싸지만 추석이 지나고 나면 밤 가격이 떨어질 듯하다. 다음 주부터 축제시즌이 돌아왔다. 과실이 익어가는 계절, 먹거리가 나오기 시작하는 계절에 몸과 정신을 함께 살찌우는 여행을 해보는 것도 좋다. 


2018 문경 오미자 축제

2018.9.14 ~ 16

동로면 금천 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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