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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안의

음성 금왕 응천 코스모스

가을의 꽃 하면 해가 뜨는 일에 고개를 끄덕인다는 구절초가 생각난다. 구절초 꽃 피면은 가을 오고 구절초 꽃이 지면은 가을이 간다고 하는데 산그늘을 따라서 걷다 보면 해 저무는 물가에는 새하얀 구절초 꽃이 잔잔하게 피어난다. 그런 구절초 꽃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이 코스모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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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그려진 벽화 꽃은 가을이 지나도 지지 않지만 실제 하늘하늘한 생화보다 더 아름답지는 않다. 그래도 한겨울에 이런 벽화를 보는 것만으로 꽃의 감성을 느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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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저무는 물가에 바람이 일고 잔잔한 물결들이 흘러내려가는 음성군 금왕의 웅천에는 코스모스가 피어 있었다. 전국에는 코스모스를 콘셉트로 하는 수많은 축제가 열린다. 음성군에서는 코스모스를 주제로 한 축제는 열리고 있지는 않지만 이렇게 천변에서 수많이 피어 있는 코스모스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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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이는 몇몇 코스모스 축제만큼이나 코스모스의 색깔이나 그 모양도 여러 가지다. 청초한 느낌의 자태의 코스모스는 향기를 뿜어내면서 순연한 가을 정취를 풍겨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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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산의 이름을 딴 용담교에서 내려서 응천을 걷다 보면 무극교를 거쳐서 금왕 대교의 전에 코스모스 꽃밭을 볼 수 있다. 이 것이 음성군 금왕의 비경이 아닐까. 다른 해보다 유난히 더웠던 여름을 지나 추스르는 계절 가을에 이토록 아름다운 원색의 비경을 맞이하는 것 자체가 가을의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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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생의 초본으로 가을 해가 저물녘이면 세상의 모든 고단함을 풀어주는 화사한 코스모스가 고운 자태를 드러낸다. 밝고 다채로운 색의 둥근 꽃송이가 높이 달려 있는 코스모스는 시민들이 쉽게 만날 수 있는 가을의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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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꽃이 홀로 피어나지 않듯이 코스모스도 홀로 펴 있지 않다. 신라의 석학 최치원은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현묘 지도로서 '풍류'라는 한민족의 고유 사상의 존재를 확인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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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안에 한송이 꽃이 있다. 꽃은 뽑지 않고 꽃대 사이에 살포시 손을 넣었을 뿐이다. 유독 아름다워 보여서 손안에 넣고 사진을 한 장 찍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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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는 10월 말이 될 때까지 이곳에서 찾아올 사람들을 기다릴 것이다. 코스모스의 꽃말은 순정이며 우주를 의미하는 Cosmos와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것처럼 무한한 우주를 연상하게 하는 꽃이다. 엄청난 양의 에너지와 물질을 폭발적으로 뿜어 냈던 대폭발의 큰 사건이 있는 후 영겁의 세월을 거쳐 코스모스 속에 코스모스가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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