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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14. 2018

밥 한 그릇

원남 테마공원 캠핑장

밥 한 그릇이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가을날 원남 테마공원 캠핑장의 분위기는 차분하지만 따뜻함이 있어서 좋은 곳이다. 캠핑장을 자주 찾아서 소개를 하곤 하는데 가끔 밥 한 그릇, 고기 몇 점을 주시는 분들이 적지 않다. 가을날이라도 그렇게 춥지는 않다. 한여름에 오는 것보다 가을에 오는 것이 더 느낌이 좋은 원남 테마공원 캠핑장이다. 


원남저수지는 음성군뿐만이 아니라 전국에서 민물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명소이기도 하다. 특히 다양한 민물고기가 살고 있어서 낚시꾼들의 성지 아닌 성지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해가 저무는 시간이 물고기가 더 잘 잡힌다고 한다. 해가 저물 때는 물가를 조심할 필요는 있다. 

‘어부(漁夫: 고기 잡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와 ‘어부(漁父: 낚시인)’를 구분하여 부르기도 하는 것이 옛사람들이 부르던 낚시였는데 분명하게 물고기를 낚는 것을 즐기는 것이지만 취적비취어(取適非取魚)라는 말처럼 낚시의 목적이 반드시 물고기를 낚는 데에만 그 목적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원남저수지에도 가을꽃인 코스모스가 활짝 피어 있다. 

낚싯대를 드리우고 사람들은 저녁을 먹기 위해 각자의 텐트와 캠핑카에 들어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신석기시대부터 낚시를 이용한 어로행위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가 있는데 이는 1982년 강원도 양양군 손양면 오산리에 있는 호숫가에서 발굴된 돌로 만든 낚싯바늘에서 알 수 있었다. 

좁기는 하지만 캠핑카의 낭만은 야외에서 느끼는 야외 감성이라고 할까. 경치 좋은 곳에 자리한 아파트라고 할지라도 도심에서 느끼는 것과 이렇게 야외에서 보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 가을의 이슬을 피하기 위해 텐트를 치는 사람들이 보인다. 전국에 있는 캠핑장 중에서 낚시를 이렇게 가까이서 할 수 있으면서 캠핑할 수 있는 곳은 몇 곳 되지 않는다. 

나일론 줄보다 가늘면서 더욱 질긴 카본 재질의 낚싯줄을 최근에 사용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바다낚시에만 해당이 되고 민물낚시는 굳이 카본 재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문학작품이나 그림 속에 담겨 있는 당시의 낚시는 대나무를 베어 만든 낚싯대를 사용하였다는 정도로만 짐작할 수 있었지만 남구만(南九萬)의 문집 '약천집(藥泉集)' 권 28 '조설(釣說)' 은 낚시 이론서에 가까운 책으로서, 낚싯대와 낚싯바늘·찌·미끼 등과 함께 낚시 기법에 관한 이야기를 수필형식으로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사진을 찍는 필자를 보고 두 부부가 말을 걸어왔다. 민물고기를 낚는 것뿐만이 아니라 사람을 낚기 위해서 왔던 것일까. 식사시간인데 밥을 먹었냐고 물어봐서 이제 먹으러 가야 한다고 말하자 와서 앉으라며 자리를 내어주신다. 

이날 유독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잘 익힌 이 김치는 황석어젓을 넣었다고 한다.  민어과에 딸린 바닷물고기로 참조기라고도 하는 황석어는 5∼6월에 잡힌 황석어를 소금에 절여서 3개월 이상 발효시킨다. 황석어젓으로 담근 김치는 시원하면서도 매콤한 맛을 잘 낸다. 

육수가 닭을 고아 만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역시 닭 개장국이었다. 잘 삶은 닭의 살을 듬뿍듬뿍 넣어서 국그릇에 넣어주신다. 캠핑이 좋고 낚시가 좋아서 함께하기 시작한 여행이 경기도에서 이곳 음성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비교적 젊은 장년 부부의 남편분이 부인이 모르는 남자에게 이렇게 친절한 것을 보지 못했다고 하면서 자신도 캠핑장을 돌아볼까라는 농을 던지신다. 조금 나이 드신 여성분이 다래순과 소고기 장조림을 같이 했더니 그렇게 맛이 좋다면서 이야기를 해주신다. 다음에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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