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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20. 2018

나를 차 버린 스파이

뭐 유쾌는 하지만 완성도는 그다지

나를 차 버린 스파이라는 영화는 뻔한 설정이지만 어떻게 웃길까를 기대하면서 보는 장르다. 생일날 남자 친구에게 메시지로 이별 통보를 받은 오드리는 절친인 모건의 위로를 통해 겨우 이별을 이겨내고 있었지만 갑자기 CIA라는 남자 친구로 인해 국제 범죄에 빠져들게 된다. 스파이 훈련이 전혀 안되어 있는 오드리와 모건의 무근본 액션이 스크린에서 좌충우돌하면서 펼쳐진다. 

스파이들은 대부분 근사한 슈트와 넥타이로 무장하고 싸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스파이 같지 않은 여성 두 명의 무근본 액션은 거침없는 입담을 내뱉으면서 무지하게 운이 좋게 위기를 피해나간다. 소극적인 여성인 오드리와 될 대로 대라는 식의 모건은 진정한 스파이로 변해가는 과정에 코미디가 있다. 

밀라 쿠니스와 케이트 맥키넌에게 큰 짐을 지우고 출발했지만 생각보다 아쉽게 극이 전개가 된다. 영화 속에서 남자들은 그다지 멋지지 않은 캐릭터들이지만 가끔 멋지게 그리려는 시도가 눈에 뜨인다. 조금 더 재미있게 만들었다면 웃음이 빵빵 터질 장면들이 적지 않지만 연출의 한계가 엿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스파이물에서 사람이 안 죽는 것은 어렵다. 이 영화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죽어나가지만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냥 죽었을 뿐이다. 국가 안보가 걸린 문제에서도 심각한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명석한 킬러들은 실수투성이 초짜들에게 줄줄이 막히기도 하고 죽기까지 한다. 

어찌어찌해서 진행되었다고 하더라도 마무리는 잘 지어야 할 텐데 뻔한 설정에 무언가 꺼림칙하면서 급하게 마무리를 해버린다. 뭐 킬링타임용으로는 무난하겠지만 장르물에서는 완성도가 낮은 영화다. 여성들의 색드립이 난무하는 것도 조금은 신선했지만 거기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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