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시대에 히어로도 변하다.
히어로 영화는 성별이 정해져 있지 않지만 예전부터 보통 남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미모가 되는 여자가 서포트하던가 히어로라고 해도 힘의 결함이 있어서 메인이 될 수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최근의 트렌드를 보면 여성이 중심이 되는 영화들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과거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성의 고정적인 관점이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 주변에서는 그 변화를 달갑지 않아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보인다. TV에서 남자가 요리하는 것이 대세처럼 보이지만 실제 주변에서 남자들이 요리하는 경우를 찾기가 쉽지 않다.
속편은 항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전작에서 본 그 재미를 반복하지 않으면서도 무언가 메시지와 새로운 액션과 시퀀스를 넣어주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 전작과 구성원들은 그렇게 바뀐 것은 없다. Mr. 인크레더블, 일라스티걸, 바이올렛 파, 대쉬 파, 잭 파로 이루어진 가족 히어로의 좌충우돌을 그리고 있다. 바뀐 것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아빠와 엄마의 고정적인 역할에서 탈피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히어로는 힘센 남자가 해야 한다는 것에서 벗어나서 엄마인 일라스 티걸이 히어로의 중심축에 섰다. 대신 인크레더블은 가정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게 된다. 가정에서 집안을 책임지는 것이 참 힘들다는 것을 그리는 것에 많은 비중을 두었다. 집안일은 개인적으로 어렵지 않지만 왜 우리 사회는 집안일을 별일 아니라던가 아니면 상당히 많은 일이라는 것으로 양분하는지 알 수가 없다. 아이의 연령대와 수에 따라 집안일의 양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아이만 빼고 보면 효과적으로 시간을 사용하면 그렇게 힘이 들지는 않는다.
밖에서 일라스 티걸이 악당들을 막으면서 활약하는 동안 인크레더블은 집에서 집안일을 하면서 내조를 한다. 보면 인크레더블은 하기 싫은 일을 하느라 피곤하기만 하다. 집안일에도 요령이 필요하지만 그에게서 요령이라던가 하고 싶어 하는 의지 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다. 역할을 바꾸었지만 그렇게 나아진 것은 없다. 그러던 와중에 엄마인 일라스티걸에서 문제가 생긴 것을 알고 인크레더블이 찾아가지만 그도 함정에 빠지게 된다.
결국 힘이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울 인크레더블과 몸을 마음대로 늘이고 줄일 수 있는 일라스티걸, 투명해지고 방어막을 만들 수 있는 바이올렛 파,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는 대쉬 파, 다양한 능력을 가진 아기 잭파가 힘을 합쳐 악당들을 물리친다는 설정이다. 변화의 시대에 역할을 바꿀 수 있다는 설정은 나쁘지는 않았다. 그리고 나름 다이내믹한 장면도 있어서 킬링타임용 영화로는 충분하다.